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위 쿠데타 구상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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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위 쿠데타 구상하고 있는 중

sarnia 9 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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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제 6 차 촛불집회가 종료됐다. 12 월 3 일은 한국 기득권 부패집단이 역사상 처음으로 깊은 좌절감에 빠지고 간담이 서늘해진 날로 기록될 것이다. 청와대 코 앞까지 시민들이 진출했기 때문에 간담이 서늘해 졌다는 게 아니라, 우매하다고만 생각했던 시민들이 감히 자기들이 심혈을 기울여 마련한 '담화 사기극'에 넘어가지 않은 사상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29 년 전 6월항쟁 때는 어땠을까?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 그때는 멋지게 속아넘어 갔었다. 6.29 선언이 있던 바로 그 날 DJ 는 "인간에 대한 신뢰라는 말이 떠 올랐다" 는 말을 했다. 시민들은 환호했다. 시청 부근에 있었던 어느 다방에서는 "오늘은 기쁜 날, 찻값은 무료" 라는 포스터를 내다붙이고 손님들에게 공짜 커피를 제공했다. 싸르니아의 기억이 맞다면 그 때 그 다방 이름은 '가화'였다. 

 

솔직히 말해 그때는 전두환 연출 노태우 주연의 사기극에 언론과 야당을 포함한 온 국민이 통째로 속아넘어갔었다. 모든 시나리오는 독재정권의 사전 예측대로 진행됐다. 양김은 갈라섰다. 재야(지금의 용어로 바꾸면 진보진영)는 김영삼을 지지하는 후보단일화 계열과 김대중을 지지하는 비판적지지 계열, 백기완을 출마시킨 독자민중후보 계열로 분열했다. 그 해 12 월 대선에서는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당연히 승리했다. 

 

지금은 그때하고는 다른 양상으로 사태가 진행되고 있다. 박근혜 집단의 집요하고도 간교한 반격에도 불구하고 시민혁명 대열은 흐트러짐없이 차분하게 범죄자들의 숨통을 조여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가 의식하고 있든 하지 못하고 있든 관계없이 시민혁명의 목표는 점점 본질에 접근해 가고 있다. 박근혜를 대통령 자리에서 즉각 축출하고 구속수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백년 기득권 부패세력이 점거하고 있는 대한민국 제도권 전체를 송두리째 뒤집어 엎어버릴 기세로 나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인지 뭔지하는 저능아 비슷한 인간들은 말할 것도 없고, 개헌 따위를 염두에 두고 속절없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새누리의 비박을 포함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안에 상당수 포진하고 있는 정상모리배형 인간들 역시 철퇴의 표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아울러 한 나라를 사실상 통째로 지배해 오면서 보이지 않는 군주 노릇을 해 온 이 나라 출신 다국적기업 "삼성' 역시 치명적 타격을 입을지도 모르겠다.      

 

밤새 제 6 차 촛불집회 현장에서 몇 몇 지인들이 실시간으로 보내온 카톡 동영상이 들어와 있었다. 낯익은 율곡로와 경복궁 담장이 보이는 걸로 봐서 청와대 쪽으로 행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이 나라 사법부는 시민들의 손으로 어서 빨리 박근혜 정권을 안락사 시켜주었으면 하는 자기들 나름의 간절한 염원에서 행진허용거리를 집회 때마다 점점 좁혀가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제 7 차 촛불집회 전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11 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면 이번에는 헌법재판소가 제 7 차 촛불집회 전에 집시법 제 11 조에 명시돼 있는 100 미터 제한규정에 대한 위헌판결을 내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 그렇게되면 지난 번 글에서 싸르니아가 말했던대로 청와대 11 문 앞까지 행진이 가능해지고 경찰은 청와대 경내로 철수해야 할 것이다.   

 

알려진대로 박근혜 집단은 3 차 담화를 전후해서 비박계 의원들을 상대로 비리폭로와 검찰수사를 도구로 탄핵에 반대하도록 위협하거나 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30 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박근혜 집단이 유일하게 잘 할 줄 아는 정치는 정보정치다. 정보정치의 목표는 공작인데, 공작의 형태는 협박과 회유 분열책동이다. 제도권을 향한 정보정치는 협박과 회유, 분열공작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이들이 주시하고 있는 정보공작정치의 최종 목표는 시민항쟁대열이다. 

 

확산일로에 있는 겨울항쟁의 열기는 박근혜 집단을 내심 당황하게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박근혜 집단 뿐 아니라, 제도권의 수혜영역 안에 있는 기득권 세력은 보수 진보 등 이념 차별성에 별로 관계없이 제도권력이 시민혁명에 의해 굴복하는 것 자체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이런 현상에 본능적 거부감과 증오심을 느낀다. 

 

박근혜 집단은 현재 시민항쟁대열을 폭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기회와 수단을 모색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본인 역시 지금은 최순실보다도 훨씬 팽팽 잘 돌아가는 머리로 열심히 해골을 짜내고 있을 것이다. 주목할 필요가 있는 최근의 경찰 고위직 인사 역시 이런 수단 중 하나다. 친박핵심의 동생 등이 승진해 요직을 차지한 이 경찰인사는 경비와 진압책임을 맡고 있는 경찰조직에 대한 이탈방지 경고의 의미로 해석된다. 

 

툭하면 아무데서나 폭력을 휘두르고 있는 박사모와 상습폭력배들의 맞불집회의 규모가 갈수록 커져가고 이들의 동선이 광화문 쪽으로 점점 접근하고 있다는 점도 수상한 일이다. 이들이 현재 외치고 있는 구호는 촛불진압과 계엄령 선포다. 이들이 말하는 계엄령 선포는 현행 헌법상의 계엄령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기능 자체를 정지하는 친위 쿠데타를 의미한다. 미친 소리에 불과하지만 미친 놈도 만 명 이상 모이면 하나의 의견 반열에 올라오므로 주시할 필요는 있다.                      

 

9 Comments
참새하루 2016.12.04 03:28  
저를 포함한 순진한 바보 국민들이
간교한 6.29선언에 넘어갔다는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떠들고 거기에 휩쓸린 대중들이
당장이라도 직선제로 민주화를 이룰것이라고 생각을...
저도 했으니까요
기억력도 좋으십니다
저도 그 뉴스를 본 기억은 있지만
다방이름까지 ㅎㅎㅎ

이번은 다를까요
아무리 200만 아닌 500만이 모인들
비폭력 평화 집회는
저 배째라고 나오는 청와대에는
그저 허공에 외치는 소음일 뿐일텐데 말입니다

과연 이번에 말씀하신
전체 갈아엎기가 가능할까요
전쟁이나 쿠테타 같은 혁명적인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한...

100년 이상을 이어온 기득 부패집권세력을
단 몇주의 평화 집회로 바꾸기는 어렵겠지만
간담을 서늘케 하기는 하겠지요 

더이상의 방법이 보이지 않아 보입니다
sarnia 2016.12.04 06:28  
ㅎㅎ 왜 기억이 나는지는 모르지만 세월이 지나도 그냥 기억이 나는 게 있습니다.
글에서는 예의상 '내 기억이 맞다면' 이라는 전제를 붙였지만 사실 찻집이름 가화는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
6.29 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실체는 오공청산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노태우 정권에 화가 난 전두환측이 이리저리 흘리고 다니는 바람에 알려지게 된거지만 당시에는 추측만 무성했을 뿐 구체적인 정보는 없었지요.
전두환 측은 저 정보를 흘리면서 내가 손 봐 줄 놈이 몇 놈이 있다는 말을 남겼는데, 그 손 봐 줄 놈 중에 하나가 지금 박근혜 멘토 노친네들 중 하나인 최병렬 이었습니다. 조선일보 편집국장 출신인 최병렬은 현재 청와대 민정수석 최재경의 친척 아저씨이기도한데 당시에는 노태우 대통령의 정무수석으로 재직하면서 전두환과 5공잔당들을 어지간히 괴롭혔던 모양입니다.

지난 번 2 차례나 비관적인 글을 올려서 이번에는 약간 희망적으로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까지 시민항쟁 동력을 사실상 박근혜가 제공해 왔는데, 박근혜도 이번 6 차 집회를 보고 신중해 질 것 같습니다.
7 일에는 뭔가 퇴진일정을 내놓든 끝장토론을 하든 해야 하는데 그 날 어떻게 나오느냐, 또 9 일 탄핵표결결과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10 일 집회가 진짜 횃불로 폭발하는지 여부가 판가름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jindalrea 2016.12.04 08:55  
오는 길에는 아저씨가 자리 양보해주셨어요. 자기는 청와대 코앞까지 다녀왔다 자랑하시니, 그 옆자리분이 몇 시에 오셨냐며 묻더군요. 아저씨왈 따라서 가니 이미 갔던 사람들이 퇴로로 빠지며 자기도 다녀올 수 있었다며.. 자랑처럼 순례 다녀오신  듯한 말씀에 저도 모르게 웃었네요. 옆자리분은 자기는 6.29 세대라 하시며 그 당시 분위기에 대해 얘길 시작하니, 양보해주시던 아저씨가 비폭력이라 많이 나오는 것 같대요. 그 때, 제 앞에 서계시던 단아한 느낌의 언니가 최루탄 안쏴서 그렇다며 안쏜지 얼마 안되지 않았냐 대화에 동참하여 좀 놀랐어요. 저 역시 말 섞는거 좋아하니 휴대폰 덕에 국민들이 소통이 되는거 같다 했지요.
서로 모르는데, 지하철에서 너도 나도 이야기를 나누고 수고하셨다, 잘 가시라 인사를 하고, 그랬네요. 그것도 집회 이야기를요..

화가 나요.. 계란을 던지고, 새누리당 기를 찢는게.. 탄핵 반대 의원들에게 문자 넣는거 정도에 폭력성 운운하는데, 정말 폭력에 희생된 건 수 많은 국민인데... ... .

9일이 지나 10일이 되면, 여의도 말고 부평에서 헌법재판소를 향해 조속히, 잘 판단하라 얘기할 수 있음 좋겠네요.

짱돌과 파이프 대신 손마다 들려 있는 핸드폰을 활용하여 소통하고 정보를 모으며 여론을 감시하며 준비된 모습으로 광장에 나가는 새로운 집회의 시대가 시작되는 듯요.
sarnia 2016.12.04 09:45  
헌법재판소는 재동에 있는데 밤에는 좀 무서울 수 있습니다. 원귀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한명회가 지휘하는 수양대군의 무사들이 수 많은 대신들을 장검과 철퇴로 격살시킨 곳이 바로 그 동네입니다. 북촌의 동들은 동네가 넓지 않아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피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온 동네에 재를 덮었기 때문에 그 동네 이름이 재동이 됐다고 합니다.

지금 헌법재판소가 있는 자리는 과거에 창덕여고였고 제가 바로 앞에 있는 초등학교를 졸업했는데, 재동 남쪽 맞은 편 교동에 있는 교동초등학교 다음으로 역사가 오래된 이 학교에 원귀와 관련된 전설이 가장 많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다음 주엔 어디로 가게될지 모르지만, 가결되면 재동으로 가야할테니 미리 역사 투어를 하시라고 몇 말씀 일러드렸습니다.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실전전투경험이 있는 통일선봉대가 동원자원으로 재소집되는 불행한 역사가 재발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
jindalrea 2016.12.04 12:48  
다음주에는 가결되면 동네 집회 참여하고, 만에 하나 부결되면 치료 빼고라도 여의도로 쳐들어가려고요~
헌재는 하는거 봐서~~ ^^;;
천상 올 겨울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서울 바닥에서 보내겠어요.
꼭 20년만이네요~ 매주 상경..

어제 해외에서 박근혜 퇴진 집회와 시위하는 노동자 연대를 보며..
어찌나 챙피하던지... 왜 부끄러움이 우리의 몫이여야 하나..
정말 화가 나더라구요.

쌤.. 멀리서도 관심과 아픔.. 나눠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
필리핀 2016.12.04 08:59  
87년이나 지금이나 정치권의 분열은 여전하지요.
사꾸라 국민의당이 설치고 있고, 쥐새끼들은 문재인과 이재명 등
야당의 유력 대권주자들을 이간질시키려고 날뛰고...

이번에 박근혜 몰아내지 못하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곳은 여의도입니다.
근데 꽃놀이패에 취한 작자들이 그걸 제대로 인식하고 있을지...

기득권 세력은 절대로 순순히 권력을 내주지 않을 겁니다.
다만, 이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의 정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지겠지요.

나라가 이 지경인데도 환율이나 주가가 요동치지 않는 걸 보면
대한민국 국민은 위대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sarnia 2016.12.04 09:41  
저는 한국의 현재 정당과 정치인들과 그 역학구조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담화 발표 직후 흔들리는 국민의 당을 보고 저것들이 미쳤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당 비대위원장인가 하는 박지원씨는 미국생활 접고 귀국해서 정치를 시작한지 20 년이 훨씬 넘을텐데 저토록 똥오줌을 못가리고 햇갈려하니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개헌에 눈이 뒤집혔어도 시국의 엄중성을 분별할 줄 알아야지요.

어떤 사람들은 박근혜를 당장 퇴진시킨다고 다가 아니라는 말을 하지만, 말은 바로 해야지요.
박근혜도 당장 몰아내지 못하면 앞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해야 순서에 맞는 말 일 것 입니다.
Pole™ 2016.12.05 00:34  
친위 쿠데타는 사르니아님 말씀대로 박근혜의 죽음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서 실행할 가능성이 적다고 보이지만 북한의 도발을 빙자한 무력 충돌 내지는 전쟁 유도가 심히 걱정됩니다 박근혜가 내년에 전쟁을 준비중이라는 소문도 있었죠
2016.12.05 03:01  
예전에는 넥타이부대가 나오면 정권이 바뀐다는 얘기가 있었던 것 같네요. 87년 6월 거리의 함성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때는 정말 부산이 대단했습니다. 부산 국본 상임집행위원장(사실상 대표)이 노무현이었더랬습니다. 밤늦게까지 데모하다 집에 못가면 아무 집 대문이나 두들기면 문을 열어주고 재워주고 그랬습니다. 밤에 택시 타도 그냥 태워주고 그랬죠.
지금은 넥타이 부대뿐만 아닌 말그대로 범국민적인 참여가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더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저처럼 모국에서 생활하지 않는 사람들은 여러가지 생각이 많고 걱정도 되고 순간순간의 상황에 일희일비하기도 하면서 쉽게 비관적이 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저는 정말 될까? 탄핵이 될까? 사람들이 그렇게 모일까? 모인다고 뭐가 될까? 이러면서 계속 의문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서울에서 부산에서 광주에서 제주에서 전국 방방곡곡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시민들은 그렇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박근혜를 청와대에서 끌어내려 감옥으로 집어넣고 말겠다는  의지로 싸우고 있는 우리 민중들은 이미 승리할 것을 알고 있는 듯 합니다.
광화문 한 귀퉁이에서 머릿수를 메꿔 주지 못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예전에 집회의 연사로 무대에 서면 항상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연 승리에 대한 확신이나 전망이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신심, 어줍쟎은 헛된 신심이라도 없으면 당장 싸우기 어렵기 때문에 승리라는 말을 너무나 쉽게 입에 올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제 저는 믿기로 했습니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기로 했습니다. 반드시 이겨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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