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때 간첩신고를 하지 않았는가 !
나라의 자격을 구성하는 필요조건 중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군사주권과 외교주권이다. 이 두 가지는 각각 분리된 개념이 아니라 사실상 군사주권이 외교주권을 담보하고 있으므로 군사주권이 없는 이상 외교주권도 온전히 존재할 수 없다.
친미사대주의자들은 전시작전권 반환 문제 이야기만 나오면 입에 게거품을 물고 발작을 일으키곤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전시작전권 같은 건 이제 필요없게 된 애물단지나 다름없다.
미국이 한국의 군사주권을 통제하는 보다 중요한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우선 한국군은 미국군 전략자산의 지원과 도움없이 독자작전을 수행할 수 없다. 미국이 그렇게 만들어 놓았다. 정치적인 의미에서가 아니라 군사기술적으로 이미 한국군은 미국군 태평양사령부의 하부예속단위로 편제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전시작전권을 주한미국군사령관이 행사하든 한국군 합참의장이 행사하든 거기에 더 이상 큰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무기운용체계자체가 이미 미국군의 손에 들어가 있는 것이다.
미국이 한국을 군사적 속국으로 편입시키는 작업은 한국전쟁 이후 60 여 년에 걸쳐 진행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 핵심은 한국군이 절대로 미국군의 도음과 통제없이 독자적인 해-공군작전 운용체계를 갖추지 못하게 함과 동시에 핵과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전략무기를 개발하지 못 하게 만드는 것 이었다.
이런 미국의 주권유린 행위에 실제적 반기를 들고 국산 유도탄과 핵무기개발을 시도했던 정권은 박정희 정권이 유일했는데 그 역시 1975 년 이후에는 미국의 압력에 완전히 굴복했다. 박정희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 후 미국은 새 강자로 등장한 전두환과 신군부에게 집권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핵개발과 국산유도탄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미국측에 넘길 것을 요구했고 전두환과 신군부는 이를 충실히 수행했다.
Wikileaks 에 의해 주한미국대사관 비밀전문 일부가 폭로되면서, 미국의 교활하기 짝이없는 비밀작업과 그 미국에게 자발적으로 협조하는 한국내 친미사대주의자 집단의 주종적 협조관계의 극히 일부의 면모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었다. 위킬릭스가 폭로했던 비밀전문에 의하면 외교통상부 한미안보협력국 부국장이라는 작자가 한국의 미사일 생산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조셉 윤 이라는 이름의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에게 정기적으로 가져다 바쳤고, 주한미국대사관은 한국측의 공문을 보고서로 재작성해서 위싱턴에 전달했다.
놀라운 사실은 미사일 제작사인 주식회사 한화 (Han-Wha Coperation) 가 구체적인 기술적 제원을 포함, 미사일 개발 및 생산에 관한 상세한 내용을 작성해서 외교통상부 한미안보협력국에 보고하면 이 부서는 이를 다시 주한미국대사관 정치참사에게 전달하고, 미국대사관 실무자들이 이를 보고서로 재작성해 위싱턴에 보내는 보고체계가 운영되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싸르니아가 다시 알아본 바에 의하면 한국정부가 2013 년 외교통상부를 외교부로 개편하면서 한미안보협력국이라는 부서를 없앴는지 부서명칭을 찾을 수 없는데, 어쨌든 위킬릭스가 폭로한 주한미국대사관 기밀문서가 가짜이거나 조작된 것이 아니라면 한국 정부는 한 나라의 자격 필수요건을 구성하는 군사주권과 관련, 이를 스스로 포기하고 자국의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미국에 자발적으로 넘겨주는 간첩행위를 해 왔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정부는 당시 위킬릭스의 폭로에 대해 어떤 반박이나 해명도 한 적이 없다.
오늘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고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 국내배치를 박근혜 정부가 허용한 것은 그 정부에 쓸개빠진 작자들이 특별히 더 많이 우글거리고 있어서가 아니라, 미국의 전략플랜에 따라 추진하는 코리아반도관련 군사계획에 한국정부가 어떠한 결정권을 가질 수도 없는 한심한 군사적 종속구조가 지난 60 여 년 동안 고착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다 아는대로 고고도미사일방어시스템은 미국군 미사일방어국이 배치해 운용하는 3 개 미사일방어시스템중 , 비행의 마지막 단계에 도달해서 낙하하는 탄두를 요격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즉 상승-비행-낙하로 구분되는 운반체의 비행단계 중 세 번 째 단계에 이르러 마하 23 에 달하는 상상할 수 없는 고속으로 지상목표를 향해 낙하비행하는 탄두를 요격해서 파괴한다는 이론인데,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에서 발표한 성능시험결과에 따르더라도 열 네 차례의 요격시험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요격대상 미사일의 발사시간과 속도 궤적 등을 미리 각본을 짜 놓고 요격시험을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었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사드요격체의 비행방향과 각도 등을 조절해주는 divert thruster 가 오작동을 일으키는 바람에 2010 년 부터 2016 년 까지 여섯 차례 실시한 성능시험이 모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미사일방어국과 부품제조회사들이 성능시험에 성공했다고 허위발표를 한 사실이 LA Times 보도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http://www.latimes.com/projects/la-na-missile-defense/
최근인 지난 7 월 6 일만해도 LA Times 는 A test of America's homand missile defense system found a problem. Why Pentagon calls it a success. (문제가 있는 시험을 왜 (미국)국방부는 성공이라고 우기나?) 라는 제목의 기사를 대서특필했었다. 이 기사에서도 비행관련 핵심부품인 divert Thruster 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이런 문제가 아니더라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미사일 요격시스템은 한꺼번에 날아오는 위장탄두 중 진짜 탄두를 구별하기 어렵다는 치명인 문제때문에 방어기능의 현실적 유효성 자체가 결정적으로 의문시되어 왔다.
미국 국방부가 스스로 천명했던 것처럼 제한적 위협에만 대응할 수 있는 비유효적 실전방어무기를 한국의 성주기지에 설치하려는 진짜 이유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만 알고 있는 기밀사항일 것이다. 중국의 서북해안과 북코리아, 러시아의 극동의 미사일 기지의 움직임을 면밀하게 탐지하고 동아시아 핵심거점인 괌과 오키나와 기지를 다중방어하기 위한 전략적 이유가 하나라는 점은 짐작할 수 있지만 그런 상투적인 추측역시 여전히 미진한 부분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왜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자국배치를 허용했는지에 대해서도 매우 의아해 하고 있지만, 싸르니아가 앞에서 설명했던 대로 그 이유는 오히려 설명이 쉬울 것 같다. 그 이유란 박근혜 정부에게는 아무런 결정권도 없었다는 것 이었을 뿐 다른 게 아니다. 그들은 오히려 자신들에게는 아무런 결정권이 없었다는 것을 감추기 위해서 사드의 한국배치가 기정사실화된 지금에 와서 마치 자기들이 사드배치를 적극 환영해 오기라도 한 것 처럼 '사드지당론'을 소리높혀 외치고 있는 딱하고도 이상한 처지에 몰려있는 것 같다.
박근혜 정권 스스로가 이 나라의 군사주권을 미국에 가져다 바치는데 기여한 친미사대주의자들의 계보를 잇고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면에서는 박근혜 씨의 심정이 좀 궁금하기도 하다. 싸르니아가 짐작하기로 박근혜 대통령은 의문의 죽음을 당한 자기 선친의 비극으로 인해 미국에 대해서 미묘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다고 보는데, 국제정세 격동기 나라가 적성국들의 집중공격대상이 될 수 있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 이유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는 미국의 결정을 순순히 따라야먄 했을 그 심정이 어떨지 말이다.
2016 08 06 1930 (MST) sar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