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파토 감상문
1. 여전히 북은 신뢰하지 못할 상대다.
파토의 가장 큰 원인은 여기에 있다고 본다. 영변이외의 핵시설을 감추려다가 들통난 것, 그리고 이에 대한 폐기 약속을 하지 못한 것이다.
설마 미국이 알까 라는 요행수를 가지고 상대를 대했고, 가지고 싶은 것은 다 가지고 줄 것은 생색만 내려는 사기극의 실패가 본질이라 본다.
개인적으로도 하도 북한은 거짓말만 해서 일단 입다물고 상황추이를 보게 되었다. 그저 저주나 하지말고 두 눈만 부릅뜨게 된다.
김정은은 좀 다를까 싶었는데, 그건 아닌것 같다.
북한의 처지를 이해해서 양보를 좀 해주자는게 내 평소의 스탠스인데, 이런 스탠스와 별개로 신뢰관계를 쌓기에는 북한이 좀 더, 아니 아주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2. 트럼프는 별다른 미련이 없어 보인다.
애초에 실무진에서 은폐된 또다른 핵시설에 대한 협상도 있을 수 있었지만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가 정상회담에서 이를 터뜨려 파토를 냈다.
애초 어떻게든 성과를 내려 했으면(스몰딜이건 빅딜이건) 조정을 할 수 있었겠지만 깜짝쇼를 통해 김정은 공개 망신을 주는 것으로 만족한 모양이다.
이미 자신의 국내 상황이 엉망이라 여기서 스몰딜 정도로는 정세 변환을 꾀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완벽한 빅딜은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확인했으니 차라리 미국 조야에 트럼프 자신이 생각보다 그렇게 멍청하게 북에 끌려다니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 회담을 이용했다고 본다.
3. 이번 회담으로 트럼프는 전세계에 빅엿을 먹였다.
정상회담이란게 이미 물밑협상은 완료되었고 실무진에서 해결못한 사항은 정상간 타결 또는 보류,봉합 정도로 넘기는게 관례였는데 이게 무슨 중고나라 거래하듯 하다가 파토를 낸거다.
그리고 은폐된 핵농축시설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음에도 깜짝쇼를 벌여 차후 그의 협상대상이 될 다른 나라들에게 큰 경고를 날린 셈이 되었다. 이미 중국은 이를 알아차리고 남탓하지 말란 기사도 냈지만.
4. 일본은 신이 났고 문재인 정부는 힘들게 되었다. 쉽게 말하면 ㅈ됐다.
국내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경제다. 경제만 좋으면 어지간한 흠결은 다 덮힌다. 경제만 좋아질수 있다면 천하의 사기꾼도 대통령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로서는 경제 상황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방안이 전무하다고 본다. 대외 환경도 좋지 않고, 대내적으로는 부작용이 있지만 쉽게 경제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부동산 경기를 이용할 수도 없다.
결국 외교 성과를 현 정권에서 만들고 차기 정권을 잡을 수 있다면 북한의 개방을 통한 경제 성과를 낼수 있으리라 믿고 상당한 노력을 경주했는데, 이게 망했다.
경제도 신통치 않고, 외교도 참패한 실패한 정권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완벽한 파탄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보기엔 이건 우리 스스로의 희망 고문이다. 최악은 아니니까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까 하는.
지금 언론의 논조도 이런 식이다.
한마디로 깨는 소리다.
우선 트럼프는 재선못할 확률이 무지하게 높다. 즉, 다음 기회는 없다.
이미 시간은 없고 트럼프도 대북관계에 있어서는 마음을 고쳐먹은 걸로 보인다.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를 따르기로.
말이야 휘황찬란하다. 무려 전략적으로 참는 거라니. 무슨 큰 그림이라도 있는 것 같다.
실은 똥을 치우기는 싫으니까 안보이는 구석에 신문지 덮어두겠단 소리다.
냄새가 가끔 나긴 하지만일단 보이지 않으니까 외면 가능한데 똥이 실존하다는 근본적 문제는 절대 해결 못한다.
오바마는 이런 식으로 8년을 보냈고, 트럼프는 1년 정도만 보내면 된다는게 차이점일 것이다.
북은 오바마 8년간 갖가지 똥냄새(핵실험 등)를 풍겼지만, 트럼프는 북에게 완전 파토가 아니라는 식의 훼이크로 1년 정도 시간은 충분히 보낼수 있고, 북한이 세계의 이목을 끌지 않게만 관리하면 된다.
그럼 차기 정권으로 넘기면 되고 개망나니 북한을 그런대로 조용하게 관리한 대통령이 될 것이다.
6. 나이 들면서 느끼는건 언론이 설레발칠때 그냥 냉정히 바라보자는 거다.
젊은 친구들 유행어로는 '피카츄 배나 만지고 있기'가 그나마 가장 나은 처신이다.
스스로가 운명의 키를 쥐고 있다면 피카츄 배나 만지는건 무척이나 수동적이고 방만한 삶의 태도로 비난 받을만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늙을수록 이 세상의 주변인으로 스스로가 느껴진다. 더이상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가 아님을 깨닫는게 나이 든다는 거다.) 입다물고 차분히 바라보자는 거다.
희망을 노래할 필요도, 저주의 악다구니를 퍼부을 필요도 없다.
그건 죄다 기독교의 '기도'가 변형된 자신의 희망고문일 뿐이다.
되면 신이 기도를 들어준 거고, 안되면 신의 게획에 내 바램은 포함되지 않은 걸로 퉁치면 되지만, 이런 인간사 문제가 그런 미신으로 해결될리도 없고, 위안이 될리도 없다.
7. 오늘 여름 방콕행 비행기표를 예매하려다가 북미회담 결과에 신경 쓰다가 예약만 하고 미처 결제를 못했다. 문자로 날아온 예약 취소 소리에 화들짝 놀라 현실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유류 할증료 오른다는데...얼마 오를진 모르지만 하여지간 망했다.
내주머니 털리니까 갑자기 김정은-트럼프 둘 다 꼴보기 싫다.
그래 이게 내 속좁은 도량이고, 본색이지. 이젠 남탓보다 내탓을 하는걸 보면서 좀 곱게 늙어 가는것 같기도 하다.
8. 결국 이번 파토로 주한미군 철수는 상당기간 힘들게 되었다.
사르니아님은 지속적으로 철수를 언급했지만 난 10년내 철수는 안된다고 내기하자고 했지만 이에 대한 답은 없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인간은 누구나 죽듯, 외국군이 결국 이 땅에서 떠나는건 당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역사로서 10년 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주한미군 철수가 이루어지려면 정말 화끈한 국면 전환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건 한반도에서 6.25가 재발할 가능성과 같다고 본다. 주한미군 철수가 미-북 관계에 전혀 상관없이 다만 한-미 관계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는건 아무나 다 아는 사실이지 않을까?
살다보면 틀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거 따진다고 내게 떡이 생기진 않는다.
근데 그런 말을 지속적으로 하고, 그 말이 당사자에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면 문제다.
나 역시도 주한 미군이 당장 떠나도 우리나라 국방이 북한탓에 문제가 생기리라 생각하진 않는다.(중국 일본 러시아까지 확장하면 얘기는 달라지겠지만)
북한 때문에 문제라면 똥별 새끼들 이적죄로 죄다 총살해버려야할 문제고.
그러나 대부분의 보수적인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다.
북에 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차지하고라도, 이겨도 상처뿐인 영광이 되면 차라리 용병을 상전으로 모시더라도 고용하는게 낫기 때문이다.
타국에 계셔서 객관적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건 인정한다.
그러나 그게 이 땅에 발붙이고 사는 이들을 불편/ 불안하게 하는 발언이라면, 그리고 틀린 관측으로 나타났다면 10번 말하고 싶을때 1번 발언하는 정도로 줄여주었으면 좋겠다.
성소수자나 이민 문제에 대한 발언을 줄여주신 것과 마찬가지로...
P.S
비육지탄님 말을 듣고 반박은 했으나 아침에 일어나 읽어보니 충분히 사르니아님에 대한 불필요한 과도한 공격으로 읽혀진다고 생각합니다.
해서 다시 방향을 바꿔 쓰려합니다.
위의 글은 제 흑역사가 될지도 모르니 남겨두고 다시 질문을 드리죠.
북미회담간 평화협정이나 종정선언 하여지간 잘 진행되면 필연적인 수순으로 주한미군 철수라 하셨습니다.
그럼 파토난 지금, 주한미군철수도 파토가 났다고 생각하시나요?(최소한 10년 이내)
아니면 다른 경로를 통해서라도 주한미군이 철수하시리라 보시나요?
또한 북미횓담 결과로 남들은 설레발이 되던 , 언급이 두렵던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얘기는 쉬쉬하며 하는 얘기였는데, 사르니아님은 지속적으로 공개적으로 계속 언급하셨습니다.
주한미군 철수가 가장 중요한 문제라 생각해서 그런건가요?
논리적 귀결에 주한미군철수를 항상 강조하시니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