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캐모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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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5 22:24
다들 한 해 마무리 알차게 잘하고 계시나요?
자주 들어와서 글도 읽고 남기고 싶었는데
사실 제 요즘 상황이 컴퓨터를 거의 못(안)하는 상황이라...ㅠ
회원님들은 다들 2009년 남은 날들 잘 지내고 계시는지 궁금해
컴퓨터 켜자마자 바로 글 남깁니다 ㅋㅋ
저는 올 한 해 2009년은 제 생애 가장 최악의 한 해라서
지금 2010년이 오기만을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어요
오죽하면 제 주변 친구들이
너 올해 굿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너무할 정도로 되는 일이 없다
반 농담처럼 걱정할 정도로 2009년은 제게 정말 잔인한 한 해였습니다
뭐 대충 굵직한 사건들만 얘기하자면
1월-교통사고를 당해 허리를 정통으로 다침. 근 한달간 통원치료. 병가는 커녕 마침 회사도 정말
바쁜 때라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울며 야근함.
4월-2년 동안 짝사랑한 애가 다른 여자와 홀랑 결혼해버림.
7월-갓 끓인 라면 냄비를 왼쪽 다리에 날림. 마취제도 진통제도 없이 의사 님이 화상으로 죽은
피부를 긁어내는데 눈앞에서 별이 튀고 오로라가 펼쳐지는 진귀한 경험을 함.
극심한 고통으로 의사 멱살 잡을뻔함.ㅠ 피부가 벗겨진, 새빨간 생살이 드러난 다리를 봤을 때의
그 정신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 ㅠㅠ
1주일간 입원하고 3주간 집에서 요양. 화상 치료는
할 때마다 너무 아파 눈물, 콧물을 아낌없이 쏟아냄.
10월-회사 디자이너님과 대판 싸우고 둘이 사이좋게 사표를 날림.
디자이너 분은 나보다 9살이 많은.
나보다 낮은 직급으로 들어오셨음. 그분 입장에서는 9살이나 어린 상사인 제가 불편했을 것이고.
제 입장에서는 9살이나 많은 부하직원이 불편했음. 처음부터 불편한 관계로 시작한 우리
사이는 작은 일에도 서로 극심한 오해가 쌓이고, 책 작업은 날이 갈수록 산으로 감.
정이 많이 든 회사라 많이 망설였지만 더 이상 다녔다간 피가 말라 죽을 것 같아서 ㅠ
11월-자유의 몸으로서 여행을 갈 생각에 설레였으나 살고 있는 원룸 집주인은 잠수를 타고
엉뚱한 사람이 나타나 자기가 집주인이라고 주장함. 전세금 0000만원을 날릴까봐
하루에도 몇번씩 울고 불고...법무사 사무실, 법원, 등기소 등을 날라다님. 다행히
지금은 집주인과 만나 긍정적으로 일단락됨.
뭐 대충 이 정도네요
2009년을 돌이켜 보니 2009년은 울지 않은 날이 운 날보다 적을 정도로
정말 우울했어요 ㅠ
저를 더 힘들게 했던 건 연달아 터진 사건들로
'난 재수가 없어, 난 안될 거야, 난 되는 일이 없어'
등의 자신감 상실, 자기 비하, 피해망상 등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더더욱 사람을 지치게 했지만,,,,,!!!!
2010년부터는 달라지겠죠^^
1월 중순쯤 이집트랑 태국 여행한 후
제 삶을 좀 더 긍정적으로 열심히 살기로 결심했어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가 지금 당장 절 유혹하지만
올해 떠났다간 재수가 없는 김에
가자마자 전재산 도둑맞고 알거지 신세로 돌아올 것 같아서 ㄷㄷㄷ
추신
-제가 태국 여행을 하게 된다면 지난 번 모임때 부장님께서 휙 날려주신
지도와 원데이 패스 때문에
가는 겁니다. 기껏 주셨는데 안 간다고 하면 화내실 것 같아서...부장님 덕분에
어쩔 수 없이 가는 거예요ㅋㅋㅋㅋㅋ
-계속 궁금했던 건데 지난 모임 이후에 제 가방을 보니 던힐 한 갑이 얌전히 놓여져 있더라고요
도대체 이 담배가 왜 제 가방에 있는지...항상 지참하던 제 목캔디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고
생각을 해보니 목캔디랑 담배랑 제가 누군가와 물물교환을 한 것 같은데...?
저는 비흡연자라서 담배는 필요없는데...혹시 제가 강제로 강탈한 거라면 심심한 사과의
말씀 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