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가에 바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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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국가에 바라는 것들

호루스 3 159
나 역시 무상으로 혜택받은 것은 대한민국 평균 성인 남여의 그것과 거의 같다.
 
내가 낸 세금을 생각해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하면 20세가 되기 이전까지 세금을 내지 않으면서 그래도 사회간접자본을 이용해왔으니(치안이나 소방, 도로, 국방 등) 현재 내가 누리고 있으며 과거에 누려온 것, 그리고 늙어서 또 세금내지 않고 누리게 될 것을 생각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아마 남자가 고졸이면 23세 부터 55세까지 약23년, 대졸의 경우 27세부터 55세까지 19년 정도 직접적으로 국가 유지를 위한 경제 활동을 한다. 거기에 병역기간 2~3년 정도를 고려하면 고졸은 25년 내외, 대졸은 21년 내외가 될 것이다. 은퇴 후에도 이런저런 경제활동을 하면 30년 정도 할 것이다.
 
현재 한국 남성 평균 연령이 70세가 넘는다. 25년 국가 유지를 위해 힘쏟고 그 간접혜택은 70년 평생을 받는다. 결코 부족한건 아니다.
 
거기에 철도나 지하철, 버스, 수도, 전기, 하수도 모두 원가율 100미만이니 이또한 결국 혜택이다.
 
그러함에도 나는 국가에 바라고 싶다.
 
사회적 공포에서 벗어나게 해달라는 것.
 
내가 사고를 당하거나 큰 병에 걸려 경제 활동이 불가능해지면 개인의 고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파탄나고 내 자식은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해 차후 당대 빈곤층 전락과 차세대 빈곤층 예약이 될지 모른다는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다.
 
도둑이나 강도, 화재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는 경찰 서비스와 소방 서비스의 혜택을 받고 있듯, 좀 더확대된 교육 정책과 의료 정책을 지원받고 싶다.
 
단적인 예로 사교육비 추산액은 22조 정도인데 이나마도 신뢰성에 많은 의문을 갖게 한다. 사교육비는 더 나올 것이란 추정이다. (왜 그런지 자세한 내용은 검색해 보시길, 미주알고주알 쓸수는 없으니까.)
 
참고로 공교육 예산은 41조원(2011년) 정도다. 사교육비를 공교육비로 더 투자할수 있다면?
 
의료보험을 보자.
 
2008년(최신 자료를 못찾겠다.) 기준 국민 건강 보험은 26조원을 진료비로 사용했다. 이에 반해 민영의료보험은 10조원 규모 정도의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급률은 국민건강 보험 104%(내가 보험료 납부시 100원을 내면 104원 받음, 이게 가능한 이유는 보험료 외에 국고보조금 등이 있다.)이고, 민영의료보험 60%다.
 
사교육비와 민영의료보험이 아무리 원가절감과 효율성을 강조한다고 해도 절대로 공교육과 국민건강 보험의 효율성을 따라올수 없다.
 
왜냐하면 이 역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무시할수 없으며, 게다가 사교육이나 민영보험은 이윤을 남겨야 한다. 보험회사의 화려한 빌딩과 멋진 양복을 차려입고 고액 연봉을 받는 직원을 유지하려면 당연한 결과다.
 
그래서 나는 세금을 더 내고, 의료보험비를 더 내더라도 그 보장성이 충분히 확대되길 바란다.
 
특히 교육의 경우, 학교 교육이 점수따기를 위한 기관인지, 아니면 전인교육을 위한 것인지 명확하고 확고한 기준을 가지고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림 없는 운용을 원한다.
 
아예 점수따기를 위해 학원만큼 맹렬히 공부를 시키던가, 아니면 좀 더 인성에 힘을 쏟든가 말이다.
 
성인이 되어 뒤돌아보면 학교 점수가 사회 점수가 아니라는것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나? 애초에 SKY 아닌 이상 본인의 운명이 학벌로 크게 운명 지워지던가?
 
차라리 인간관계 원만하고 남에게 덕을 베풀줄 아는 이가 우리 사회에 더 필요한 것 아니던가?(요즘은 이런 사람을 아주 호구로 아는 세태다.)
 
이런 사회를 이루기 위해서는 신뢰가 필요하다.
 
신뢰가 없이 이러한 국가 운영이 가능할까?  앞서 썼지만 70년 살면서 사회에서 음으로양으로 받는 혜택을 생각못하고 지금 당장 내 주머니에서 빠져 나가는 돈만 아까운게 인간이다.
 
내가 어려서 병원 이용한 것, 늙어서 병원을 이용할 것(한번 병원가봐라. 노인 천지다.)은 생각 못하고 지금 건강한데 돈내는게 아까워서 환장하는게 인간이다.
 
공교육 놔두고 사교육비 투자해서 친구 앞지르려고 하는 이기적인게 바로 인간이다.
 
까놓고 얘기해서 내가 과외받으면 옆 친구가 가만 있나? 결국 무한 경쟁, 그것도 공부 경쟁이 아니라 돈지랄 경쟁이다. 그럼 돈많은 부자를 이길 정도로 그대는 돈 많은가?
 
포카판 돈지랄 하듯 사교육비 경쟁해서 이길만큼 그대는 부자인가? 그러함에도 쪽집게 강사를 찾아헤매고 학교 선생을 꼰대로 알고 있으니 성적이 그 모양이지.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돈을 더 내더라도 교육과 의료가 확대되어 내가 만일의 불행을 당하더라도 그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혜택은 나보다 못한 이에게 더 갈 것이다. 그러나 나보다 더 부자인 이는 나에게 혜택을 줄 것이다.
 
그리고 그 혜택을 받기보다는 베푸는 위치에 서고 싶다.
 
그게 바로 '성공한 인생'일 것이므로.
3 Comments
세일러 2012.06.23 22:16  
공감합니다.
교육문제가 사실 매우 중요한데, 근본적인 문제의 핵심이라 보기 때문입니다...
sarnia 2012.06.24 15:13  
대한민국방에 오랜만에 들어와서 좋은 관점을 가진 글을 읽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많이 공감하고요. 언젠가도 말했지만 적어도 <무상의료-무상교육은 소득과 계층차이에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평등하게 누려야 할 당위적 기본권이라는 사회적 동의>가 좀 더 일반화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당위적 기본권에 바탕을 둔 복지제도는 수혜가 아니라 권리라는 것,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공동체가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의무라는 것, 개별적 가치에 의해 판단하기 보다는 inclusive 한 철학에 의해 복지개념이 확립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하겠지요.

아직도 평균 이상으로 발생한 소득, 또는 불로소득을 사회와 무관한 개인의 독점적 성과물로 보고 그 소득 전액에 대해 계급적 권력을 행사하려는 발상이 횡행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냥 조용히 그 돈이나 챙겨가면 좋은데...... “혜택이 습관되면 노력 안하고 더 가난해 진다”는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개똥철학까지 읊어대면 참 점입가경이지요.     

참고로 저는 대한민국에 살지도 않으면서 직접세 꼬박꼬박내는 납세자 입니다.
먼지 2012.06.25 00:17  
국가가 아니라 정부겠지요.
 정부가 국가의 성격을 외부에 나타내고 정부는 국민이 만들지요.
 즉 정부의 성격과 수준은 국민의 성격과 수준을 대변하는 것이고요.
국민은 나와 너이고 나와 너가 국가이지요
즉 나나 너가 없으면 국가가 성립 안되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너만 잘하면 된다고 말합니다.
당신에게 나는 너가됩니다.
. 뻔한 예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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