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잖아? 단군이래 이런 시절이 어디 있었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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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잖아? 단군이래 이런 시절이 어디 있었냐고?

호루스 10 425

지난 1년 동안 주말 농장이란 걸 했습니다.

 

흙이 좋아서 그런건 아니고, 애들 땜에, 마눌의 성화 땜에 했지요.

 

봄,여름,가을...일주일에 한 두시간씩 물주고, 잡초 뽑고 생각 외로 재미는 있더이다.

 

밭을 서너평 정도로 나누어 여러 가구가 했는데, 의외로 은퇴한 분들이 많더군요. 애들 데리고 오는 집은 딱 두 집 뿐이고 소일거리로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즉, 은퇴하고 자식들도 최소 대학생 이상인 분들이 대다수라는 의미죠. 게다가 주말농장이라는 가외의 지출을 할수 있는 약간의 아주 약간의 경제력도 있는 분들. 

 

가끔 어쩌다가 술자리를 가질 때 나설 연령이 아니니 잠자코이야기를 듣곤 했지요.

 

자식 자랑, 인생 역정까지는 들을만 했지만, 어설픈 전도나 정치 얘기 나오면 짜증이 나기도 했고요.

 

한 가지 이상한 건, 야당은 무조건 좌파라는 생각.

 

하도 이상해서 FTA 같은건 좌파보단 우파쪽 경제 정책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다른 건 필요없고 그냥 노무현이가 하면 FTA도 다 좌파 정책으로 악용한다는 답변.

 

그런 1987년에 시민항쟁 때는 젊었을 시절인데 어떤 생각을 가졌냐고 하니까 그땐 전두환이가 좀 잘못해서 그런건데 그때는 좌파가 뭔지 잘 몰라서 그냥 시류에 휩쓸렸을 뿐이라고 답변. 

 

데모하는 놈들이 좌파인지 알았으면 자기도 따라서 데모하지는 않았을거라 하더군요.

 

그럼 좌파랑 빨갱이랑(공산주의자) 뭐가 다른거냐고 물으니까...

 

"젊은 사람이 참 따지네, 그렇게 따지고 드는게 좌파고 거기서 종북하면 빨갱이가 되는 거야."

 

그럼 좌파는 나쁜 건가요?라고 물으니 꼭 다 나쁜건 아닌데 하여지간 떼쓰고 시끄럽고 나라 혼란해져서 문제가 많은 사람들이라는 답변.

 

박정희나 전두환이 사람 좀 못살게 군건 있지만 그래도 "좋잖아 갸들 덕에 단군 이래 이런 시절이 어디 있었냐고?' 라며 다들 고개를 끄덕끄덕.

 

대충 들어보니 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표현을 쓰는지 답이 다 나오더군요.

 

그곳의 나이 드신 분들은 대부분이 아주 원만하고 상식적인 분들입니다. 직장 퇴직때까지 산전수전 다 겪으며 살아 남은 처세에도 무리 없는 분들입니다.

 

그러함에도 정치 얘기만 나오면 마치 북한 주민들을 보는 것처럼 '왠지 이상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분들은 새파랗게 젊은 사람도 아닌 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끽해야 10년 조금 넘으면 너도 우리꼴 난다 라며 그전에 챙길거 열심히 챙기고 뻘생각 하지 말라고 여기고 있을까요?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면 자기 인생의 황금기에서 시간이 멈추어 버리는 모양이라고 말입니다.

 

몸은 2015년을 살고 있지만 가치 판단의 준거는 고정된 시간 속에 멈추어 버리는 듯합니다.

 

가만 스스로를 생각해보니 내 시계는 1987년 또는 2002년 정도로 시각이 멈추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듧니다.

 

그게 딱히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 그렇게 인간이 굳어져가는 것은 자연스런 생물학적 현상이라 부인하려 헛되이 발버둥쳐도 소용이 없을 겁니다.(소수는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요.)

 

문제는...

 

장강의 뒷물결이 앞물결을 밀어내는 것 역시 세상사 진리인데, 우리는 여전히 앞물결만이 앞물결이고 뒷물결은 여전히 뒤에서 아우성치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듧니다.

 

세상이 변하면 세대도 자연스레 바뀌고, 주류 생각도 바뀌어야하는데, 완고하게 이를 붙잡고 거스르는게 문제라는 거지요.

 

부와 경제력, 그리고 의료 혜택에 따른 생물학적 수명 연장, 거기에 거꾸로 가는 인구 모형.(노인 인구가 청년 인구보다 많은 현상)

 

세대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 인구 문제가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 아닌가 하는....참 어처구니 없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10 Comments
진파리 2015.12.15 17:44  
장강 후랑 추 전랑 은 무협지에나 나오는 얘기예요
현실에서는 재벌가 에서만 ㅎㅎ

이나라 50대 이상의 진면목을 보신거예요

이해할  수 없는게 50대만 넘어가면
 정신적엘리트계급???
을 제외한 가난한분들 부자분들 다 수구의 지지자라는
것이지요.

왜 그럴까?
많은 고민을 해봤어요.

잃으면 안되는게 그분들의 공통점 이더군요

가난한 분들은 너무 없기에 변화란 것을 또다른 공포로
 인식 하더이다.
많은것을 가진분들은 약간의 차이는 있더이다.
정상적인 부 와 그렇지 않은 부 를 이룬분들.
호루스 2015.12.17 21:33  
희한하게도 없을수록 더 단단해지는건...아마 더더욱 세상살이에 어두워져서(그럴 물리적 여유, 지적 여유) 그런듯 싶지요.

젊을댄 없으면 잃을게 없다고 더 도전적인데 말이죠.
참새하루 2015.12.15 18:23  
대학교에서 학생회장 하면서 시위주동자로 수배받고
민주당에 들어가서 정치수업 받던 민주화 운동의 동지가
하루 아침에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되는게 이상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변절자와 기회주의자 매국노들이 득세하고 부귀영화를 누리는것도
전혀 이상 하지않은 나라이고요

아니 이런 이상한 일을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아주 많다는게 이상하지 않은
이상한  나라이지요

뭐가 이상하고 정상인지 뭐가 위고 아래인지
이제는 잘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전두환 시절을 그리워하는 50대의 향수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습니다

생목숨으로 맞바꾼 값진 진주목걸이를
목에 건 돼지들의 향수이지요
호루스 2015.12.17 21:34  
변절자는 그래도 소수라는데 위안을 삼으렵니다.

변절자라기보다는 이문에 밝은 자들이 대다수인듯 싶어요.

이문만 남으면 악마하고도 거래할 사람들 말이죠.
Robbine 2015.12.19 16:47  
그 이문이 한 치 앞의 이문인지, 적어도 자신 인생의 종점 까지를 고려한 이문인지는 또 다른 문제겠지요. 이문에 밝더라도 생각은 좀 깊게 했으면 싶네요.
Robbine 2015.12.19 16:46  
추천 버튼이 있다면 아주 강하게 백 번 쯤 누르고 싶게 만드는 댓글입니다.
참새하루 2015.12.19 16:48  
로빈님의 재잘거림이 그리웠는데
얼마나 잠수를 타다가 나타났수 그랴
방가 방가 X 100 ^^
Robbine 2015.12.19 17:28  
헤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참새하루님 저도 보고싶었어요~
진파리 2015.12.15 18:49  
엄청나게 이상한것이 반백년을 살아오면서 신문에
                          경제가 좋다
라는 기사를 단 한번도 본적이 없어요.

사실이든 아니든 경제가 어려워야    집권당    의
구성원들이 좋아하는것 같아요
호루스 2015.12.17 21:36  
전두환때는(3저호황) 경제 좋다는 말 대놓고는 안써도 다들 인정했지요.

그리 여유가 있으니까 데모도 할만큼 여유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경제가지고 5년내내 노무현 씹더니 왜 지금은 안그런지 참 이해가 안가는 1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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