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 - 11월 22일 정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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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 - 11월 22일 정모 후기.

빛난웃음 17 741
 

2008년 11월 23일 00:23분 미국으로부터 한통의 이메일이 도착한다. “나 도착했어. 잘지내.”라는 짧은 내용의...... 맥주 이외의 알콜은 3잔 이상 목으로 안 넘기는데 그 순간 난 따뜻한 정종을 꽤 부드럽게 여러 잔 넘겼다.


22일 정모와 같은 시간 세이브더칠드런 후원인의 모임이 잡혀 있었고 비슷한 시간쯤 친구는 김훈 선생이 직접 사인한 신간 ‘바다의 기별’을 준다고 만나자 한다. 징그럽게 사람이 많은 토요일 서울 땅을 신촌, 명동, 대학로까지 열심히 뛰어 다니며 도착한 행운 숫불갈비, 십몇 년 전쯤 난 선배동기후배들과 이 분위기에서 술잔기울이고 대화하고 웃고 즐거워하고 욕하고 싸우고 연애하고 밥먹었었는데 홍대와는 다르게 사람냄새 나는 1차 장소였다.


추억은 항시 아련함과 저릿함을 동반하고 그 것을 불러일으키는 장소는 타이, 여행, 동호회라는 교집합들과는 거리가 일정 있는 ‘사람’ 그 자체에 집중하게 만들어줬다.  처음만나 말을 틀 때를 제외하고 마음을 연 사람에겐 상대에게 느끼는 그대로 부르게 된다. sepy는 sepy, 쭈는 두 번째 보는데 추운 날씨에 뭔가를 들다가 조금 삐끗했는지 허리를 다쳐왔고, 간다얌형은 목적이 뭔지 모르지만 동대문을 돌아다니다 와서 벌써 피곤하다하고 쥬피터오빠는 눈에서 굴러도 안 추울듯한 흰색 파카점퍼를 입고, 웃으면 눈이 반달이 되는 중국말 하시는 용우 사장님과 함께 들어오고 샤데는 약간은 피곤한 얼굴로 들어서지만 선물보따리를 일단 안겨주니 환하게 웃는 얼굴이 되며 그 특유의 에너지를 발산하기 시작하고 그 매력은 내가 양성애자였다면 분명 그녀에게 대쉬했을 것 같은 끌림을 안겨준다. 진은 옷을 한보따리 들고 잘 어울리는 모자를 쓰고 자리에 함께하고 사람들은 하나 둘씩 자리를 채워가며 고기 익는 소리, 술잔 부딪치는 소리, 쥬피터 오빠 농담들, 쭈의 조용조용한 웃음소리, 간다얌형의 이쁜짓, 등으로 자리는 무르익어가고 세끼 식사를 모두 거른 나는 빈속에 돼지갈비와 맥주로 갈증을 해소하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한다.


쥬피터/간다얌/진/빛난웃음/등이 싸들고 온 경품은 샤데의 카드뽑기로 임자를 하나씩 찾아가고 내 가방에도 한가득 사람들의 마음이 담기기 시작한다. 내가 방비엥에서 튜빙하고 카약킹하고 다이빙할 때 가이드에게 맡겼던 작은 크로스백은 같은 곳을 다른 시간대에 여행 했을 바다형이 메고 있고, 연두색 핫팬츠를 입고 카오산에서 귤주스를 마시며 어슬렁거리다 구입한 연두색 가방을 왓포마사지형이 가슴에 안고 동그란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이건 뭘까?라며 센탄 문방구에서 산 열쇠고리인형을 곰가죽이 들고간다.


그런 행복을 느끼면서도 내 위장은 배고픔을 호소하고 냉면을 넘기고 있는 나의 등을 툭 치며 “야! 여기 베트남.”이라며 15일간 비엣남에 가는 순진방탕고양이에게 나를 넘기는 바다형은 2번째 만남이지만 뭔가 예사롭지는 않다. 받아든 명함에 있는 다음 카페의 사진을 보기위해 가입해서 프로필과 여행스타일, 주변 지인들을 사진을 통해 관찰해 본 결과는 바다형은 매력 뿐만아니라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의 소유자인 듯하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에게서 배우고 사람과 소통하는 것에 중독되어 항상 많은 사람 사이에 둘러 쌓여 있는 바다형은 연극과 여행과 사람으로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는 깊이를 알고 싶지 않은 고독함의 소유자 아닐까 느꼈다. 가필드의 얼굴에 천진한 미소를 짓고 소통하는 것에 멈춤 없는 그는 역시 배우였다. 나하고는 다른 스타일로 자신을 단련하고 그것을 몸으로도 표현할 수 있는 어느정도 위험한 남자. ㅋㅋㅋ 가까이하지 말아야겠다. ^^ 자칫 많은 영향을 받으면 내 개성이 사라질 수 있는 정도의 위험함이다.  맥주를 마시고 블록쌓기를 하며 한참을 웃고 게임을 하는 여러명은 자신의 개성을 여실히 드러내준다. 재미있고 유쾌하고 행복한 순간들. 그 다양한 모래알 같은 개성을 하나로 묶어 주는 접착제 같은 사람들이 있다. 샤데는 침을 튀며 내게 MT의 추억을 고스란히 들려주고 듣고 눈물이 날 정도로 웃는 나의 추억이 되기도 한다.


MT 가자! ^^


두 번째 보는 와타나, 킹카, 와꾸가 들어서고 하루종일 짐을 들고 팔이 늘어져라 서울 바닥을 돌아다닌 나는 와타나에게 내 가방을 맡겨버린다.  3차로 찾아간 여행친구 카페 사무실은 참 주인장에게 잘 어울리는 아지트랄까.  입구에서 우릴 맞이하는 키가 큰 만드기는 누구세요라는 내 인사에 ‘저는 누군지 알거 같아요’라며 반갑게 맞아준다.


난 이런 하우스파티가 너무 좋다.  남 의식하지 않고 내 하고 싶은대로 하며 나 스스로 즐기는 자리, 두 일본 친구가 자리하고 그 스타급 내빈과 킹카, 와타나는 정말 귀여웠다. 그런 싱그러움은 어떤 느낌일까?  나도 느껴본 적 있는 것일까? 다시 느끼게 된다면 그건 축복이겠지? 그런 축복은 언제 다시 경험할 수 있게 될까? 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을 즈음 핸드폰이 진동한다. 한통의 메일,  순간 모든 것이 멈추고 오랜만에 진정한 취기가 올라온다. 옆에서 졸고 있던 간다얌형한테 뭘 열심히 가르치고 그런 날 보며 왓포형은 너 너무 전투적이야라고 말한다. ㅋㅋㅋㅋ 왓포형 담에는 좀 예쁘게 말해보려 노력할게. ㅋㅋ담에도 어깨 마사지 좀 ^^ SEPY가 간다얌형 자는 사진을 찍었으니 우린 조만간 그걸 보겠지 싶다.


멀리 자리가 떨어져 있어 대화 나누지 못한 아쉬운 몇 명과 처음 뵙는 여행친구 회원 분들, 옷 한보따리 들고오신 다이빙 하셨던 우성님, 다른 방에서 담소하시던 여행친구분들 모두 반가웠습니다. 너무 시끄러웠던 것은 아닌지. ^^ 이번에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젊은 열정과 여행친구의 연합 정모였습니다.


다들 가고 지하철이나 버스가 다닐 시간까지 피곤했는지 휴식을 취하는 샤데가 보여 그 옆에 누워 취기를 몰아내고 잠깐 눈을 붙이려 하는데 잠들기 전 이런 말이 들려온다.

“남자하고 달리 한국에서 나이 35인 여자가........” 나일까? ^^ 아니겠지? ^^


여행 스타일은 우리 은하에 속한 별의 개수 만큼 다양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마인드나 가치관 모두 그러한거니까 라며 잠으로 빠져든다. 내 닉네임을 제대로 외우지 못하고 뭐가 빛나긴 빛나는데라며 만드기가 부른 “별빛누나, 첫차 다닐 시간에 깨워달라면서요.”^^

친절하게 날 일으켜 앉히는 만드기는 샤데나 간다얌형, 곰가죽 같이 모래알을 쓸모 있는 벽돌로 만드는 접착제 같은 사람들이다. 갈수록 ‘사람’이 늘어간다.


박노해씨가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했던가? 나는 사람이 행복이다. 라고 말하고 싶다. 젊은 열정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꿈꾸며 어제 마신 맥주로 1KG은 쪘을 몸을 위해 헥헥 대며 수락산에 등산을 가야겠다.


정모를 궁금해 하고 있을 윌리옹에게 이번 후기를 바친다. ㅋㅋㅋㅋ

17 Comments
푸미폰아둔라텟 2008.11.23 15:33  
글솜씨 쥑인다니깐..
곰가죽 2008.11.23 17:08  
앞으로 세수금지
와타나 2008.11.23 19:36  
세수..ㅋㅋㅋ..완전 웃겼어...누나 방가웠어요^^
왓포마사지 2008.11.23 21:06  
글솜씨 쥑인다니깐.. 2
우성 2008.11.24 00:24  
만나서 반가웠습니다~~담엔 여러 보따리 싸들고 갈께여ㅎ
와타나 2008.11.24 01:40  
같은 동대문에 있는데 아무것도 안싸왔다고 구박당한 1인...ㅠㅠ
미리링 2008.11.24 09:33  
언니 수락산 갈때 나도콜!! 우리집 뒤거든용  ㅎㅎㅎㅎ
잼있었겠다~ 다음정모때는 꼭!
바다바다 2008.11.24 12:57  
엠티가자 엠티
willie 2008.11.24 13:45  
칫..지들 재밌게 놀구 나보군 열나 긴 글 읽으며 후회하한 소리넹...꺼이꺼이
즐거운 시간 되셨다니 축하드려용...
아무래도 조만간 번개를 함 소집함이 어떨까 생각중입니다.
다음 정모까진 넘 긴거같아....벌써 놀생각만 하는 윌리가 구상중입니다

날이 풀렸네요..모쪼록 연말 마감 잘하시어 편안한 한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모두들
꾸벅
간다얌 2008.11.24 16:09  
엠티 좋은데....? 근데 나 졸았나?? 또!! 언덩이만 따듯하면 졸음이 ㅋㅋ 세피야 면담 쪼까 먼저해야 쓰것다.ㅋㅋ
만드기 2008.11.24 16:51  
기분 좋은 칭찬 감사합니다.

쥬피터 2008.11.24 18:15  
먼저 다가가는 멋진 모습이 좋네~~~!!!
빛난웃음 2008.11.24 18:55  
세수 얘기 한거 기억나. ^^ 내가 구성애가 되면 취한거야.
가끔 취하면 말이 의식보다 더 자유로워져! 그럼 말려줘 가죽아ㅠㅠ
와타나처럼 잼있어하면 안된다.
윌리옹. 번개 콜~ 바다형 엠티?^^ 그건 방장없인 안된다고 봐. 두분이서 정상회담을. ㅋㅋ
만드기였다. '만득이'이가 아니라.~ 수정했습니다.
쥬피터오빤 아무말도 하지마~~~~ 그냥 날 잊어줘. 나 너무 좋아하잖아. 맨날 갈구고.
 



용자♡ 2008.11.24 22:10  
나도 번개 콜! 나 이번주 약 끝나고 이제 달려주겠어 토할때까지 ㅋㅋ ^^ 불러만 주세용~
언니야 보고싶어용 ㅠㅠ
sepy 2008.11.24 22:26  
즐거웠던 파티가 다시 생각 날만큼 감동적인 글이였어요^^;
jin22 2008.11.25 07:32  
ㅋㅋ 언니 전 언니의 팬이예요~~
"가끔 취하면 말이 의식보다 더 자유로워져.."요런점이 언니의 가장큰
매력이예요...
언니를 따라갈려면 갈길이 너무도 멀다는...ㅎㅎ
멋쨍이군~ 2008.11.26 22:15  
글 진짜 잘 쓰시네요..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도 될 것 같다는 느낌이 화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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