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처지에 몰린 그 한국인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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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처지에 몰린 그 한국인 청년들

sarnia 7 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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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개월 후부터 미국에서 추방될 가능성이 있는 DACA 서류미비자들을 캐나다가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DACA 란 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의 약자로 다카라고 발음한다. 

방글라데시의 수도 다카 (Dhaka) 와 발음은 비슷하지만 다른 단어이니 혼동하면 안된다. 

DACA 서류미비자들이란 16 세 이전에 서류를 준비하지 않은 채 미국에 입국한 부모를 따라 들어와 여전히 서류미비자 신분으로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말한다.

 

약 80 만 명으로 추산되는 이 사람들에게 2012 년 6 월 오바마 행정부가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추방을 유예하고 학업과 노동허가를 부여했다.

이들은 미국에 거주하는 약 1 천 5 백 만 명에 달하는 서류미비 거주자들 중 향후 영주권 획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집단으로 분류되어 왔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가 의회의 인준을 받지 않은 채 대통령 행정명령만을 근거로 운용되고 있는 DACA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고 6 개월의 한정유예기간만을 제공한 채 인준여부를 의회에 다시 위임했다.

6 개월 안에 의회가 DACA 를 인준하지 않으면 80 여 만 명에 달하는 DACA 수혜자들을 연방이민법에 따라 언제라도 추방이 가능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연령대는 대체로 30 대 이전이다. 미국에서 학교를 마치고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고 있으면서 전문직종에 근무하고 사람들이 많다.

DACA 수혜자 중에는 한국인도 약 2 만 명에서 3 만 명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살고 있는 전체 한국계 인구의 약 1 퍼센트 가량이다.

 

그런데,, 캐나다는 왜 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것일까? 

캐나다 공영방송 CBC 인터뷰에 응한 온타리오주 출신 상원의원은 이런 말을 했다.  

 

"These individuals are low-hanging fruit for us," "They speak fluent English, they've been educated in the U.S., most of them have been to college or university, some of them have work experience. They understand the North American working culture."

"We know that international students have already been identified by our system as priorities for permanent residency," "And in truth, we have not done so well in turning an aspiration into a reality because most international students still choose to go back.

 

싸르니아식으로 번역하자면 이렇다. 

 

"이 사람들은 우리 (캐나다)에게 넝쿨째 굴러들어 온 호박이나 다름없다. 우선 그들은 엉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미국에서 대학과정을 밟았고 일부는 사회로 진출해있으며, 무엇보다도 그들은 북미의 직업윤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 영주권을 미끼로 꼬셔들여온 외국유학생들의 실태가 어떤지 경험하지 않았는가? 대부분 (대부분이란 말은 과장된 면이 있다) 자기나라로 되돌아가지 않는가? 그들의 꿈을 현실로 이끌어주는데 우리 이민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이민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가장 큰 열쇠는 현지적응이고 현지적응여부를 좌우하는 두 축은 언어와 문화인데, 미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이야말로 이 두 가지 축을 모두 겸비한 고급인력이라는 지적이다.

망조가 들린듯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가 저지르고 있는 오만가지 멍충이 짓들 중에 압권인 DACA 프로그램 폐지는 캐나다에게는 큰 선물일 수가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한 말이다. 정확한 판단이다.  

 

현재 미국내 여론으로 볼 때 DACA 프로그램이 무작정 폐지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에게 돌아 올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대통령 행정명령임에도 불구하고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의 입을 통해 발표한 것이나, 6 개월의 시한을 주며 의회에 공을 넘긴 것이나,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지지자도 70 퍼센트 이상이 DACA 프로그램 폐지에 반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트럼프 대통령이 (당장 추방한다는 말은 아니니) "당사자들은 걱정하지 말라"는 긴급트윗을 띄운 것을 보더라도 이 결정은 자타가 공인하는 잘못된 악수 중의 악수 였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다만 만일 미국에서 DACA 프로그램이 폐지되어 졸지에 불법체류자 신분이 된 DACA 프로그램 수혜자들이 캐나다로 몰려온다면, 아마도 캐나다는 그 사람들을 이민 제 1 순위로 받아들일지 모른다.

연간 약 1 만 명에서 3 만 명 정도 예상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 신청자들을 2015 년 시리아 난민처럼 별도의 이민 및 난민 입국쿼터로 산정할 지, 아니면 현재의 이민 및 난민 쿼터 안에 넣어 산정할지는 아직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

아마도 전자가 될 가능성이 많긴 하지만, 후자, 즉 기존 이민쿼터에 합산해서 받아들인다면 미국에서 들어오는 DACA 이주자 만큼 미국 외 다른 나라에서 들어오는 이민쿼터가 줄어들게 될 뿐 아니라. 가족이민 및 난민이 아니고서는 이민에 요구되는 점수와 경쟁 역시 동시에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DACA 수혜자 이외의 캐나다 이민희망자들에게는 좀 복잡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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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미국 안에서 DACA 를 둘러싼 6 개월 간의 대대적인 투쟁은 막이 올랐다.
DACA 해당자 중에는 어린 아이 때 영문도 모른 채 서류미비자 부모를 따라 미국에 가서 자기가 미국인인 줄 알고 지금까지 살아온 약 2 만 명에서 3 만 명으로 추산되는 한국인 청년들도 포함되어 있다.
만일 부모가 서류미비자였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미국에서 태어났더라면, 비록 트럼프의 미국과 같은 잘못된 시대를 만났더라도 이런 기구한 운명이 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점에서 해당자들에게 향하는 연민과 지지가 이토록 드높게 퍼지고 있는지 모른다.   
DACA 폐지반대투쟁의 전선은 매우 두텁고도 견고해서, 또 아무 죄가 없는 '아이들과 청년들의 문제'라는 점에서 승리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그런만큼 해당자들은 캐나다행을 결심하기 전에 '여러분의 나라 미국'에서 여러분에게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싸워주기를 기대한다. 
    

 

7 Comments
kairtech 2017.09.10 13:41  
캐나다 토론토,몬트리얼의 문화차이가 생각밖으로 크다는걸
지난 캐나다출장에서 느꼈습니다
불어권의 독립성? 아니면 폐쇄성?
우리나라 호남과 영남같은 차이점이있는것같이 느껴졌는데
짧은시간에 모든걸 알기엔 힘들거같지만
캐나다 서부가 이민자에겐 더 적응하기 좋은곳같다라는생각이드네요
황당한일을 퀘벡에서 당해서리.....
sarnia 2017.09.10 14:01  
퀘벡시나 퀘벡주의 시골에 가면 아직도 불어로 이야기하지 않고 영어로 이야기하면 대답을 안 하는 것을 자긍심으로 착각하는 프랑스계 사람들이 있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제가 본 것은 아닙니다만,, 암튼 그와 유사한 종류의 붕신같은 사람들은 세계 도처에 어디에나 조금씩은 다 있지요.
토론토 밴쿠버 같은 곳처럼 이민자가 인구 절반이 넘는 대도시보다는 이민자가 거의 없는 시골이  새로 이민온 학생 아이에게는 세심한 배려를 해서 오히려 아아가 적응을 잘하는 등, 장점이 많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참새하루 2017.09.13 12:21  
제정신 아닌 트럼프가 무슨짓을 하던
앞으로 사년만 넘기면 된다는 심리가 있습니다
정권이 바뀌면 또 다른 사면이나 방법이 있겠지요
시간이 해결책입니다
FBI 국장이 트럼프에게 사면증을 준것 같습니다
탄핵은 물건너 간듯 합니다
kairtech 2017.09.13 14:10  
더이상 트럼프때문에 글로벌하게 미국이쪽팔리는건 피하자
라는 청교도출신의 동부사람들 퓨리탄의 선택일듯...
지평선너머 2017.09.14 11:42  
한국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거 한가지가
트럼프를 괴물이나 멍청이로 묘사하는 미국 주류 언론의 보도를
그대로 보도하는 국내언론을 보셔서 인거 같아요.
트럼프의 정책은 공고한 지지를 받고 있고
상당히 영리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어요.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미국 사람들도 트럼프를 지지하구요.
선거기간 중의 보도만 봐도
힐러리가 당선되는게 따논 당상인거처럼 보도됐지만.
실제는 달랐죠.
sarnia 2017.09.15 11:29  
날씨가 쌀쌀해지니
작년 늦가을 날씨가 쌀쌀해질 무렵 홀연히 떠나셨던 아빠콩님이 갑자기 생각나네요.
보랑돌이 2017.11.02 13:44  
친구한테만 들어봐도 친구는 시민권자이지만 그 친구지인은 12년을 미국에서 살아왔는데
아직도 영주권은 커녕 비자도 지금 홀딩상태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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