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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는 나아질까요?

oddeyes 10 298
저는 아래 글에 공감하는데요, 그래서 미래를 밝게 볼 수가 없네요....

인물 정치를 넘어서
김현경 문화인류학자

정의당과 국민의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탄핵을 당론으로 확정하였다. 새누리당 ‘비박계’ 의원들 일부도 탄핵 의지를 밝혔으니, 이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정족수를 채우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 ‘탄핵시계’가 빨라짐에 따라 국민들의 마음은 벌써 다음 대선에 가 있다.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난 두 번의 대선이 부정으로 얼룩졌고, 그렇게 뽑힌 대통령이 전혀 대통령이 될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까?

솔직히 나는 회의적이다. 조만간 새누리당은 친박계 핵심인물 몇몇을 정리하고 당명을 바꾸어서 다시 등장할 텐데, 그러면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뽑은 것을 후회하면서 박근혜에게 투표했고, 지금 다시 박근혜를 뽑은 것을 후회하는 중인 새누리당의 전통적인 지지층은 이 이름만 바뀐 새누리당이 내세우는 후보에게 한 번 더 표를 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게다가 야당 후보는 여러 명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왜 실망했다느니 후회한다느니 자기 입으로 말하면서도 번번이 같은 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일까? 간판이 바뀌었으니 다른 당이라고 믿는 것일까? 이들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야당 쪽에는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사실 한국 정치에서는 정당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인물이고 계파이며 동원력이다.

그럼 이 콘크리트 지지층이 생각하는 ‘인물’의 기준은 무엇인가? 역설적이지만 이것은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쉽게 드러난다. 차기 대선후보로 순위를 다투는 네 사람(문재인, 박원순, 안철수, 이재명)은 모두 경상도 출신이다. 그리고 세 명은 전직 변호사, 한 명은 전직 의사(소위 ‘사’자 들어가는 직업)이다. 이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대선은 인구에서 다른 지방을 압도하는 경상도 표의 향방이 매우 중요한데, 경상도 사람들은 경상도 출신의 출세한 사람만을 ‘인물’로 인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서 경상도 사람들은 동창회장을 뽑는 것과 동일한 기준으로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아왔다(다른 지방도 비슷하지만 경상도가 특히 심하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뤼크 볼탕스키는 파시스트 조직이 동창회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다고 지적한 바 있다. 동창회에서는 출세한 동창 몇 명이 나머지 동창들을 대표한다. 즉 부자가 가난한 사람을, 사장이 노동자를, 지배계급이 피지배계급을 대표하는 것이다. 그들은 (아무리 “우리가 남이가!”라고 외치며 술잔을 부딪친다 해도) 같은 계급에 속하지 않으며, 동일한 이해관계를 갖지 않는다. 그들의 유대는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함께 먹던 음식같이 상징적인 것을 통해서만 확인된다.

한국의 유권자들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줄 사람이 아니라 식성이 비슷한 사람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선거철이 되면 대선 후보들이 앞다투어 재래시장으로 달려가서 어묵을 먹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김영삼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칼국수를 먹으며 ‘소탈함’을 과시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성공한 동창은 이렇듯 다른 동창들에게 자기가 올챙이 시절을 잊지 않았음을 증명할 의무가 있다.

주말에는 촛불집회에 가야 한다. 이번에는 300만이 모일 거라고 한다. 87년 민주항쟁을 떠올리며 감격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왠지 기쁘지 않다. 30년째 우리가 제자리를 맴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 동창회의 정치에서 벗어나, 우리를 진정으로 대표하는 지도자를 갖게 될까?

*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된 글입니다
10 Comments
Pole™ 2016.11.24 20:37  
이제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 진짜 싸움이 시작될겁니다
지금까지 박근혜를 욕하던 종편은 일제히 야당욕으로 돌아설 것이고 야권 제3후보를 띄워서 분열시키려 들겁니다
여권 후보로는 어제부터 다시 반기문을 띄우기 시작했구요
검찰의 칼날이 롯데 삼성 SK로 향하고 최경환까지 건드리면서 족벌 언론들이 급격히 돌아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총선 직후 새누리와 국민의당이 합칠거라고 한 제 예상이 이제 슬슬 실행되려고 하네요
호루스 2016.11.24 20:45  
새누리 일부와 국민당의 합당은 어렵지 않을까요?
국민당이 호남당이 되었는데, 합당은 어렵겠죠. 대통령 한 명 만들고 자신은 장렬히 국회의원을 그만 두겠다는 희생 정신이 있기 전에 말이죠.

우린 비박이고 경상도 세력이 아닌 정통 보수 세력이라고 세탁을 잘 하면 될수도 있겠지만...그걸 호남 유권자들이 믿어 줄지는...
Pole™ 2016.11.24 20:50  
제3지대니 제4지대니 만들어서 합당을 하든지 연립을 하든지 할겁니다 호남은 반문 정서가 팽배해있고 안철수 인기가 높잖아요 안철수가 MB아바타인건 이미 널리 알려져있구요
개헌 가능성도 있는데요 내각제로 개헌해서 집권을 도모할 수도 있습니다
Pole™ 2016.11.27 18:38  
결국 사실로 드러났네요
http://v.media.daum.net/v/20161127110105209?d=y
호루스 2016.11.24 20:42  
예전에 모님과 다툰 소재군요.
나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IMF로 나라를 박살내고, 무당정치로 국가시스템 자체를 박살내도 다음에 또 누가 나오건 우리가 남이가 정신으로 똘똘 뭉칠 사람들이죠.
이겨도 김대중 대통령처럼 누군가의 분열(이인제) 등 기타 다른 외부 요인의 도움으로나 이길수 있지 독자적으로 이기긴 난망이죠.

그나마 타지역의 노인층에서는 투표 포기로 박근혜 게이트에 대한 양심의 사죄를 할지 모르겠지만(그렇다면 좀 쉽게 이길수도) 아마 경상도 지역은 안그러겠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문재인과 안철수는 끝까지 달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구도라면 오히려 87년 양김 분열, 97년 대선 이회창과 이인제의 분열을 재현할 수 있겠죠.

1:1이라도 우리가 남이가 정신과 일부 노인층의 무조건 투표로 힘겨운 싸움이 되리라 예상하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모님이(아마 경상도 지역이신듯) 평상시에는 옳은 소리 자주 하시더만, 이번 사태와 앞으로 영남의 태도에(우리가 남이가!)에 대해 비판했더니, 한다는 말이 박근혜때 득표수가 또 나오면 사과하겠다는 말에 깊은 실망을 했습니다.

비판한건 영남의 투표 행태인데, 전국의 노인 계층+경상도 표를 재현하면 사과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리고 앞선 댓글 중에 분명히 영남의 60%이상의 지지라고 썼는데도 말이죠.

사과 같은건 바랄 필요도 없고, 할 필요도 없지만(투표 내 맘대로 하는게 사과할 일은 아니죠. 일본에 나라 팔아먹겠다는 국민 투표에 찬성표를 던져도 사과할 일 있나요? 욕먹을 일은 있겠지만), 자기 지역에 대한 공격을 자기에 대한 공격으로 치환하는 걸 보면 역시 문제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가장 크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억맨 2016.11.25 04:31  
이것을 얘기하면 지역 감정을 부추킨다고
포장하며 게거품을 물지요!
지금은 게거품을 품을 처지가 아니니
일말의 양심상 대댓글이 안달리지만.....
모든 부조리와 망국의길은 우리가 남이가! 인데
그지역의 정서는 그것을 최대의 미덕과 최고의 의리로
알고 있답니다.
나라의 흥망성쇄는 그들이 알바가 아니죠?
그지역의 미덕과 의리가 우선이니....
참새하루 2016.11.24 21:58  
콘크리트 = 무뇌충 = 개 돼지
다르게 읽고 같은 뜻을 가집니다
oddeyes 2016.11.26 09:41  
아랫녁 분과 자리를 같이 했는데, 그분은 박근혜가 불쌍하다고...
아마 그쪽 정서이겠지요.
위글에 대한 공감이 더 깊어졌고, 미래는 더 암울해 보이네요...
다람쥐 2016.11.27 05:00  
절대 믿을 수 없는게 정치인이라지만, 전 문재인 과 이재명은 믿습니다.
그리고 박원순도 잠시 흔들렸다고 말하시는 분들이 게시지만 믿습니다.
믿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행동을 보면 됩니다.

만약, 문재인 1위, 이재명 2위 이면 이재명은 문재인 손을 잡고 팍팍 밀어 줄것입니다.
그리고 이재명 1위, 문재인 2위 라면, 문재인 또한 이재명을 밀어 줄것입니다.
따라서, 대권 주자에 대해서는 걱정을 안하셔도 된다고 봅니다.

문제는 아직도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일부 국민들과 새누리당은 밉지만, 다른 당도 밉다며 아무도 지지 하지 않는 무당층 들입니다.
더구나 "우리가 남이가!" 에 흔들려 아직도 자기 지역 후보를 지지하거나
특정지역 후보가 당선이 될바에는 다른 이에게 표를 주겠다는
진짜 개,돼지만도 못한 생각을 하는 자들이 문제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의견을 표출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자신이 지지했던 자에 의해 나라가 거덜 나는 것을 보고도 그런짓을 반복하는 자에게 좋게 표현 할 수 없네요.

진짜 문제는 박ㄹ혜 이후 입니다.
김무성, 박지원 같은 모리배들은 무조건 몰아내야 하는데
이런 자들이 계속 한국 정치판에 어슬렁 거리는 한, 정치에 혐오감만 더 할 뿐입니다.

정치인에게 문제를 재기 하기전에 그들을 찍어준 국민들과 썰전을 해야합니다.
물론 앞뒤 꽉 막혀서 종편만 보고 판단하니 답이 없지만
그래도 썰전을 해서 무엇이 중요한지 알켜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 정치권의 논리만 따리고 정치권 논리로 토론을 해봐야 일반인들은 관심도 없고 혐오감만 더 할 뿐입니다.

누가 아무리 사기를 치고 부정으로 선거를 한다고 해도 절대 다수의 국민이 지지한다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갈 것입니다.

"나만 아니면 돼!" 예능 프로그램 1박2일 구호죠.
너만 잘먹고 잘사는 세상이 얼마나 오래가겠습니까?
oddeyes 2016.11.30 00:41  
오늘 담화를 보니, 더욱 비관적인 생각이 들어요....
과연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까요...?
200만 촛불이 나왔어도 왜 이렇게 비관적인 생각만 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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