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키들은 왜 트럼프를 선택했을까?
몇 달 전부터 주변의 몇에게 심드렁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트럼프가 당선 될 가능성이 예상보다 높다고.
그 이유는, 클린턴이 여자이기 때문에.
8년 전, 나는 친구와 내기를 한 적이 있다.
흑인과 여자 중 누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인가에 대해.
친구는 여자에게 걸었고 나는 흑인에게 걸었다.
나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꽤 보수적인 나라라고 생각한다.
정치적 의미가 아니라 삶을 결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12년 전, 득표에는 이겼지만 선거에서는 진 고어 사건이 있었음에도
저 기괴한 미국의 대선 방식은 바뀌지 않는 게 그걸 증명한다.
친구와의 내기는 피부색과 성별 중에서
어느 게 더 미국인에게 보수적 기제로 작용하는지를 점치는 것이었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은 단순해진다.
예전에는 본인의 노력으로 얻은 정보로 판단을 내렸지만
요즘은 온갖 정보가 넘쳐난다. 가만히 앉아서도 모든 걸 알 수 있다.
그러나, 무엇이 옳고 나쁜지에 대한 기준은 더욱 모호해졌다.
각자의 취향에 의해 정의가 좌우되고 진리가 결정된다.
선거는 점점 TV 홈쇼핑을 닮아간다.
넘치는 정보에 질린 사람들은 TV 화면에 비친 이미지로 구매를 결정한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투표 행위도 점점 단순해지는 것이다.
지난 두 번의 대한민국 대선과 이번의 미국 대선 결과가
그러한 사실을 잘 증명해주고 있다.
과연 트럼프의 당선과 박근혜 게이트의 파장은
다가오는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근데, 국민의 90%가 분노하는 자기 나라의 사태에 대해서는
왜 여행사이트에서 정치이야기 하냐고 비난하면서,
자기랑 별 상관도 없는 남의 나라 정치이야기에는 좋다고 맞장구치는 건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