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벌어질 뻔한 '인종청소'의 기획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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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벌어질 뻔한 '인종청소'의 기획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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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동지할만큼 충격에 휩싸일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데도 대부분의 한국국민들은 아직 그 사태의 실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충격적 사태란 다름이 아니라, 1980 년 5 월 18 일 오전 10 시 경 부터 27 일 새벽까지 만 9 일간 전개되었던 광주민주화운동의 사건본질과 성격규정이 송두리째 뒤집힐 상황에 직면한 사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한국국민들은 5.18 을 신군부의 권력찬탈과정에서 발생한 한 지역시민들의 자연발생적 민주항쟁으로만 인식해 왔다. 한국사회는 5.18 을 시민들의 능동적 민주화운동으로 규정하는 시각에 절대적 공감대와 지지를 바탕으로 광주민주화운동의 의미를 39 년 째 기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1980 년 5 월의 코리아반도 남쪽을 누구보다도 정확하고 면밀하게 관찰하고 있었던 미국군 첩보당국은 광주를 이런 낭만적 시각으로 정리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들이 정리한 '광주'에 따르면 광주의 10 일을 기획하고 연출한 주인공은 시민들이 아니라 신군부였다. 

 

10.26 박정희 피살사건으로 발생한 권력공백을 12.12 사태를 통해 정면돌파하여 실권을 장악한 신군부가, 공식적인 정권장악 명분을 확보하기 위해 사전에 희생양으로 선택하고 학살극 시나리오를 기획, 실천했던 도시가 광주였다는 것이다. 

 

말을 안 하고 있었을 뿐,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짐작하고 있었던 일이지만, 짐작으로 끝나는 것과 정황증거들이 드러나 결국 짐작이 사실로 확정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고립이 용이하고, 규모가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인구 100 만 내외(당시 광주시 인구는 약 80 만)의 도시가 그들에 의해 희생양으로 선정되었다. 신군부의 정적 DJ의 출생지에서 가깝고, 같은 방언(지방엑센트)을 사용하는 그 도시는 신군부에게 더할 나위없이 좋은 표적이었다. 

 

저항에 대한 단순한 폭력진압이 아니라 인종청소 개념의 계획적 대학살극이었다는 압도적 정황들이 연달아 폭로되어 기획학살론을 강력하게 뒷받침하고다. 

 

광주로 출격하는 헬리콥터들이 고폭탄을 탑재하고 떠났다는 제 31 항공단 소속 탄약관리담당 부사관의 증언이 '학살극'의 성격을 드러내 주는 신호탄이 되었다. F5E/F 전투기들이 공대지무기를 탑재하고 출격대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당시 전투기 조종사의 증언은 충격적이다. 이 증언은 사실 2017 년 8 월에 최초로 나왔던 것인데,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이번에야 다시 재조명을 받게 되었다. 

 

당시 광주를 향해 출격명령을 받은 전투기들은 공대지 무장과는 별도로 20 mm HEI 기관포로 무장했다. 전투시 적의 장갑무기를 격파하는 중화기다. 20 mm 기관포에 사람이 맞으면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공대공 무장과는 달리 공대지 무장은 일단 출격하면 무장을 지상표적에 투하해야 귀환하였을 때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다. 무장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이다.  

 

기획학살을 시사하는 개연적 정보들을 최초로 폭로한 전직 첩보공작원의 소속부대는 미국 육군 제 501 군사정보여단이다. 

 

이 부대는 미국 육군정보보안사령부(US Army Intelligence & Security Command)가 전 세계에서 운용하는 첩보부대들 중 하나인 501st Military Intelligence Brigade를 말한다. 이 부대는 편제상 미 육군정보보안사 소속이면서 동시에 주둔 및 활동구역을 관할하는 주한미국군에 배속되어 있기는 하지만, 미국 국방부 국방정보국(DIA)를 통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로 직접 보고한다. 국방정보국(DIA)는 지난 주 부르키나파소 인질구촐작전에서 결정적인 정보들을 프랑스 군사작전당국에 제공한 국가정보국(DNI)와는 다른 조직이니 혼동하면 안된다.

 

여단 예하 5 개 대대 중 본토 캘리포니아 주 SFO 인근 Camp Parks 1 개 예비대대를 제외한 나머지 4 개 대대는 모두 한국에 주둔하면서 활동하고 있다. 대대라는 부대명칭을 사용한다고 해서 400 명 정도의 병력이 오합지졸처럼 우루루 몰려다니는 무슨 당나라 군대를 상상하면 안된다. RC-12, RC-7 첩보항공기를 운용하면서 신호 및 영상정보를 취득하고 휴민트첩보조직와 방첩조직까지 거느리고 있는 고도의 전문가집단이다. 

 

한국의 국가정보원과 국군기무사령부도 대조선(북)정보는 물론 국내에서 발생하는 신호정보(signals intelligence) 및 영상정보(imagery intelligence)들도 이 여단급 미국정보부대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은 이 501 군사정보여단 524 대대의 대인정보(human intelligence)기능을 모방하여 국군정보사령부를 창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국군정보사령부는 1989 년 소속 요원들이 어느 일간지 기자의 허벅지를 식칼로 찌르고 달아났다가 경찰에 덜미가 잡히는 개망신을 당한 전력이 있는 부대다. 실제와는 달리 영화에서는 꽤 그럴듯한 이미지를 얻기도 했는데, 영화 '아저씨' 에 나오는 원빈 분의 주인공이 근무했던 부대가 국군정보사령부 휴민트 특작부대다.     

 

어쨌든, 

 

제 501 군사정보여단을 비롯한 미국의 한국 국내 첩보조직들은 신군부가 극비리에 추진했던 광주에서의 '인종청소' 개념의 학살계획을 소상하게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사실상 방치했다는 압도적 정황 역시 이번에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5 월 21 일 점심무렵 당시 국군보안사령관 겸 중앙정보부장 서리 겸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장 전두환 (당시는 중장)이 광주 인근 제 1 전투비행장(K-57)을 방문했다는 정보따위는 이제 더 이상 중요한 사안이 아니게 되었다. 

 

인종청소 개념의 기획학살의 압도적 정황정보들이 다량으로 폭로된 지금 이 마당에는 5 월 21 일 도청앞 발포 명령자가 누구였느냐는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로 밀려났다. 그보다는 집단학살극을 사전에 기획한 반인륜적 범죄조직 전체를 뿌리째 일망타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당시 광주를 담당했던 미국군 첩보부대 정보관과 당시 광주 소재 제 505 보안부대 특명부장의 결정적 증언이 있고나서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군관계자들의 충격적인 양심선언들의 행렬로 볼 때 머지않아 '인종청소 개념의 기획학살'과 관련한 범죄자들의 흉악무도한 당시의 범죄행위들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특조위 정도의 조직으로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전면재수사를 담당할 수 없게 되었다. 국제사회는 반인륜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인정하지 않는다. 반인륜범죄에 대한 증거들이 충분히 확보되는대로 범죄자들을 광범위하고도 강력하게 수사할 수 있는 합동수사단을 조직해야 할 것이다.      

 

2019. 5. 18 1700 (MDST-Mountain Daylight Saving Time) sarn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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