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이니까 대민방에서도 서로 미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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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니까 대민방에서도 서로 미소를......

sarnia 6 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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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성탄절은 예수선생께서 탄생하신 날이라고 합니다. 


근데,,,,,, 조금 이상한 게 있습니다. 


예수선생의 image를 재창조해 기독교를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제작했던 창업주 바울은 이상하게도 그의 탄생 이야기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바울은 자기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예수라는 인물의 역사적 행적에 대해 거의 관심을 표명한 적이 없었습니다그는 예수선생의 고향이라든가그가 십자가에 매달렸다는 골고다언덕 같은 곳에 가 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심지어 예수선생의 무덤에도 가지 않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예수선생이 언제 어떻게 탄생했느냐 하는 문제가 바울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바울은 왜 예수선생의 탄생 이야기를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바울은 자신이 재창조한 예수선생을 역사적 인물로서 전파할 의도가 없었던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럴 의도가 있었다면 그는 예수선생의 아이디(출생증명서와 생활기록부) 부터 만들어보려고 노력했을텐데 전혀 그런 노력을 한 흔적이없습니다


그는 자기가 직접 쓴 편지인 갈라디아서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인 후에도 3 년 동안이나 예루살렘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사도행전을 쓴 후대의 기록자는 갈라디아서를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가서 제자들을 만났다고 거짓말 기록을 한 셈입니다


이제는 신학자가 아니더라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동의하는 것이지만,,,,,,


바울시대에 예수의 동정녀 탄생 신화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 건 나중에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부활 이야기 역시 예수-바울 시대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았는데, 후대에 마치 부활 이야기가 원래 있었던 거처럼 이야기를 꾸며 놓은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하기도 하지만 지금 부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오늘은 예수선생 생신으로 그 주제를 제한하고 부활 이야기는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생일잔치에 와서 초상난 이야기하는 건 어울리지 않습니다.  


싸르니아가 작년 성탄절 무렵에 성서를 열심히 읽으면서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기독교경전 (일부 오만한 기독교인들이 신약이라고 부르는) 본문 중에 가끔 등장하는 그 경위는 이러하니라~” 라는 문장을 조심해야겠구나,,, 하는 것 입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스토리 두 개를 앞뒤가 맞도록 연결시키려 할 때 기독교경전에서는 항상 그 경위는 이러하니라~” 라고 하는 접속문장이 삽입됩니다.  


크리스마스니까 마태오복음을 예로들자면, 그 문서의 1 장 17 절과 18 절 사이에도 "그 경위는 이러하니라~" 라고 하는 수상쩍은 접속문장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잘 알다시피 마태오복음 1 1 절부터 17 절에서는 예수의 족보를 나열했습니다.누구는 누구를 낳고 누구는 누구를 낳고 계속 이어지다가 그 장 맨 마지막에 느닷없이 요셉의 아버지가 요셉을 낳은 게 아니라,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다고 써 놓았습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낳은 게 아니라 며느리의 남편을 낳았다니 이게 무슨 희안한 어법인가 !! 하고 순간적으로, 그리고 새삼스럽게 놀랐었습니다. 여기에는 틀림없이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작년 크리스마스 무렵 이 절을 읽으면서싸르니아는 마태오복음 1 장부터 17 장을 쓴 사람이 예수선생께서 혼외 임신을 통해 탄생했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일 거라고 추정했습니다


혼외 임신은 고대유대율법이 지배했던 지역에서 당연히 비합법 임신인데, 비합법 임신이 동정녀 임신으로 둔갑하게 된 계기가 단순히 히브리어 ‘젊은 여자 (almah)‘그리스어 처녀(parthenos)로 잘못 번역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입니다. 잘못 번역했다면 우연한 오역이 아니라 의도적인 오역이었을 것 입니다.  


예수선생의 족보에 처지가 비슷비슷한 여인 세 사람이 등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다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느닷없이 마리아라는 여자 이름만 족보 맨 마지막에 혼자 등장하면 어색하고 이상하니까 앞에다가 다말, 라합, 밧세바 등 세 여자를 일부러 끼워넣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번개처럼 함께 떠 올랐습니다.


(싸르니아는 혹시 천재가 아닐까요??)


공교롭게도 세 여자 모두 ‘비정상적 여인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다말은 시아버지와 섹스해서 임신하는 바람에 예수선생의 조상이 됐습니다. 라합은 거리의 여자 출신입니다. 밧세바는 남편이 소속된 군대의 통수권자인 킹 데이빗과 부적절한 로멘스를 벌였습니다. 로멘스로 끝난 게 아니라, 밧세바의 남편이 죽임을 당하는 치정살인사건까지 일어났습니다.   

 

싸르니아의 추측이 맞을 겁니다. 마태오복음의 필자는 '비합법적 임산부' 마리아에게 집중되는 독자들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비슷한 처지에 있는 다른 세 여자를 족보에 함께 등장시켰을 것 입니다. (물론 제 추측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로서는 불행한 처지였던 세 여인을 등장시키는 것을 통해 낮은 처지로 강림하신 예수선생의 슬픈 image 를 감동적인 방향으로 극대화시키는데 까지 성공했습니다불행함과 불쌍함을 위대함으로 멋지게 승화시킨 것 입니다. 마태오복음의 필자가 놀라운 예지력과 문학감각을갖춘 타고난 대문호가 아니라면 이런 성공은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18 절부터 25 절까지는 앞의 1 장부터 17 절까지의그 이상한 족보 이야기를 토대로 너무도 유명한 동정녀 탄생스토리가 이어집니다.


전혀 주제가 각각 다른 두 이야기, 1 절부터 17 절까지의 족보 이야기와 18 절부터 이어지는 동정녀 탄생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연결시키기 위해 18 절 부터의 이야기를 쓴 필자는 예의 다음과 같은 접속문장을 17절과 18 절 사이에 끼워 넣은 것 같습니다.


“그 경위는 이러하니라……”


이 접속문장 덕분에 오늘도 사람들은 예수선생의 조상 이야기와 탄생 이야기를 자연스러운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다만 매우 아이러니하게도 오늘의 기독교를 각본-연출한 바울 감독께서는 기독교의 주연배우 예수선생의 탄생스토리를 전혀 몰랐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울이 예수선생의 탄생스토리를 몰랐건,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건, 어쨌건,, 


싸르니아는 여전히 예수선생의 생신을 제 생일 다음으로 즐겁게 축하합니다. (참고로 제 생일은 9 월 21 일 입니다)  


중요한 것은,


Do not stay so blind. 


그래야 여전히 성탄절을 즐겁게 축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막다른 골목에 몰린 기독교가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하누카 


6 Comments
참새하루 2014.12.14 10:19  
해피 하누카 축제를 오늘 공원에서 성대하게 하는걸 봤습니다
유태인들에게도 큰 명절인가 봅니다

sarnia님의 기독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놀랍습니다

저도 한때 젊었을때 관심을 가졌었는데
지금은 시들해져서 예전의 그 열정은 사라져 버렸는데...

그저 좋은게 좋은거다... 이게 늙어가는 모든 이들의
공통된 증상인데... sarnia님은 조금 특이하신 체질이신듯^^

동정녀 탄생 신화는 당시 중동지방의 유명인사라면
다들 갖는 탄생 신화라고 보는데 동의합니다

이곳 시카고에도 유독 한국 개신교회에서
할로윈축제를 악마숭배시 해서
할로윈 당일에 아이들을 교회에 모아놓고 파티를 벌입니다

애들이 할로윈 당일 사탕 얻으로 못다니게 할려고 말이지요

정작 청교도 신념의 기독교인들이 세운 미국에서
할로윈을 부담없이 즐기는데도 말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크리스마스나 부활절역시
로마 동신제나 기타 태양신 축제일에서 비롯된것을
어떻게 설명할런지 조금 당황스러울텐데 말입니다

종교와 정치는 늘 조심스러운 주제라
대한민국 방이라도 부담스러울텐데
꿋꿋하십니다 ^^


그래도 2천년의 역사와 조직과 체계를 이룬
성공적인 종교이니 만큼
그 파급력은 인정해줘야 할듯합니다

이번 성탄절에도 친척들 모여서 저녁식사를 하겠네요
일년중 몇번의 홀리데이중에 가장 성대한 가족모임이겠지요

저도 메리  크리스마스 여러분
sarnia 2014.12.14 11:03  
계신 곳이 여기보다 두 시간 빠른가요..

미국이나 캐나다나 한국교회는 다 거기서 거기인 것 같습니다. 미국 개신교 주류가 보수적이라고하지만 제가 올린 정도의 이야기는 일반 교인들도 다 웃으면서 받아들이는데 말이죠.

한국교회에서라면 예수선셍이 혼외임신으로 출생했다고하면 선성모독으로 여길 것 같아요. 만일 교회 off 에서 저런 소리를 했다간 그 자리에서 쫓겨날지도 모르겠죠. 예수선생은 젊은 시절 싯다르타처럼 삶과 우주의 본질을 깨달은 성인으로 보는 게 맞겠죠.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듯이 누구나 예수가 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그렇게 될 가망이 없는 것 같긴 하지만,,,)

종교롤 종교답게 받아들여야하는데, 종교권력이 만든 교리가 1700 년 세월동안 얼마나 강력하게 사람들을 세뇌시켜놨는지 정말 전율을 느낄 정도입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세뇌를 당하다보니까 얼토당토 않은 소리를 ‘종교적 진리’로 믿는 인식왜곡현상이 아예 밈 유전자가되어 대대손손 전이가 되는 것 같아요. 점점 줄어들어 극소수가 되었긴 하지만 창조과학한다는 사람들 보세요. 멀쩡하게 박사학위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바보같은 소릴 늘어놓고 있는 걸보면 기가 찰 때가 많지요. 아직도 제사지내는 걸 우상섬기는 건 줄 알고 있는 교인들도 마찬가지죠. 할로원 때 아이들을 교회축제에 안 보내는 미국내 한인기독교인 부모들도 마찬가지구요.

그나저나 이 글은 그냥 대민방에 넘 오랫동안 안 들어오다 연말 인사겸 Hi 하는 마음으로 올린 겁니다 ^^
필리핀 2014.12.14 15:32  
예수님 탄생에 얽힌 비화는 사생활이므로

너무 깊이 파헤치면 안 될 것 같고요...

(2천년 전에 돌아가신 분이긴 하지만

지켜드릴 건 지켜드려야지요... ^^;;;)

신화에 정통한 분의 말씀에 의하면,

예수님의 탄생일은 12월 25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예수님과 그를 추종하는 세력이 당시에는 엄청난 박해를 받았는데...

워낙 민중들에게 인기가 많자,

위정자들이 통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 신화화하는 과정에서 

당시 최고 명절이었던 동지(우리가 팥죽을 먹는 그 동지!)에

예수님 생일을 덧씌우기한 거랍니다...

암튼, 엉뚱한 날에 전 세계인들이 합동 생일잔치를 벌이는 걸...

하늘나라에서 지켜보시는 당사자의 기분은 어떨지 궁금합니다요... ㅎㅎ
jindalrea 2014.12.14 19:01  
저 어릴 적부터 성탄절은..
아이들에게 선물을 하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고
맛있는 거 먹으면서 노는 즐거운 날이지요..

추운 겨울.. 서로에게 화사하게 웃으며
"메리 크리스마스~"라 인사하는 거.. 참 좋습니다.

어렵고 힘든 누군가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다면..우리도 스쿠루지 할배처럼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사람이 돈보다 권력보다 먼저였던 저의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
sarnia 2014.12.21 11:48  
근데 순서가,,,
스쿠루지 할배는 일단 악몽을 꾸고나서, 어렵고 힘든 누군가의 손을 잡아줄 수 있었던거죠 --

크리스마스 다음 날이 박싱데이입니다.
원래 의미는 좀 다르지만 크리스마스 때 받은 선물들 boxing 해서 (상자에 넣어서) 좀 더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날로 널리 알려져 있지요.
실은 상점들이 재고처리하는 날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요.
Robbine 2014.12.24 11:15  
대민방 오랜만에 왔더니 글이 쌓여있네요.
저 이런 글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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