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을 그리워한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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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을 그리워한 고양이

케이엠 1 451

안녕하세요. 일주일전 가입한 케이엠입니다.
정모가려구 댓글까지 올렸는데....갑자기 상황이 생겨 못가버렸네요.
담엔 꼭 참석해야지..

이곳에서 여행기를 끼고 살다보니.. 왠지 다들 아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이를테면... 만나자마자 오랜 친구를 다시 봤다는 듯..
레오나~! 새로운 연애 얘기는 없어? 할 것 같다는 --;;

요즘들어 다시 태국병이 생겼습니다. 아무래도 밤마다 끼고 사는 여행기 때문인듯.. 그러나 나라도 어렵고 나도 어렵고 게다가 환율을 봤더니 밧트가 거의 50원에 육박하더군요 ㄷㄷㄷㄷ

게다가 요즘은 제가 하루 버는 일당보다 제 펀드가 까먹는 일당이 더 쎄다보니..
일을 해도 해도 마이너스라는 --;; 며칠 새 제 펀드는... 제가 태국이라도 다녀온모냥 제 월급을 까먹었더군요 --;;

2006년 크리스마스 때.. 갑자기 생긴 휴가에 티켓은 못 구하고..
겨우 있다는 티켓이 태국이란 여행사 안내에 첨 태국을 갔는데
그 후론 1년에 두 번씩 꼬박 가는 매니아가 되어버렸답니다.

고향에도 명절때만 가는데.. 게다가 3일 고작 머무르는데..
엄마는 "케이엠~! 니 고향은 포항이야 태국이 아니라구 --;;"
맞는말을 하십니다.

많은 여행기를 읽으면서 느끼는 건..
다들 나처럼... 태국가면 없던 친구도 생기고 없던 연애경험도 생기고..
그렇더라구요.

제가 태국에서 처럼만 살았으면.. 주말마다 "휴.. 이번에도 결혼식장 가서 축의금만 엄청 내고.. 너 언제 결혼하냔 소리만 계속 듣다 왔다"는 부모님의 잔소리도 안듣고 있겠지요.

태국에 가면... 첨 보는 얼굴에 첨 듣는 나라 출신까지..
정말 쉽게 친구가 됩니다. 태국을 혼자 간 적도 있었지만
외로운 적은 없었습니다. 심지어 식당 애기(일곱 여덟살)까지도 친구가 되어 반나절을 포켓볼치고 놀았다는..

그런데 한국에선 왜 안될까요. 심지어 친구가 델꼬 온 친구 녀석까지도
그날 잼나게 놀고선 다신 안 보게 됩니다. 전화번호 교환.. 그런 것도 해 본적이 없습니다.

밥 먹다가 눈만 마주쳐도 같이 깔깔거리고 하이네켄을 들이키는 태국인데...
똑같은 나인데도 한국에선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도들고 헤메다 어딜찾냐고 길 찾아주는 태국인에게도 친절하다 느끼며 친구가 되는데 한국에선 외국인이 헤메고 있음 "영어 좀 해 보려고 말 거는 거 아냐?"라는 주위의 시선이 있을까봐 생까고 갑니다.

태국에서 누가 같이 술 먹자고 하면 신나서 같이 노는데
한국에선 "저 아저씨 미친거 아냐?" 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것이....한국에선 대부분 아저씨들이 그런 말 해서 --;;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여행기에서 말했듯이 저 또한 혼자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이라.. 혼자 여행할 때면 호텔 혹은 게스트 하우스 직원들과 놀 때가 많습니다.

한 번은 게스트 하우스 내의 조그맣게 여행사를 하고 있는 엄마의 애기를 안았다가 태국 특유의 날씬함이 덧보이는 엄마한테만 안겨있던 애기여서인지..
제 품에 안기자 올만에 지댕 푹신한데 안겨본단 표정으로 잘 놀아서.. 일일보모를 한 적도 있습니다. ^^

근데 한국에선.. 한국에서도 지방 출장이 간혹 있어 호텔을 이용하게 되지만..
직원들과 업무적인 얘기 외엔 해 본적이 없습니다.

단 한 번 호텔 직원은 아니고 사적인 얘기를 한 기억이 있다면..
부산 롯데에서 묶고 있을 때였는데.. 호텔 로비 앞에서 만취한 청년이 제게 뭐라뭐라 하며 말 걸길래 "I'm sorry but I don't speak in Korean" 하고 호텔로 들어가버린 기억이 전부입니다.

그러고 보면 한국 호텔 직원의 전화를 받아 본 기억도....단 한 번이 있었는데...
무료 발렛 파킹 서비스를 지원한다는...무려 1년에 28만원이나 하는 호텔연회원에 가입하라는 --;; 참고로.. 저는 운전면허증도 없습니다.

어제는 태국이 너무 그리워서...그리운 마음을 사진으로 찍을 수도 없고..
그리운 마음을 그리려 미술용품을 잔뜩 샀습니다.
맑은 바다를 위한 수성 파스텔과 강렬한 인상을 위한 유성 파스텔..
글구 붓 스케치북 등등..
저... 그림에 소질없습니다. 그런데도 태국이 그리워 미술용품들을 사고
어제 내내 그리고 지우고를 반복했습니다.

늙으면 꼭.... 태국에서 살꺼라고 다짐하지만
태국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다도 싼 물가도 아닌..
friendly 한 천성을 타고난 태국인입니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그래서 내가 죽어도 발견이 될까 의심이 드는..
(아마 회사에서 젤 먼저 알게 될듯.. 무단 결근이니까 --;;) 그런 한국이 싫어 태국으로 가고 싶습니다.

분명 나 어릴 적...20년 전만해도 동네 사람들을 다 꿰고 있었는데..
우리도 분명 태국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저 은퇴할 20-30년 후면 태국도 한국처럼 변해있을까봐..
태국인도 한국인처럼 변해있을까봐..
그래서 은퇴하고도 태국으로 못 갈까봐 겁이 납니다.


이궁.. 자기 소개하려고 들어왔는데 글이 길어졌네요.
태국이란 두 글자만 들으면 말이 길어져요 --;;

여튼 다들 담 정모에서 뵙겠습니다.
담 정모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찾아뵙겠습니다.

1 Comments
방콕해골 2008.10.29 20:27  
  와 정말 공감가는~!!!
저도 그래서 태국에 친절함이 좋은데~^^*
은퇴이민 고려중~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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