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다녀왔어요~
캐모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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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8 22:35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셨나요?
이제 정말 부정할 수 없는 2010년이네요
어린시절에는 2010년쯤 되면 막 로봇들이 날아다니고
사람들은 텔레파시로 대화하고 이럴 줄 알았는데...
그 옛날과 비교해 많이 변한 것 같으면서도 변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는 요즘이네요
(극심한 변화를 싫어하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저도 나이가 먹어도 먹은듯..ㅠㅋ)
저는 한 달 동안 여행 다녀왔어요 ㅋㅋ
스페인, 그리스, 터키
원래 이집트, 터키 다녀오려 했는데
항공권이 정말, 꼬박 한 3일간 밤새며 찾아봤는데도, 완전 전멸이더라고요 ㅠ
있는 건 텍스 포함 200만원 가까운 금액의 표들 ㅠ
순간 살짝 미쳐서 이거라도 지를까 싶었지만
남미도 아닌 곳을 200만원이나 주고 가기엔 제가 좀 가난뱅이라 ㅋㅋ
도대체 왜 이리 뱅기표가 없는 걸까, 우리나라 사람 절반이 터키랑 이집트 여행 중?
의아했는데 터키에 도착하는 순간 그 의문을 풀었죠
터키 가는 곳곳마다 어마어마한 수의 패키지 무리와 끊임없이 미팅;
여행은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힘들었고, 서러웠고, 외로웠지만, 또 정말 많이 행복했어요
좋은 사람들도 만나고
사실 스페인 마드리드 도착해서 3일만에 집에 오려했어요
몸이 너무너무 안 좋아서 관광은 커녕 앉아있는 것조차 힘들 지경..
너무 속상해서 같은 방에 있던 언니 붙잡고 울기도 하고 ㅎㅎ
15시간이 넘는 비행, 시차 부적응 등등의 이유로
몸이 미친듯이 퉁퉁 붓고 제대로 걷지도 못할 지경
예전 처음 여행 때는 전혀 그런 증상이 없었는데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라는
옛 어른들의 말씀이 틀린 게 없더라고요
3년만에 몸이 완전 훅 감;;
그러다 스페인 약 먹었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70% 완쾌
바르셀로나에서부턴 완전 날라다녔어요 ㅋㅋ
바르셀로나에서 2시간 정도 들어가는 몬세랏 수도원이라는 곳에서는
같은 대한민국 서울땅 안에서는 10년이 넘도록 만나지 못했던
고딩 때 문학 선생님을 만나기도 하고
스페인에서 그리스로 넘어가는 부엘링 비행기 안에서
사람들끼리 싸움이 나서 싸움 구경도 재밌게 하고...
최소 10년, 최장 죽을 때까지 두고두고 울궈먹을
좋은 추억들 많이 쌓고 돌아왔어요
여행 막바지에는 한국 돌아오기 싫어서 하루하루 울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ㅋㅋ
터키에서 만난 27살짜리 의대생 남자애가
누나 한국 가지 말고 자기랑 같이 이집트 가서 같이 움직이자고
사막투어 같이 하고, 사막여우도 같이 보자는 말에
항공권 변경을 할까 말까 정말 미친듯이 망설였어요
결국 피눈물을 흘리며 전 일정대로 한국에 왔지만
아직까지도 아쉽네요 ㅠ
한국 돌아올 때는 이스탄불-파리, 다시 파리-서울
코스였는데
코드쉐어로 파리에서 서울까지 대한항공 타고 왔어요
촌스럽게 국적기는 처음 타본 거였는데
정말 너무 편하고 좋아서 거의 울뻔했어요ㅋㅋ
예전 유럽여행 갔을 때도 아웃이 프랑스라 파리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였는데
그땐 경유하고 뭐하고 해서 18시간쯤 걸려서 왔는데
이번엔 직항이라 파리에서 서울까지 고작 10시간
뱅기 안에서 10시간 후에 서울 도착한다는 기내 방송 듣고
일어나서 박수칠 뻔;;
대한항공 승무원들은 어쩌자고 그리 하나같이 선녀들같이 아름다운 건지
대한항공 기내식은 어쩌자고 그렇게 꿀맛인건지
대한항공 좌석은 어쩌자고 그리 편안한 건지ㅠ
이제 제 기준으로 적지 않은 돈(사실 꽤 많은 돈..ㅠ)을 여행경비로 썼으니
등골이 빠지게 당분간 돈이나 열심히 벌려구요 ㅋㅋ
2년쯤 뒤에는 남미 여행 가고 싶은데
남미 여행을 위해서라도
사실 지금 태국 가서 며칠 한가롭게 쉬고 올까 싶지만
또 여행 갔다가는 호적에서 파일 분위기라,,
우선 훌쩍 태국으로 떠날까 말까 살짝 고민중이에요
스페인에서 태국 음식점이 있길래 들어갔다가
쌀국수 한그릇에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이 훌쩍 넘길래
아주 조용히, 조용히 나왔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