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만 빼고!
‘민주당만 빼고’라는 칼럼을 쓴 교수와 그걸 게재한 언론사를 민주당이 고소했다. 집권당이 할 짓이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민주당은 고소를 취하했다. ‘민주당만 빼고’라는 말은 평소라면 ‘잘 좀 해라’는 긍정적 비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총선이 코앞인 상황에서는 ‘그것밖에 못 하냐’라는 배타적 비난일 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왜 탄핵 소추 당했는지 잊었는가?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도 하루아침에 쫓겨날 수 있는 게 선거판이다. 너 죽고 나 살자는 막가파식 전쟁은 이미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 민주당이 집권당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기는 하는가? 국회는 여소야대여서 선거법 하나 개정하는데 1년 이상 허비하고, 청와대는 검찰의 칼춤에 난도질당하는 판국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만 빼고’는 거대 권력에 저항하는 지식인의 선언처럼 위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신의 당파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선동일 뿐이다. 차라리 ‘OO당을 찍자’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훨씬 정직하고 양심적인 태도 아닐까?
나는 대한민국 정치가 발전하려면, 잘못한 일을 비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한 일 칭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태에서 거론되고 있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는 전광훈이나 진중권처럼 저렴한 언어로 마구잡이 독설을 배설하라고 존재하는 게 아니다. 자신의 생각과 상상력을 거침없이 발휘하여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데 기여하라는 것이다. 봉준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