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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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갈등에 대하여...

필리핀 4 153

밑에 호루스님 글에 댓글 달다가, 의도와는 달리 말꼬리 싸움하는 거 같아서

제 생각을 새 글로 이야기해볼까 해요...

이는 전적으로 저의 어쭙잖은 생각일 뿐 진리나 모범답안은 아니므로,

자신의 의견과는 다른 의견에 대해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분들은 조용히 패스해주세요~~~ ^^

 

인간이 사는 세상에는 갈등의 종류도 많고 또 갈등이 끊이지도 않죠...

동서로 나뉘어 냉전을 지속하던 국제 사회는, 이제 종교 갈등의 시대로 접어들었죠...

우리나라도 좌/우 이데올로기 갈등과, 영남/호남 지역 갈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제 기성세대/젊은세대로 나뉘어 세대 갈등의 조짐까지 보이니 참 큰일이에요... ㅜㅜ

 

세대 갈등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우리 사회가 이제 노령화 사회로 접어들었으며, 수십 년 후에는 노인 인구가 더 많아져서

젊은세대가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할 것이다, 라는 정부 발표가 나오고

언론이 그것을 받아쓰기하면서 부터인 것 같은데요...

저는 그런 발표와 기사를 볼 때마다,

노인들이 거지라서 동냥질하는 것도 아니고

젊을 때 열심히 일해서 나라에 세금 꼬박꼬박 갖다 바쳤고

국민연금 열심히 낸 거 타먹는 것뿐인데, 즉 자기돈 자기가 찾아먹는 건데,

누가 누구를 먹여 살린다는 것인지, 참으로 요상한 논리라는 생각을 했어요...

게다가 수십 년 후에는 지금의 기성세대는 다 죽었을 테고

지금의 젊은세대가 그때는 노인이 되어 있을 텐데,

그리고 그때의 노인들을 먹어 살여야 한다는 젊은세대는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왜 자신이 겪지도 않는 미래의 위기에 대한 욕을, 왜 지금의 기성세대가 먹어야 하는지,

제 아둔한 머리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더군요...

결국 이는 정부가 자신들의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세대 간의 갈등을 조장해서 물 타기 하는 거라고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어요...

돌이켜 보면 이데올로기 갈등이나 지역 갈등 역시

기득권 세력이 자신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서 조작한 갈등들이었잖아요...

 

서론은 이쯤하고 제가 이 글을 쓰려고 했던 이유인

기성세대/젊은세대 갈등 문제로 집중해 볼게요...

저는 근본적으로 이 갈등은 무의미하고 공허하다고 생각해요...

사전에 나오는 기성세대란, “현재 사회를 이끌어 가는 나이가 든 세대라는 모호한 개념이지요...

젊은세대와 대립되는 개념으로써의 기성세대에 대한 정의를 내 나름대로 내려 본다면,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한 성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런데, 아래 호루스님 글의 요지가 제가 이해하기로는,

현재의 젊은세대가 이전 세대와는 다른 문제를 겪고 있는데(1)

이는 전적으로 기성세대의 잘못이므로 기성세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2)”

이런 내용인 것 같은데요...(제 요약에 오류가 있다면 지적해주세요)

저는 (1)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2)는 동의할 수 없어요...

정확하게 말하면, (2)에서 기성세대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봐요...

 

단순하게 얘기해서,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나마 민주화를 이룬 건

1980년대에 거리로 뛰쳐나갔던 지금의 기성세대들 덕분이며,

우리가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훌륭한 대통령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기성세대들이 그들을 지지하는 투표권을 행사했기 때문이잖아요?

그렇게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해 이 사회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가려고 노력해왔는데,

이제 와서 사회가 요모양 요꼴이 된 건 너희들 때문이니 책임져라,

이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정작 욕을 먹어야 하는 건 기성세대가 아니라,

자신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국민들 사이에 온갖 갈등을 조장해온

일부 기득권 세력이어야 하지 않나요?

물론 기성세대 중에는 이런 세력도 포함되어 있고,

또 이런 세력에 빌붙어서 호의호식해온 사람들도 있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누구의 아빠이거나 누구의 엄마로 살아온

평범한 소시민으로써의 기성세대들이 훨씬 더 많지요...

그런데도 모든 기성세대를 싸잡아서 한통속으로 욕하는 건 아니라고 봐요...

이런 식이라면, 일베충이 전라도 사람은 모두 홍어!”라고 욕하는 것과 뭐가 다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기성세대가 잘못이고 꼭 책임을 져야 한다면,

어떤 식으로 책임을 져야 할까요?

젊은세대들이 기성세대인 자신의 부모에게 한 밑천 챙겨달라고 요구해야 하나요?

아니면 우리 부모는 착하니까 다른 못된 부모에게 찾아가서 책임지라고 따져야 하나요?

이 얼마나 공허하고 무의미한 논쟁인가요?

 

비유가 장황했는데요... 제 의견의 요지는,

지금의 젊은세대가 이전세대와는 다른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것이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기성세대의 잘못이나 책임도 아니다,

그것은 일부 기득권 세력의 잘못이고 그들의 책임이다라는 것이에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생각해본다면,

젊은세대들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성세대인 내가 줄 수 있는 실질적이고 유효한 도움은 무엇일까?

솔직히 저는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

결국 해결책은 젊은세대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신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해야지 누가 대신할 수는 없잖아요...

일테면, 젊은세대들이 청년유니온 같은 걸 만들어서

기득권 세력에게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요구한다면,

기성세대인 저로서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후원할 수는 있겠죠...

기성세대인 나도 지금 하루 하루 살아가기가 벅찬 마당이라서

누군가를 구원해주거나 해결해줄 수 있는 능력이 없거든요... ^^;;;

 

이명박근혜 정권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사회적으로 여러 문제가 생기다보니

피로감과 짜증 때문에 무언가에게 화풀이 하고 싶은 심정도 있겠죠...

그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기성세대/젊은세대, 정규직/비정규직,

이런 식으로 국민들을 대립하게 만들고 갈등을 끊임없이 부추기고 있죠...

그래야 자신들은 책임을 회피하고 비난을 모면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말이죠... 유신정권과 전두환 파쇼 정권을 겪어본 저의 생각으로는

우리 사회는, 느리기는 하지만, 이미 민주화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어요...

제 경험으로도 그렇고, 지난 역사를 되짚어 봐도, 이는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에요...

쇼인지도 모르지만, 여당 원내대표가 공식석상에서 감히 대통령에게 대드는 일이,

그것도 새누리당 같은 극우보수정당에서 일어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그런 식으로, 느리지는 하지만, 너무 느려서 울화통이 터지기는 하지만,

유신시대나 파쇼독재시대 때보다는 그래도 빠르게, 그래도 희망적으로 가고 있다고 봐요...

비록 지금은 답답하고 암울해서 미래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밤이 깊을수록 새벽은 가까워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 할 때인 거 같아요...

 

제가 정치평론가도 아니고, 갑자기 떠오른 생각을 두서없이 정리한 글이어서

비약이 심하고 논리에 어긋나는 부분이 많아요...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

4 Comments
Robbine 2015.08.01 18:21  
필리핀님 말씀에도 일리가 있습니다. 너무 극단적으로 편을 가르는 현재의 문제점 중 하나일 수 있고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 (어줍잖게 나서서 죄송) 호루스님 말씀에도 일리가 있으며, 두 분의 의견 불일치는 논의의 범위를 서로 다르게 인식하고 시작하는 등의 포커스가 다름에서 오는 결과인 듯 합니다. 크게 보면 두 분 다 동일한 방향의 주장을 하시는 듯 보여요.


그리고 젊은 세대가 노인을 먹여살린다 그거는 정부의 이간질작전이라기 보다는 그냥 교과서적인 표현같은거 아닐까 해요. 예전에 일반사회인지 한국지리때 그런거 배웠던거 같거든요. 국민 총 인구 중 생산가능인구가 분모, 비생산인구가 분자로 가서,, 뭐 어쩌고 하는게 있는데 급속도의 고령화 진행에 따라 부양가능한 청장년층 인구 비율이 부양받는 노년층 인구보다 훨씬 많아지는 양상이 우리나라거든요. (이건 물론 대부분의 고령화 사회에 해당되지만 우리나라는 그 차이가 훨씬 심각할거 같네요. 고령화 진행속도가 세계 1위라서.. 뭐 좋은거라고 이런거도 1위네요) 그럼 사회적으로 매년 봤을 때, 청년 한 명당 부양해야 하는 노인이 0.7명이던 20년 전에 비해 3명으로 늘어난 (물론 통계근거 없고, 이해를 돕기 위해 임의로 갖다붙인 수치입니다) 현재는 생산인구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이 많아지게 되는거죠. 100만원 벌어서 10만원 세금 냈었다면, 물가변동 없다는 가정하에 100만원 벌면 30만원 이상 세금으로 내야 하게 되었으니까요.
필리핀 2015.08.01 19:47  
이 문제는 어느 한 시기만 딱 떼어서 평가할 수가 없는 거에요...

즉, 예전에는 괜찮은 세상이었는데

지금의 기성세대가 등장해서 그 괜찮은 세상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

지금의 기성세대를 비판할 수 있겠죠... 근데 그렇지는 않잖아요?

그리고... 나중에 노인들을 먹여 살려야 할 젊은세대는,

자신도 노인이 되면 어차피 젊은세대에게 부양을 받을 거잖아요...

그러면 자신들이 노인을 먹여살리는 걸 억울해 할 필요가 없는 거죠...

결국 기성세대와 젊은세대의 문제는

삶의 윤회논리처럼 끝없이 돌고 도는 것이지,

어느 한 시기의 세대만 따로 떼어내서 평가할 수는 없어요...

만약 로빈님 식으로 세대를 평가해본다면,

사실은 지금의 기성세대가 가장 억울하고 피해를 보는 세대지요...

왜냐하면, 지금의 기성세대는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들로부터는 부양을 받지 못할 최초의 세대가 될테니까요...

교과서라는 것은, 순종적인 국민을 양성하기 위한 메뉴얼 같은 거에요...

너무 믿지 마세요... ^^
jindalrea 2015.08.01 20:47  
좀 딴지같은 소리인데요..
국민 연금.. 정책 자체는 참 잘 만들었다 생각하는데..
워낙에 정치하신다는 냥반들이 선거 때마다 밑둥부터 흔들어버리시고,
관리한다는 공단에서는 제 배 불리기만 급급하고..
사실 나라가 보장한다, 약속한다 해놓고 말 바꾸는 것도 한두번 본 것도 아닌지라..

지금의 노령화 속도, 경제 위기의 장기화, 빈부격차의 심화가 지속 된다면,  사회 안전망으로의 국민 연금은 실효성의 한계에 다다르지 싶습니다. 그냥 제 생각은 그래요.. 음.. 갑자기 퇴근하고 싶네요..
필리핀 2015.08.01 21:19  
우리나라의 복지 정책이라는 게

기득권자들을 위한 정책만 세우면 욕 먹으니까

구색 맞추기로 급조된 측면이 너무 많아요...

한 가지 예로 김대중 정부인가 노무현 정부 때,

사망위로금으로 건강보험에서 1인당 30만원인가 주는 제도를 시행했는데,

이게 이명박 정부 들어서 없어졌어요...

그래서 제가 건강보험 측에 왜 없어졌나고 문의하니까,

금액이 너무 적다는 항의가 쏟아져서 없앴대요... ㅡ,.ㅡ

아니, 이게 말이에요 방구에요?

금액이 적으면 인상을 해야지, 없애다니...

지금 이 나라 정부의 수준이 이렇답니다... ㅜㅜ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사람도 많을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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