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으로 밝혀진 미 대사관 불끄기
광화문 광장 근처에 있는 미 대사관이 12월 3일의 촛불집회 때
소등행사에 동참했다, 는 얘기는 결국 해프닝으로 결론이 났네요.
미 대사관도 공식 부인했지만, 각종 매체에서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
당시 광화문 광장 무대 조명의 반사로 인한 착시 현상으로 밝혀졌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여러 언론에서 "미 대사관이 소등행사에 참여했다",
"이는 미국이 박근혜 정권에 경고를 보내는 증거이다",
"한국 국민들의 평화로운 시위 문화에 존경을 보내는 표시이다",
이런 말이 나왔을 때 상당히 마뜩잖았습니다.
그래서 아래 사르니아님 글에 댓글을 달기도 했는데...
언론의 이런 행태가 마치 새로운 사대주의 현상 같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국민이 촛불시위를 하는 게 미국 정부의 경고를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던가요?
미국으로부터 존경심을 얻어내기 위해서였던가요?
미국이 경고하지 않고 존경심을 보내지 않으면 촛불을 내릴 건가요?
문제의 본질을 외면하는, 70년대 선데이서울 식의 이런 호들갑은
추운 날씨를 무릅 쓰고 매주 수백만 명씩 거리로 쏟아져나오는
우리 국민의 진정성을 왜곡하고 순수성을 호도하는 행위입니다.
미국이 뭐라고 떠들든 말든, 언론이 뭐라고 지껄이든 말든,
박근혜가 탄핵을 당하든 말든, 헌재가 어떤 결과를 내리든 말든,
우리 국민은 계속해서 촛불을 들 것입니다.
박근혜가 물러나는 그날까지, 이땅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꽃피는 그날까지...
그것이 지금 이곳, 대한민국의 현실입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6차 범국민행동 1분 소등 행사 당시, 미 대사관 건물 꼭대기층(8층)에서 불을 껐다 켜는 듯한 모습이 JTBC 생중계 영상에 포착돼 화제가 됐다. 국내 언론과 누리꾼들은 미 대사관도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1분 소등에 동참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미 대사관 관계자는 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12월 3일 오후 7시 1분 소등 당시) 불을 끄지 않았다"면서 "3층과 7층에는 계속 불이 켜져 있었다"고 밝혔다. 미 대사관이 1분 소등 동참 사실을 공식 부인한 건 처음이다.
실제 권우성 <오마이뉴스> 사진팀장이 3일 무대 쪽에서 촬영한 미 대사관 건물 사진에서도 소등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권 팀장이 이날 오후 7시 1분 소등 전후로 찍은 두 사진을 보면 문제가 된 미 대사관 꼭대기층 사무실의 조명은 변화가 없다. 건물 아래 방향에서 찍었기 때문에 촛불이나 무대 조명이 반사될 가능성은 없다.
미 대사관 1분 소등 동참 공식 부인... 반사광 가능성
JTBC 생중계 영상에는 1분 소등 순간 외에도 미 대사관 모습이 몇 차례 더 잡히는데, 그 가운데 무대 조명에 따라 미 대사관 꼭대기층 유리창 색깔이 바뀌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사광이 비쳤을 가능성에 대해 이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도 있다"면서 "(미 대사관 불빛이 모두 꺼진 것처럼 보이는 건) 조명 빛이 약해 사진이나 동영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