총선감상 3. 더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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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감상 3. 더민주

호루스 9 183

더민주가 승리했다고 볼 수는 있다. 승리했다 가 아니고.

왜 그런가?

 

자력이 아닌 타력에 의한 승리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자폭 땜에 이긴것이지 유권자가 더민주에 희망을 걸고 투표한게 아니란 말이다.

 

국회의 권능 중 하나는 행정부 견제다. 사법부는 판결로 견제할 수 있긴 하지만 이미 주어진 법 조항에서 견제하기란 굉장히 어렵다.

 

그러나 국회는 입법을 통해, 국정 감사를 통해 능동적인 견제를 가할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나의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 건설을 위한 무리한 통치 행위는 법치조차도 망가뜨리며 시행령 국가를 만들어 놓았고 이에 대한 반발이 현 총선의 결과이다.

 

따라서 총선의 승리가 대선의 승리로 연결되기란 쉽지않다.

이미 총선에서 심판을 가해서 또다시 새누리 지지로 돌아설 유권자도 상당히 많고, 또 대선은 박근혜를 심판하는게 아니라 새로운 인물을 대통령으로 옹립하는 과정이기에 유권자가 반박근혜식 투표를 하리라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1. 김종인의 기여

 

그 누구도 김종인이 기여했다, 못했다를 말할 수 없다. 객관적인 정보가 없기에.

내 주관적 판단으로는 '못했다' 이다.

공과 과의 합이 0이었을 거란 얘기다.

그의 보수적인 명망 탓에 어느 정도 +요인이 있었다면, 호남의 국민당 약진은 그로 인한 -가 분명해 보인다.

계속해서 문재인의 호남 방문에 대한 견제를 했고, 문재인의 호남 방문 이후 호남의 더민주 지지율이 +로 전환된 것을 보았을때, 김종인 탓에 호남에서 망한 것 맞다.

 

그가 필리버스터를 막을 때부터 완전히 호남이 국민당으로 돌아섰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하는 말이 경제 민주화 이슈로 싸워야 한다고 했지만, 이번 총선에서 전혀 쟁점이 되지 못했다.

아마도 다음 대선에서도 경제 민주화 이슈를 꺼낸다면 필패다. 경제 민주화가 문제가 아니라 양극화와 복지가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가진 자'를 위한, 그것도 정통성 있는 가진 자가 아니라 친일반민족 행위에 가담한 수구 기득권 세력을 위한 정책을 펴면서부터, 대한민국은 사실상 반토막이 난 것이나 다름없다.

청년층은 헬조선이란 단어 속에서 자조했으며, 정당한 의사 표시인 시위조차도 눈치보아가며 행해야 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게다가 무슨 '정치적'이어서는 안된다는-의사 표시가 정치적이지 않을수 있나?- 별 희한한 논리에 제대로 반박도 못할 정도로 시민 사회는 억압을 받았다.

 

거주 지역이 시내 중심이라 주말이면 교통 정체로 짜증이 났는데, 교통 정체의 주범은 시위대가 아니라 경찰이다.

경찰이 시위대보다 너무 많고, 거기에다가 차량을 이리저리 막아놓아 내 느낌으로는 시위대 때문에 불편을 준다 라는 생각을 사람들이 하게끔 꼼수를 부렸다.

경찰 차량이 완전히 서울 도심을 마비시켜 놓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가하게 재벌 경제력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경제 민주화 구호는 입법 과정도 지난할 것이며, 그나마도 형해화 할게 뻔하다.

국민이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기엔 너무 멀고 험하며 그나마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란 과거 경험이 고개를 쳐든다.

 

그것보다는 단순하게 법인세 인상, 부유세 신설, 종부세 강화 등 이미 논의된 기득권층에 대한 증세를 키워드로 내세우는게 훨씬 유효하다.

그리고 나서도 복지 강화에 대한 재원이 부족하다면 증세를 요구하는게 맞다.

물론 이것도 다 이루어지리라 기대도 않는다. 그러나 10을 요구해야 5라도 받을지 모르는데, 경제 민주화 라는 말의 성찬으로 어떤 밑반찬이 깔릴까 기대해야 하는 입장보다는 훨씬 낫다.

 

그런 면에서 김종인의 효용 가치는 이미 끝났다.

오히려 다른 면에서 효용 가치가 있다.

친노패권 운운하다가 지금은 숨죽이고 있는 국민당의 모지리들과 더민주내의 비탈당파들에 대한 견제가 첫째고, 또한 더민주 내에 정청래 따위의 과격몽상파들에 대한 견제가 둘째다.

 

지금까지 김종인 비대위원장으로서 그의 위치는 확고하며 지리멸렬했던 더민주의 기강을 다잡은 건 분명히 그 의 공이며 앞으로도 기대할만 하다고 생각한다.

 

짜르식 통치 논란이 있긴한데, 집안에 무서운 어른 한 명은 있어야 하는게 맞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처럼 본인이 직접 나서 직접 칼을 들고 설치는 가장 천박한 형태의 통치 행위보다는 칼조차도 꺼내지 않고 칼집만 두들겨도 눈치를 보게 만드는 김종인의 대처가 현명하다고보며 그를 대체할 인물은 현재 더민주에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가 '선량한 관리인의 의무'를 다하는 한 그의 가치는 대선을 넘어 20대 국회 내내 유효하다고 믿는다.

 

2. 문재인의 운명

 

아직까지도 노무현이란 단어를 제 3자를 통해 들으면 가슴 두근거리는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을 지지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그가 살아온 경력을 보았을 때, 노무현과의 연관이 없더라도 아마 지지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함에도 그에 대한 신뢰를 100% 걸 수 없는 것은 왜일까?

 

그가 보여준 정치적 감각에 대한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인간적인 면모로는 분명히 신뢰가 가는데, 대통령은 사람 좋은 사람 뽑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보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똑같은 말을 해도 누가 하면 믿고 누가 하면 안믿는게 사람이다.

이번 호남 발언도 마찬가지.

아마 노무현이 했으면 호남에서 상당수 의석 얻었을 거다. 문재인이 했기 때문에 안믿은거 맞다.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이 그러했기 때문에.

 

그리고 그런 발언은 대선때나 하는게 맞다. 예를 들어 안철수와의 단일화 같은 승부의 큰 분수령에.

예측은 못했겠지. 호남을 잃으면 100석도 안될수 있다는 초조감이 그런 발언을 불러일으켰겠지.

배짱이 없는거다. 김종인 눈치보고, 의석수 따져보고, 그러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으니까 억지로 몸을 일으키고.

 

명장은 이겨놓은 싸움을 전투로 확인하고, 평범한 장수는 전투에서 최선을 다해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던가?

그의 승부 감각은 장삼이사에 불과하다.

그러함에도 그에게 희망을 걸 수 밖에 없다.

괴물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드물게나마 사람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기에.

상식이 실종된 사회에서 상식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살아온 궤적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과 유사하기에.

 

사람은 누구나 부족한 면이 있다. 그걸 채워주는게 친구고 참모다.

그에게 그런 도움을 줄 만한 사람은 분명히 있다. 내 머리 속에도 두 명은 된다.

그가 부족한 면을 느끼고 힘들다는게 절실하다면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구해야 한다.

옥타비아누스가 군사적으로는 아그리파를, 비공식적인 모사로 마이케나스를 두었던 것처럼 그도 누군가를 두어야 한다.

이미 두고 있겠지만 그들은 자격미달이다. 새로 구해야 한다.

 

3. 더민주

 

한가하다. 4년을 벌었다는, 정치 자영업자의 밥벌이를 구했다는 만족감에 한가하다.

배부른 사자였으면 모르겠으나 지들만 사자로 생각하지 대중은 그들을 배부른 돼지새끼로 인식할 날이 얼마 안가 도래한다.

 

국민의 당이 횡재수에 만족하지 않고 세월호 특별법이나 국정 교과서 폐지 등 이슈 파이팅을 해나가고 있는 마당에, 지들이 왜 국회의원이 되었는지 아직 파악도 못하고 있다.

그저 국회의장 뽑아보고 국민당에 부의장 하나 넘겨주고 그런 딜이나 생각하고 있다.

김종인에게 불편함을 느끼고 토사구팽할 기회만 넘보고 있다.

 

호남 없이도 대선 준비할 수 있을까? 호남없이 총선 성공했는데 대선 그까이꺼 뭐 이런 마인드인가?

 

빨리 5.18 기념행사 공식 지정곡으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명시적으로 박아 넣을 생각부터해라. 이 돌대가리들아.

 

김광진, 은수미처럼 헌신할 인간들은 다 나가떨어지고, 정치 자영업자만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5월이면 20대 국회 개원이다.

니들 무슨 짓 하는지 두고 보겠다.

총선은 횡재수니까 따로 평할 말이 없고 앞으로 과연 어떤 일을 벌이는지, 문재인이건, 제 3의 인물이건 앞장세워 과연 대선을 진정으로 준비하는지 두고 보겠다. 한심한 것들.

 

 

별론으로 정의당.

 

이번에 새누리당과 더불어 개피 본 집단.

노회찬의 불판 교체론이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노회찬 심상정 불판 밖에 없다.

불쌍하다. 최소한의 세대 교체도 못하고 있는 집단.

어느 세월에 한국 사회가 이들을 소수자 집단에서 구제해 줄지 모르겠다.

9 Comments
필리핀 2016.04.19 15:22  
*공감하는 부분 ^^

-친노패권 운운하다가 지금은 숨죽이고 있는 국민당의 모지리들과 더민주내의 비탈당파들에 대한 견제가 첫째고, 또한 더민주 내에 정청래 따위의 과격몽상파들에 대한 견제가 둘째다.

-칼조차도 꺼내지 않고 칼집만 두들겨도 눈치를 보게 만드는 김종인의 대처가 현명하다고보며 그를 대체할 인물은 현재 더민주에는 없다고 단언한다.

-괴물이 판치는 정치판에서 드물게나마 사람의 마음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기에.
상식이 실종된 사회에서 상식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살아온 궤적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길과 유사하기에.

-노회찬의 불판 교체론이 나온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노회찬 심상정 불판 밖에 없다.
불쌍하다. 최소한의 세대 교체도 못하고 있는 집단.

*공감 못하는 부분 ㅡ,.ㅡ

-인간적인 면모로는 분명히 신뢰가 가는데, 대통령은 사람 좋은 사람 뽑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보내기가 어려운 것이다.

*공감 못하는 이유

-그동안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너무 기가 센 사람들이었다고 생각해요. 독재를 미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카리스마 넘치는 지도자를 그리워 하는 게 국민들 정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외유내강형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그나마, 문재인 씨가 적임자라고 생각해요.
Pole™ 2016.04.19 15:26  
98% 동의합니다
2% 동의 못하는 부분은 문재인 호남 방문이후 국민의당 지지율이 호남에서 급등했습니다
http://m.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68116
또 하나, 김종인이 없었어도 제1당이 되었을까? 아니라고 봅니다
자꾸 호남에서 김종인 핑계를 대는데 김종인 데려온게 먼저인지 안철수가 당을 나간게 먼저인지 생각해보세요 안철수가 문재인 손을 잡았다면 김종인을 데려올 일도 없었죠 안철수가 만든 혁신안 받아줘도 싫다 문안박 연대하자고 해도 싫다 뭘해줘도 싫다고 땡깡만 부리다 나가는 바람에 김종인을 데려왔고 안 그랬으면 아마 개박살 났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파리 2016.04.20 09:46  
김종인이 있어서
제 1당 이 되었다. 라는 전제가  깔린다면
김종인이 때문에 호남에서 참패를 했다.
도 인정이 되어야지요.

아니면 최소한
김종인 이라는 위대한 인물을 모셔 왔지만
그동안 민주당이 호남에 대해 하도 뻘짓을 많이해서
위대한 분 께서도 역부족이었다.  라든가.

잘된건 다 김종인 덕 이고
잘못된건 다 안철수.문재인 탓이다?

호남에서 한석도 못건질것을 무려 세석이나 얻은것도
다 김종인이 덕분 이겠네요.

대구.경북 사시는 노친네 어르신들이
박근혜 생각 하는거랑 비슷해 보입니다.
너무 과 하면 눈살이 찌푸려 집니다.

여당이 선거국면에서 공천파동등
미친 짓거리를 하도 많이해서 얻은 반사이익 가지고
누가 잘했네 못했네.
누구 덕이네 아니네.

다들 그러시면 박근혜가 섭섭해 하지 말입니다.
진정 위대하신 분은
박근혜 대통령 각하 입니다.

야당 승리를 위해
일부러 그리도 많은 뻘짓을 하기도 쉽지 않지요.
욕먹고 기분좋은 사람 어디 있나요.


굳이
야당 승리의 일등 공신을 따지자면

박근혜.이한구.최경환.윤상현.김무성.  이지요.

도대체 야당에서 뭐가 잘한게 있는지 당췌~
Pole™ 2016.04.20 15:10  
그 동안 총선 때문에 참아왔지만 내가 무슨 김종인 지지자라도 되는줄 아시네..
차분히 제 댓글을 다시 읽어보시길..

총선 끝난지 얼마나 되었다고 서로 잘잘못 따져가면서 지들끼리 머리채 붙들고 싸우면 국민들이 참 잘한다고 박수 쳐주겠네요

김종인이 예뻐서가 전혀 아니라 위기에 빠진 문재인이 비례2번 주고 대선때까지 당대표 맡아 달라는 부탁을 하면서 데려온 인물이라 편든건데 사사건건 김종인 가지고 흔들어대면 결국 문재인을 죽인다는 것고 모르고 떠들어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군요

총선전에 난 분명히 김종인을 죽이면 문재인도 죽는다고 하니까 다들 나서서 난리치고 비례2번도 문재인이 약속한거라고 하니까 아무도 안믿고 열폭했죠 이제 문재인이 대선때까지 당을 부탁했다는 신문 기사까지 난 마당에 아직도 파악이 안되시나요?

http://m.simin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3456
진파리 2016.04.20 15:27  
관 둡시다.
님 하고 말질 해봐야 끝이 안나지요.
피차에 설득하고.당하고 할 성품들도 아니고~

끝줄에
파악이 안되시나요?
참 나원 별~
Pole™ 2016.04.20 15:52  
앞으로 당권을 누가 쥐든 정청래 같은 인간들이 이전투구를 벌이든 말든 지들끼리 알아서 하라고 하고 신경 끄려고 해요

기사 링크라도 가져오지 않으면 새누리 알바라며 믿지도 않을 뿐더러 고소미 어쩌구 해대니 링크를 걸어둔 겁니다

어느 시점 즉 김종인이 문재인에게 도움이 안되는 시점이 오면 제일 먼저 끌어내리라고 할겁니다
진파리 2016.04.20 16:37  
내가 언제
고소미를 언급한적이 있었나요?

고소미란게 누구를 고소한다.
이런뜻 아닌가요?
이런쪽의 말은 잘 몰라서요.

이곳 뿐만이 아니라 어디에도.
일상생활에서도 누굴 고소 한다고
생각해본 기억이 없는데
그런 말씀을 하시니 당황스럽네요.
Pole™ 2016.04.20 17:25  
고소미는 다른 분 얘기인데 진파리님께 한 말처럼 보이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zipper 2016.04.19 15:40  
슬프게도 호루스님 말씀 구구절절 옳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문재인 처럼 정치적으로 무능하더라도 인간적인 사람이 한국을 이끌었으면 합니다.
유능한 박원순과 더 유능하고 칼같은 이재명이 버티고 있어서 걱정은 없지만
그런 분들이 이끌기 전에 대한민국이 파토나게 생겼거든요.

성장동력이 바닥이 난 나라가 언제까지 버틸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자원도 없는 나라가 언제까지 버딜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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