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머리 외국인들끼리 나눈 조금은 무거운 이야기들
어느 캘거리 교민의 의견 :
미국에 예멘 난민이 제주도에서 처럼 많이 도착하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벌써 Executive Order를 발동하여 추방 명령을 내렸을 것입니다. 제주도에 도착한 예멘 난민들은 매달 생활비를 받고 3심 제도까지 있어서 입국후 5년까지 제주도에서 생활 할수 있다네요. 한국의 난민법이 미국이나 일본 보다 월등히 난민에게 유리한듯 보입니다. 예멘 난민이 일본에는 입국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싸르니아의 의견:
꼴찌에서 두 번 째 아이가 꼴찌(일본)만 쳐다보고 웃고 있으면 미래가 없습니다. 반에서 일이등 다투는 독일같은 아이들을 보고 분발하는 게 좋겠죠? 트럼프가 행정명령 내린다고 추방할 수 있는 거 아닙니다. 미국의 난민에 관한 법과 제도를 잘 살펴보시고 이야기하시구요. 서류미비 월경자들에 대한 재판과정에서 미성년 아이들 멋대로 분리하다가 날벼락을 맞은 게 최근입니다.
제주도에 들어온 예멘인들은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게 아니라 국제공항을 통해 들어 온 합법 입국자들입니다. 이 중 대부분이 난민신청을 했고 그 심사절차가 진행되고 중 입니다.
어느 캘거리 교민의 의견:
우리도 종종 경험을 합니다. 같은 아시안이어도 2 세들은 어딜가도 쉽게 백인 등 다른 인종들과 어울립니다. 사실 1.5 세나 2 세 부터는 어디에서 왔던 서로 잘 어울리는 게 문제가 없는 것 같아요. (한국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근데 난민들은 너무 몰라서 더 불편하다는거죠. 글조차도 자기 의견에 좀이라도 다르면 불편한 게 보통 인간이니까요.
싸르니아의 의견:
저는 1 세여도 다른 인종들과 어울리는 거 별로 문제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민 초창기 언어장벽이 많았을 때 제외하구요. 사람나름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어느 이민사회고 1 세들은 거의 게토화해서 자기들끼리 어울린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태리 사람들 폴란드 사람들 우크라이나 사람들도 그러잖아요.
한국에서는 문화충돌이나 범죄같은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던데, 우리가 잘 알다시피 범죄란 대부분 같은 문화집단이나 같은 ethnic 그룹 안에서 발생하는 게 보통입니다. 제가 사는 에드먼튼만 해도 난민출신이 대부분인 소말리아 사람들이 2 만 명 정도 살고, 한국 사람들도 시민권자 영주권자에다 유학생 임시노동자까지 다 합치면 역시 2 만 명 정도 사는데 서로 간에 무슨 사소한 충돌이라도 일어났다는 소리 들어 본 적 있나요? 캘거리는 어떤가요? 소말리아 사람들 자기들끼리는 가끔 총격전 벌이잖아요.
독일에서 유학하고 프랑스에서 살다오신 분의 이야기:
문제는 언론인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의 일부언론을 제외하고는 일부 일탈한 개신교인들의 광적인 이슬람혐오주의에 기반한 마녀사냥에 난민을 타켓팅하여 넘실넘실 춤을 추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특히 독일을 예로 들더군요. 정말 한심해서 말이 안나옵니다.
독일은 3 년 전 120만명의 난민을 수용했다가 지금 여러 복합적인 문제로 조정단계에 들어가 유럽연합과 조율을 하고 있는데, 독일이 난민을 받아들였다가 후회한다는 둥 어줍잖은 해석을 늘어놓고 있습니다. 저는 독일언론 쥐드도이치차이퉁을 통해 한국기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를 바로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독일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기민련과 기사련은 독일 보수정당으로 집권당입니다. 연정을 한 것이지요. 독일에선 앞에 기독교라는 명칭이 들어 있는 정당은 보수당인데 두 개의 당이 연정을 하고 잘 지내왔지요.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이 진보당으로 난민문제에 더 적극적인 의견을 개진하지 못한 것은 보수당인 기민련의 메르켈 총리의 난민과 약자에 대한 정책과 입장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메르켈의 입장은 철저히 그가 기독교의 가장 기본 계명인 약자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성서의 정언에서 나온 것이었습니다.(아시다시피, 메르켈은 동독출신으로 그의 부친은 루터교 목사였지요)
3년 전 난민 120만명이 독일을 찾아왔을 때, 모두 수용한 것은 그의 과단성있는 분명한 입장이 주요하게 작용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연정에 참여한 같은 기독교정당인 기사련은 부자동네 바이에른 지역을 기반하기에 약자보다는 부자나 기업의 입장에 기울어져 있는 보수정당의 근성이 이번에 몽니를 드러냅니다.
결정적인 기사련의 뗑깡은 지난 주로 소급됩니다. 기사련은 난민에 대해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라고 기민련의 메르켈에게 주문하며 압박하자, 메르켈은 기사련의 앞에 "Christlich(기독교적인)" 이란 단어를 붙인 것에 대해 힐난합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너희들, 기독교인 맞냐?"라고 일침을 가합니다. 기사련의 대표 제호프는 그 후 고민하다가 보따리싼다고 어제 메르켈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메르켈의 일정한 양보로 일단락 됨-싸르니아 주)
하지만 사민당(SPD)과 녹색당 그리고 독일기독교협의회(EKD)와 개신교사회국 디아코니아는 입장이 아주 단호합니다. 난민은 돌려보내서는 안된다! 난민은 따듯하게 품어야 한다! 기민련의 메르켈도 그러한 기조에 있다가 연정 파트너인 기독사회당의 어거지에 마지막 담판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독일의 난민정책이 실패했다느니 우리도 그런 전철을 밟지 말자느니 하는 주장은 진짜 세상물정 모르는 애들의 소리에 불과한 것입니다.
호텔식당은 개방을 해서 자신들의 음식을 해먹도록 배려를 해주고 주변의 사람들이 음식도 많이 가져다준다든지 호텔비를 못내는 예멘인의 숙박료를 대신 지불도 해준다고 하더군요. 하나의 거대한 난민디아코니아 호텔같은 인상을 하루밤 머물면서 느꼈지요. 물론 우파진영의 공격도 있지만, 대책위 사무실에는 라면 등 생필품 구호품이 쌓여 있었구요.
택시기사님과의 대화에서 예멘친구들이 뱃일하러 갔다가 멀미만 일주일 하다가 일을 못하겠다고 나왔다는 이야기를 하니, 그 기사님도 예전에 몇십년 뱃일을 했는데,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하더군요. 배는 속도를 내서 갈때는 오히려 괜찮은데, 멈추고 조업하는 동안 앞뒤좌우로 사람을 흔들어대 멀미로 사람을 죽인다고 하더군요.
예멘 친구들, 특히 나이가 거의 세월호 세대들이 많은데, 그 친구들이 예멘에 있으면 전사로 끌려가 전투에서 죽거나 잡히면 사형수로 끌려가기에 사력을 다해 부모들이 비행기표 달랑 하나 전 재산 털어서 이국으로 보냈는데, 오자마자 뱃일을 하려니 어려운 게 사실인데, 어떤 언론은 찬밥 더운밥 가린다고 힐난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