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이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좋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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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래 전부터 (다른 사람들이 전쟁난다고 난리칠 때도) 결국 북미대화해로 귀결될 것이라는 일관된 예견을 해서 그런지 요즘(같은 중대국면에) 왜 글을 안 올리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지금은 선수들이 자기 패를 방석 위에 던진 상태이므로 새삼스런 예견같은 건 필요없고, 지난 20 세기 포함해서 금세기 최고의 국제정치의 대변혁 역사쇼를 조용히 관전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관전을 제대로 하려면 ‘북핵폐기’라는 수사적 가림막을 걷어내야 게임이 제대로 보입니다. 미중패권경쟁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는 역사적 전환점에서 미국으로서는 북코리아같은 동북아시아 신흥군사강국을 더 이상 적대국으로 방치하는 것이 백해무익하다고 일찍부터 판단하고 있었을 것 입니다. 당연하지요.
지금은 한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지금의 북미화해국면에 한국정부의 중재노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6 월 북미회담 이후 결국 스토리의 전말이 그런 단순하고 갑작스런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점을 깨닫게 될 것 입니다.
도널드 트럼프가 김정은을 가리켜 “he has been open and I think (he is) honourable” 이라고 파격적인 칭찬을 한 바로 다음 날 해리 해리스 태평양 사령관을 갑자기 주한미국대사로 지명했습니다.
일본태생이고 강경한 친일반중인사면서, 북코리아에 대해서는 타협적으로 상대할 것을 트럼프에게 직언한 인물로 알려진 이 사람은 사실 중국은 물론이고 한국인들의 정서에도 전혀 맞지 않는 인물입니다.
마이크 폼페이오가 평양에 갔을 때 제가 지난 번 글에서 언급한 앤드류 김 (CIA 부국장)을 데리고 갔다는데, 김정은과 폼페이오 일행이 나눈 대화 중에는 핵폐기 의 ㅎ 자도 나오지 않았을 거라는 게 상식적인 판단입니다.
WP가 먼저 평양밀사파견을 보도하고나서 며칠 뒤인 지난 20 일 WSJ 은 폼페이오 밀사가 Korea Mission Center(KMC) 요원들과 함께 평양에 들어갔다고 보도했습니다. KMC가 대북접촉에서 무슨 활약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지난 3 월 4 일 올린 글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지금 클릭하지 마시고 노래를 끄시거나 끝났을 때 클릭하세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korea&wr_id=17005
그 사람들은 양국관계의 미래에 관한 휠씬 큰 그림 이야기를 나누었을 것 입니다. 그래서 김정은과 미국의 밀사들간에 배짱이 맞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고, 트럼프도 “김정은이 열린마음을 가진 신뢰할만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내 놓았을 것 입니다.
미국 대통령의 북 최고지도자에 대한 이런 파격적인 평가는 놀랍게도 북이 지난 주 금요일 '책임있는 핵보유국 선언'을 한 직후에 나왔습니다. 로동신문에는 조선로동당 제 7 기 제 3 차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정문 전문이 실려있는데, 이 전문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사실상의 핵보유국 선언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선언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제가 지난 해 12 월 1 일 올린 글 중 다음과 같은 문장을 다시 읽어보시면 됩니다.
화성15 호는 위싱턴 DC 는 물론이고 도널드 트럼프의 별장이 있는 플로리다의 마라라고까지도 날아갈 수 있다. 이제 북코리아는 더 이상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시험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따라서 2017 년 11 월 29 일부로 김정은은 롸켓맨이라는 별명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아울러 이 게시판에서 저 마이클 잭슨의 노래도 더이상 들을 일이 없어졌다.
폼페이오가 가지고 간 트럼프의 친서에는 보나마나 다음과 같은 세 문장이 쓰여져 있었을 것 입니다.
1. 위원장께서 저의 밀사파견을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2. 저는 위원장과 지난 일을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3. 저는 위원장과 더불어 앞날의 일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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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중국이 아직 미국의 상대가 되는 나라가 아니며, 미국의 압도적인 우위는 앞으로 오랜 세월 지속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과 북코리아 양국 지도부가 이 점만 명심하여 처신을 잘 하면 앞으로 좋은 일이 많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작년 10 월, 사람들이 전쟁난다며 설레발칠 때
“코리아반도에 전쟁은 없습니다. 전쟁위험 따위는 애당초부터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북코리아는 결국 억지로라도 화해하는 수 밖에 다른 길이 없습니다. 머지않아 그들이 그토록 바라던 평화를 얻게 될 북코리아 인민들에게 미리 축하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단군이래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평화국면과 함께, 요순시대 피플들조차 마냥 부러워 할 태평성대를 곧 맞이하게 될 고국의 국민들에게도 미리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