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 시민 여러분, 축하합니다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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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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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의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인사를 보냅니다.
올해 5 월 초, 이 두 문명국가의 시민들은 몰상식과 몰지성이 날뛰던 세계사의 흐름을 일거에 바꿔놓았습니다.
거듭되었던 테러리즘으로 인한 공포와 좌절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 기본가치를 훼손하려는 포퓰리즘 세력을 저지하는데 90 퍼센트라는 경이로운 압도적 표를 몰아준 파리시민들에게는 특별한 찬사와 지지를 보냅니다. 당신들이 인류의 자존감을 회복시켰습니다.
한국의 새 정부가 넘어야 할 첫 번 째 도전은 미국 입니다.
이번만큼은 대한민국 새정부가 미국의 새 정권 길들이기 파상공세에 처음부터 굴복해서는 안됩니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정부 출범 후에 이르기까지 집요하게 계속된 백악관의 압력에 백기를 들고 굴복한 전력이 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2003 년 초 중국 베이징에서 당시 북코리아 비밀특사 장성택과 접촉하려다 사전에 이를 탐지한 부시 정권의 전방위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습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한 정치군사적 협박은 물론이고, 신용평가회사들까지 나서서 주가폭락과 국제투기자본의 대량투매사태를 야기하는 바람에 대북접촉을 성사 일보직전에 포기하고야 말았습니다.
신임 제 19 대 대통령은 사태가 벌어질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근무했으므로 그 날의 굴욕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 입니다.
박근혜 인수위 역시 비슷한 길을 걸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인수위 시절 사실상의 핵자주권 확보의사를 표명하고 미국과의 원자력협정 개정을 추진하다가 오바마 정권의 철퇴를 맞았습니다. 당시 주한미국대사는 김성이라는 한국계 대북매파로서 1973 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를 기획하고 실행했던 전 주일공사 김기완의 아들이었는데, 한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원자력협정개정 의지를 노골적으로 경고했습니다.
의외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지 모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MD체제 편입 반대와 관련해 미국에 상당히 오랫동안 각을 세워 왔습니다. 박근혜 씨가 미국에 맞섰던 내면적 동력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아마도 미국이 '아버지를 죽인 원수'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개인적 원한정서가 큰 작용을 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오바마 정권은 박근혜 인수위의 핵폐기물 재처리를 포함한 원자력 기술 자체확보 노력을 초장에 좌절시키는 한편, 한국을 MD 체제로 끌어들이는 초기포석인 사드배치를 한국정부에 대한 3 년 여 간의 설득공작 끝에 2016 년 7 월, 박근혜 정부의 백기항복을 받아냈습니다. 내일 출범할 대한민국 새정부는 출범도 하기 전에 그 부담을 통째로 떠 안아야 하는 비운을 맞았습니다.
미국은 지금 한국에 대해 매우 모욕적인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핵심 중 하나는 한미동맹을 미일동맹의 하위체제로 편입시키는 지휘체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원래 미국의 입장에서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의 하위개념이긴 하지만. 개념상 그래왔다는 것과 실질적인 지휘체계가 그렇게 바꿘다는 것은 아주 다른 문제 입니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 지휘체계 전환을 추진하는 핵심인물 중 한 사람인 해리 해리스 미국군 태평양 사령관이 어머니쪽으로 일본계 미국인일 뿐만 하니라 철저한 친일파 미국장성이라는 사실을 잘 알지 못 합니다. 그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게 문제가 아니라, 중국을 철저하게 적대시하고 한국은 일본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전초기지 정도로 취급하는 전형적 친일파 라는 건 한국으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일 것 입니다.
새 정부는 미국이 무슨 소리로 압박을 가해오건 듣는 둥 마는 둥 반응하지 말고, 북코리아에 남북 상호 영토에 대한 공격과 침략을 금지하는 조약체결을 갑작스럽게 제안해서 미국의 뒤통수부터 한 대 후려 갈기고나서, 미국과의 협상을 벼랑끝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하겠습니다. 미국의 방해공작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특사파견이 아닌 대통령 특별선언으로 제안하는 것이 좋을 것 입니다.
새 대통령은 코리아반도에서 가장 시급하게 정착되어야 할 문제가 전쟁위협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며, 뜬구름 잡는 통일 담론을 언급하기 이전에, 평화와 공존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것이야말로 남북관계의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완전한 전환을 선포함으로써,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의 대코리아반도정책을 근저에서부터 한 번 뒤흔들고 시작할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중국, 일본 세 나라가 무슨 짓을 하건 한국은 그냥 아뭇소리 못하고 가만히 있는 가마떼기 나라라는 인식부터 확 뒤집어 놓아야 답답하게 정체된 매듭이 풀어지든 잘라지든 할 것 입니다.
한 예로, 북코리아측에 '귀국의 조선노동당 규약상의 조선통일조항을 삭제하면 대한민국도 헌법상 영토조항을 개정하겠다'는 기습 제안을 하는 것도 방법 입니다. 상호침략전쟁의 헌법적 명분을 제거해서 더이상 흡수통일이니 적화통일이니 하는 망상에 사로잡한 구호들로 인해 무의미한 분열과 적대적 행위가 반복되는 문서적 요인부터 제거해야 그 다음 길을 찾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양국의 평화공존체제가 제도적으로 확립되면 한국과 북코리아는 양국 각자에게 유리한 상호자유무역협정 남북FTA 를 맺어 한국의 기업들은 북코리아의 저렴하고, 성실한 노동력과 자원을 활용하되 넉넉하게 임금과 비용을 지불하겠다고 제안하면 북코리아 지도부도 차차 고민을 시작하면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할 것 입니다.
미국 뿐 아니라 북코리아 역시 한국 정부에게는 버거운 상대입니다.
미국의 대북정책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것이지만, 북코리아는 매우 강력한 협상력을 가진 나라이며 그 협상력의 토대는 스스로 운용결정력이 있는 전략무기체계와 상대의 보복을 협상변수로 고려하지 않는 '외교정책의 드라이한 합리성' 일 것 입니다.
트럼프 같이 지극히 실용주의적이면서 명분과 체면을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마음속으로 내밀하게 생각하는 대북정책, 즉 스스로 운용결정력이 있는 전략무기체계와 '외교정책의 드라이한 합리성'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북코리아같은 나라를 다루는 정책방향은 대부분의 한국인들, 특히 자기 나라 수도 시청앞에서 성조기를 흔들어대는 순진무구한 보수주의자들이 기대하는 방향과는 아주 거리가 멉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현상동결하는 조건을 마지노선으로 하여 비적대적 관계로 전환하고 싶을 것 입니다. 트럼프도 그의 참모들도 북코리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략무기체계를 포기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만큼 상황판단력이 없는 인물들이 아닙니다. 그가 '스마트 쿠키 국방위원회 제 1 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영광'이라고 말한 것은 실언이나 농담이 아니고, 자신의 새 견해에 대한 미국내 전통보수주류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한 계산된 발언일 것 입니다.
한 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터프한 동북아정세가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비교적 합리적 판단이 가능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새 정부가 대한민국호의 조타실을 장악하게 된 것을 불행 중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제 19 대 신임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수 개월 간 추운 길거리에서 날밤을 지샌 시민들에게 크나 큰 빚을 지고 있다는 마음자세로
매 순간 최선을 다 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