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년 전 오늘 (9 월 2 일),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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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년 전 오늘 (9 월 2 일), 기억하시나요?

sarnia 12 360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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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 1 일은 대한힝공 007 기 격추 30 주년이 되는 날이다.

그렇다면 9 2 일은 무슨 기념일일까?

 

기억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겠지만

9 2 일은 대한민국 정부가 자국 국민 21 명의 목숨을 스스로의 힘으로 지켜 준 날이다.

그 대한민국 정부는 2013 년에 존재하는 현재의 정부가 아니라

2007 년에 존재했던 과거의 대한민국 정부다.

 

지금으로부터 6 년 전인 2007 9 2 일 

아프카니스탄 피랍자 잔존인원 19 명이 석방되어 돌아왔다. 피랍 51 일만이다.

인질들이 전격 석방되기 며칠 전

세계는 AFP 통신발로 보도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탈레반 성명을 읽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The decision to free thepair had been made by the Taliban leadership council, headed by Mullah MohammadOmar, as a gesture of goodwill towards the Korean people and South Koreandiplomats negotiating for the hostages' release.”

‘한국 국민들과 협상단을 향한 탈레반 지도위원회의선의의 표시’ ‘한국 국민과 탈레반의 좋은 관계를 위하여’ (Sake for good relationship betweenKorean people and Taliban) 등의 우호적인 표현이 탈레반 대변인을 통해 나온 것은 천만 뜻밖이었다. 한국 국내에서 미국책임론이제기되고 미국의 아프칸 침략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여론이 가시화된 직후였다. 

탈레반 지도부의 이 같은 발언들은 ‘인질들의 기독교 선교행위를  적대적 선전포고로 본다’는 종래의 입장을 뒤집는 변화로 이 때부터 인질 살해가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가능하게 했다.

당시 탈레반은 철저하게 명분을 중시하는 이념형인물들이 주도했던 전투적인 조직이었다. 그들은 샘물교회 선교단을 종교개종공작을 위해 적국에서파견된 문화간첩들로 규졍했고 전원 처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로 두 명이 살해됐다.

그런 그들이 마음을 바꾼 것은 무슨 이유때문이었을까?

다시 말해 탈레반이 당초의 내렸던 '인질처형' 의사결정을 스스로 뒤집을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한 최대의 공로자는 누구였을까?   

첫 번 째 공로자는 말할 것도 없이 대다수 한국 국민 과 네티즌들이었다. 그들은 팔을 안으로만 굽히지 않고 냉혹할 만큼 차분한 이성으로 사태의 본질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았다.  

한국 개신교 주류의 공격적인 해외전도행위를 명렬히 비난하는 압도적인 국내여론을 세계는 경이로운 눈으로 보며 긍정적인 평가를해 주었다. 이것이 세계 각국의 무슬림들 마음을 움직였고, 이들이 행사한유형 무형의 압력이 탈레반으로 하여금 인질 처리 지침을 ‘적성국 이교도들에 대한 보복 응징’ 차원에서 ‘실리획득과 정치적 프로파겐다’ 차원으로돌려놓는데 중요한 작용을 했던 것으로 판단한다.

이때도 보수논객 김동길씨나 새문안교회 목사  이수영 같은 사람들은 탈레반을 악마로 규정하며 국내의 반 기독교여론을 피도 눈물도 없는 안티기독교와 좌파의 선동으로 몰아부쳤었다. 확신하건대 만일 그때 김동길 이수영 류의 탈레반 비난 아우성만이 국내여론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었다면 인질들은 살아남기 어려웠을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일생에 도움이 안 되는 것들은 여전히 도움이 안 된다.

두 번 째 공로자로,,, 당시의 정부협상단, 국가정보원, 외교통상부 그리고 청와대관계 참모진을 칭찬하고 싶다. 그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주도 면밀하게 추진한 협상공작이 아니었다면 인질들이  풀려나기란 난망했을 것이다. 물론 정부의 판단착오는 있었다. 협상 초반,미국과 아프칸 괴뢰정권의 속셈을 간파하지 못하고 시간 낭비를 하는 바람에 인질 두 명이 희생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여기서 우리가 잊을 수 없는 대목이 있다.

당시 미국의 부시 정권이 한국정부의 인질석방을 위한 노력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방해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인질들의 틀림없는 죽음을 몰고 올 가즈니 주 탈레반 거점에 대한 NATO 군의 대대적인지상군 공격을 감행하려고 시도하다가 한국 정부의 거센 반발로 계획을 취소한 적도 있다

그뿐이 아니다미국은 한국 정부의 협상단과 탈레반 대표들간에 인질 석방을 위한 직접 협상이 가시화되자 전선 여러 곳에서 탈레반 게릴라부대에 대한 파상공세를 강화해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는 위험한 짓거리 마저 서슴지 않았었다. 외교라인을통해서는 탈레반에 단 한 푼의 몸값도 지불할 생각을 말라는 압력도 가해졌다

개새끼들......

이런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국정부는 인질협상을  거의 독자적인 노력으로 추진하고도 비교적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인질들을 구출하는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한국정부는 미국에게 빚을 지지 않았다. 전화위복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미국이 아프칸 괴뢰정부를 앞세워 한국정부의  애원에 가까운 간곡한 요청을 야멸차게 무시하고 따돌린 행위는 오히려 그들이 우리에게 두고 두고 갚아야 할 악성 부채로 남았었다. 물론 미국의 한국에 갚아야 할 이 악성부채는 이명박과 박근혜가 조건없이 탕감해 준 꼴이 되긴 했지만……

인질들이 무사히 풀려나오는데 공을 세운 세번 째 공로자로,,,노무현 전 대통령 개인을 들지 않을 수 없다.

탈레반 지도부에게 보낸 마지막 호소문은 비록  당시 청와대 대변인이던 천호선 씨의 입을 통해 발표되기는 했지만, 그 글을 그가 직접 밤을 세우다시피하여  작성했다는 사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일화다

생명에 대한 본능적 애정에서 우러나온 듯한 이 호소문은 절심함에서 나온 정직함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었다.  그는 미국과의 외교마찰을 각오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했다.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요구를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 호소문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부에 직접 호소하는 형식으로 발표됐다.

이 호소문이 전 세계에 타전되고나서,, 탈레반은 인질처리지침에 대한 그들의 입장을  완전히 변경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싸르니아는 친노가 아니다. 개인으로서의 노무현에게는 일단의 장점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은 좋아하지 않았다. 지금이라고 해서 별로 달라진 것도 없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적어도 2007 여름,,,,,, 피랍된 스물 세 명의 목숨을 구하기 위한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노력 안에서, 그는 그 나름 대통령으로서 할 부분의 역할을 최선을 다 해 수행했다는 점이다.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이고 잘한 것은 잘한 것이다. 

웃기는 일화가 있는데, 당시 전두환 씨가 기자들을 모아놓고 자기가 왕년에 공수훈련도 받고 했으니 직접 가서 인질들을 구출하고 싶다는 소리를 늘어놓기도 했다. 그는 사건이 종결되고 나서 이런 소리를 또 늘어놓았었다. 

"이번에 말이야.. 우리 정부, 정말 잘했어.. 뭘 어떻게 했는지 모르지만,,,,,," 

 

암튼

6 년 전 오늘 아침,

잔존 인원 열 아홉 명이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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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1: 본문 내용 중 일부는 제가  당시 작성했던 글을 재인용 표시없이 재편집한 것임을 알립니다.

알림 2: 사진은 펌사진인데, 인물 중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두 분은 당시 현장에서 돌아가신 분들입니다.



12 Comments
jindalrea 2013.09.02 09:11  
잘 읽었습니다. 사진 보는데 눈물이 나서 길게는 못 쓰겠어요..
sarnia 2013.09.02 10:18  
너무 많이 울지는 마세요. 제이님,,,
딴 이야기로 분위기 바꾸어볼까요?

나이 지긋한 어떤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대한민국 국회에 이석기같은 사람이 진출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얼마나 쿨한 일이냐고요.

지난 20 여 년 간,, 대한민국이 얼마나 톨러런스하고 자신감있는 민주사회로 정착해 왔는지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지요.

내란을 한 건 박정희 전두환 같은 넘들이고요.
이석기는 그냥 사이비 종교의 몽상가 정도지요.
생각과 발언이 내란? 장난하나요?
싫으면 통진당 안 뽑으면 그만이죠.
그래도 몇 명 뽑히면 사이비든 친북이든 뭐든 엄연한 하나의 소수 의견 집단이 국회안에 존재하는 걸로 쿨하게 용인하면 되는거고,,

그걸 가지고 마치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고 있는 일부 사람들
그걸 이용해 반대자나 때려잡는 후진사회로 대한민국을 끌고 가려는 보수정치세력

이런 피플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이라는 학급의 반 평균 성적을 떨어뜨리는, ... 학생들이지요.
세일러 2013.09.02 15:41  
문제는 그런 애들이 늘 학급반장을 맡아서 설친다는 것.
반애들이 그런 애들을 또 뽑아준다는 것.
호루스 2013.09.02 19:27  
당시 정황을 고려하지 않고 객관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전 그들이 한명도 살아돌아오지 못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항상 꿈에도 그리는 천국행 티켓을 순교라는 이름으로 거머쥐는데, 사실 교회입장에서는 기쁘게 찬양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더라구요.

당시 교회에 대해 여론이 단결해서 비난할걸 보면 적어도 교회가 영혼구제가 아닌 예수 영업에 열중한 결과라는게 빤히 보이죠.

그때 여론이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가 유행이었는데, 인질때는 그런 소리 전혀 없었거든요.

6년전을 기억해야 한다기보다 여전히 영업에 열중하는 대형 교회에 대한 지탄이 더 앞서야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어떤 기자나 칼럼니스트가 이런 글을 썼다면, 말미에 꼭 생존자들에게 "누구 땜에 살아올수 있었는지?"를 묻는 인터뷰라도 넣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매자 2013.09.02 19:39  
분당 샘물 교회  그 사건 이후에도 수차례 보내더군요
호루스님 글에 전적 동감 합니다
jindalrea 2013.09.02 21:58  
저는 저분들이 절대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들의 신앙은 젊은 생명을 사지로 내몰며, 자신의 것만 옳다 주장하라 가르침으로..
인간의 사고를 편협하고 수동적으로 만듭니다.
하지만, 타인에 의한 죽음과 공포에서 시간을 보냈을 저들이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국가가 해야하는 최상의 의무..국민을 보호하는 의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호루스 2013.09.03 07:34  
국가가 최선을 다한건 당연히 칭찬받아야죠. 그게 국가의 존립 기본 이유이기도 하니까요.

다만 제가 비난하고 싶은 것은 인간의 생명을 이용해(구원, 영생불멸?) 도가 넘는 지나친 영업을 하는 대형 교회들에 대한 비난이고 비판일 따름입니다.
jindalrea 2013.09.03 08:42  
네..호루스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

한국의 많은 대형 교회들은.. 너무 상업화되고, 본분을 잊은 것 같아요..
도덕성의 붕괴도 말할 것 없고요..

외국의 경우도 비슷한지 궁금해지네요..
혹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알려 주셔요~! (__)(^^)
sarnia 2013.09.03 00:07  
좋은 아침 입니다..

저들의 가장 큰 잘못은 ‘무지했다’는 점 일 겁니다.  나토군 무장병력 조차 수도 카불 이외의 외곽 거점으로 이동할 때는 육상운송수단이 아닌 공격용 무장헬기나 수송기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이런 판국에 적성국의 민간인들이 대형관광버스를 전세 내 가장 위험한 루트를 이용, 칸다하르 까지 장거리 육상여행을 강했했다는 거 자체가 한심하게 짝이 없는 행동이었지요.

사건 초기 엔테베식 구출작전도 논의됐는데, 이런 작전은 곧 반대에 부딪혔습니다. 성공 가능성도 없을 뿐 아니라, 무고한 주변 주민들의 목숨까지 희생시키면서 그런 위험한 작전을 펼 수 없었겠죠.

당시 미국은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있었는데, 인질-수감자 교환이나 몸값 지불은 불허한다는 거 였지요. 그 전에 이태리 기자와 탈레반 수감자의 one time deal 교환이 이루어 진 후 이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당시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이유 중 하나가 여기 올린 저 단체사진,, 출발 전 인천공항인데 ‘위험국 여행자제 안내판’ 앞에서 찍었다는 저 사진 때문입니다.

어쨌든 중요한 건,,

그 때의 대한민국은 국민여론이나 정부기능이 비교적 제대로 작동했다는 것이죠.

만일 박근혜 정부 때 저런 일이 벌어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재발방지약속을 문서로 보내오지 않으면 탈레반과의 협상은 없다” 고 고집을 부리다가 인질들을 다 죽였을 게 거의 틀림없겠지요.

탈레반과의 직접협상을 방해하는 미국정부와 거의 맞짱뜨다시피하면서 결국 직접협상을 성사시킨다는 건 아예 상상조차 할 수 없었겠죠.

저는 이게 저 사건을 바라보는 첫번째 키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 친구들 중 상당수는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고 하니까 그냥 빠른 쾌유를 기원하는 수 밖에는 없고요.

당시 한국교회는 저들을 살려낸 국민들과 당시 정부에 사의를 표했는지, 교회 관계자들이 저 사람들을 데리고 봉하마을에는 참배를 갔는지, 교회에 대한 구상권은 설정되고 집행됐는지,, 이런 게 조금 궁금하긴 하군요.
다람쥐 2013.09.03 07:03  
국민은 국가를 버릴 수 있어도,
국가는 단 한명의 국민도 보호해야 한다는 기본적 생각에 충실했네요.

그나저나, 한국의 개신교는 성경을 뒤집어서 알키나?
모든 인간이나 세상 만물이 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고
이슬람 또한 하나님이 만드신 것인데,
더구나 이슬람 백성은 이스라엘 백성이랑
한국의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민 처럼 같은 민족인데
멀 전파 한다는 건지......

같은 민족이 같은 하나님을 믿는 다른 종교일 뿐인데.....
멀 그리 전파를 한다는 건지.....
정말 무식해도 너무 무식한 한국 개독교...
bonvivant 2013.09.03 10:10  
이왕이면 노통이 쓰신 그 절절한 호소문도 읽고 싶군요...
웰리 2013.09.03 14:46  
“대한민국이 할 수 있는일과 할 수 없는 일이 있으니. 우리가 할 수 있는 요구를 해 달라”
어느 대통령이 이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생전에 그분에 대해 몰랐던게 참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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