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 - 첫눈이 오고 마음에선 바람이 인다. 쓰다만 여행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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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 - 첫눈이 오고 마음에선 바람이 인다. 쓰다만 여행기 1.

빛난웃음 0 737
첫눈이 오는 어제는 마음에서 이는 잠재울 수 없는 바람을 주체하지 못해서 결국은 그 눈을 헤치고 만리포에 다녀왔습니다.

시간도 오래 지나고 추억하기 위해 가끔 보는 사진과 여행기들 편하게 풀어 놓을테니 여행을 가기엔 비용도 시간도 만만치 않은 이때 빛난웃음의 여행 스타일 한번 엿보죠. 자랑 할 만한 것도 멋있거나 잘 쓰여진 것도 잘 찍은 것도 아닌 그저 추억의 한페이지에 지나지 않지만 제겐 볼때마다 그때의 느낌이 떠오르는 작은 행복들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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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준비하며 생일에 친구는 여행에 필요한 선물을 하겠다며 이것저것 물었지만 영혼의 파장이 비슷한 친우에게 받는 물질적 선물 보다는 항시 정신적 선물이 큰 기쁨을 주는바, 받은 소설책 한권은 공항에서 시간을 메우는데 요긴한 양식이 된다. 평소에 이용하는 핸드폰 회사는 그들이 제공하는 서비스의 댓가로 내가 지불한 금액의 아주 일부를 가뭄에 콩 나듯 이용하는 공항에서 되돌려 주는 선심을 쓴다.


가뭄에 콩이라도 나게 해야 할 듯 하여 들린 통신회사 공항 서비스 라운지는 큰 선심을 쓰는 듯 하지만 여전히 500원의 내 돈을 지불하게 만들다. 치사한 서비스다. 500원 이상은 먹어야겠기에 음료와 비어 그리고 스낵을 주섬주섬 공짜라면 좋을텐데라고 염불을 외며 먹는다.

 
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 타기 전까지의 시간은 지구와 달 사이의 우주공간 쯤 되는 것일까? 애매한 공간에 애매한 정신 상태와 애매한 감정으로 애매한 행동을 하는 나를 느낄즈음 비행기 탈 시간이 된다. 항상 그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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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항공, 이 녀석은 나에게 이번 여행의 출발과 도착을 함께 하는 녀석인데 시작이 거창하다. 타이페이 공항이 악천후로 문을 닫고 손님을 맞이하지 않아 내가 인천을 떠나 도착한 곳은 일본 후쿠오카......

순간 생각나는 것은 드라마 로스트, 비행기에서 한창을 마술사들이 서로 치고 박는 영화를 본 후에 약간의 두통이 오지만 아싸 일본이란다. 좋아 어떻게 되나 즐겨보자라고 맘 먹고 뒷좌석에서 한국말로 웅성거리는 젊은 친구들에게 다가가 내가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물었으나 음.. ^^

 

9시 30분 후쿠오카에 착륙했으나 비행기에서 호텔을 알아보고 우리를 내려 준 것은 11시 경 가까이다. 난 쑤완나폼 공항이 처음이어서 새벽 두시경 도착하면 이리저리 공항 구경이나 하면서 이것 저것 먹고 아침즈음 슬렁슬렁 카오산에 가야지 하고 그날 숙소는 예약도 안하고 있었는데 난 운이 좋아도 너무 좋다.

 

TIP : 카오산의 대부분의 숙소는 11시 또는 12시에서 1시 혹은 2시까지 체크아웃 타임이 다양하다. 후에 라오스 비엔티엔에서 저녁 6시 출발, 카오산으로 오는 여행사 VIP버스를 타고 도착한 시간은 새벽 5시경 이 시간은 비수기를 경험하지 않았으나 성수기에는 숙소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 하루 동안의 숙소비의 기회비용은 가격과 몇시간의 시간 둘을 비교하여 결정해야 한다. 젊은 친구들은 밤새고 돈 아끼고 나처럼 서른이 넘은 즈음엔 그 시간에 숙소 구하려고 움직이지 말고 갖고 있는 정보가 있으면 선택한 숙소에서 체크아웃 타임까지 체크인 담당 직원과 눈도장 찍으며 웃으면서 시간을 즐기자, 자칫 엄청난 피로를 느낄 수도 있음이다.

물론 그때 묵고 싶은 숙소의 라운지에 앉아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책이라도 읽고 죽치고 있으니 9시에 체크인을 시켜주었지만.카오산의 새벽 전경이 어떤지 여행을 시작 할 시기쯤 느낄 줄 알았지만 난 여행의 끝에 느끼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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쑤완나폼이나 카오산의 어디쯤에 비행기에서 부은 몸을 끌고 여기저기 뭐 할거 없나 무료한 시간을 보내며 화장실이나 왔다갔다 하며 배고파 했어야 하는데 후쿠오카 공항에서 담당자에게 두통을 호소한 나를 택시로 JAL RESORT의 SEA HAWK HOTEL의 이십 몇층 쯤으로  데려다 놓는다. 정말 정신이 없다. 일본말 하는 택시 기사와 일본어가 어두운 창밖으로 드문드문 보인다. 

몇 년 전에 타본 바이킹 위에서 느꼈던 것 정도다.

에바항공에서 제공하는 공짜 전화요금으로 부모님께 전화해서 자랑(?)하고 새벽까지 같은 비행기에 탔던 한국 동생들과 소주 마시며 내다본 짧은 일본 여행(?)의 전경들은 내 여행의 시작이 미치도록 즐거울 듯한 예감을 안겨준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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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의 깨끗한 도로변과 도시개발 상황(?)을 구경하며 도착한 공항에서 우리는 타이항공의 남은 좌석을 이용하여 드디어 방콕에 도착한다. 도착한 방콕의 땅은 한국보다 더 반갑고 제일 먼저 읽게 되는 LONG LIVE THE KING을 보고 라마 9세께선 잘 지내는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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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항공을 타고 도착한 카오산에서 함께 밤을 지낸 네 명의 에바 항공 원정대는 숙소에 짐을 풀고 투어 예약을 정리하고 모여 함께 첫 식사를 한다. 람부뜨리 거리 들어서자 마자 있는 큰 식당이자 주점에서 맥주와 함께 시킨 대여섯가지 음식은 입에 맞는다. 여행내내 살찔 징조다. 치앙마이 쿠커리 스쿨에서 위의 음식중 세가지를 배웠고 한국에서도 만들기에 별 어려움이 없는 간단한 조리법들이다.

 

채식주의인 친구가 유럽 살 때 먹었던 거라고 백화점에서 이것 저것 사서 만들어준 샐러드와 비슷한 이 요리, 비슷한 맛이 나는 것을 보면 유럽이나 서양인들은 익숙한 맛인듯 싶다. 이름도 몰라요 요리법도 몰라요 였는데 쿠킹 스쿨에서 받아온 요리책을 뒤져 다시 읽어보고 혼자 사는 친구집에 재료 사들고 쳐들어가 같이 만들고 친구들 불러 맥주와 함께 하우스 파뤼해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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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들어와 씻은 후 젊은 두 건아가 RCA에 간다기에 주책 맞게 따라갔다. 언제 가보겠어.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에 따라가 슬림과 펠릭스인지 필릭스인지 들어가 한 참 맥주 마시던 중 녀석들이 여자들과 아이 컨택 할쯤 슬그머니 빠져주는 센스 나와서 커피 한 잔 하고 택시타고 숙소 근처로와서 배고파 볶음밥 먹고 들어가 잤는데 담날 들은 얘기로는 보스인지 어디인지 여자들 따라가서 노는데 하는 말들."누나 거긴 수위가 장난이 아냐!!!" 잼있었나보다 그들의 젊음에 질투와 찬사를 보내며 새벽에 들어온 그 체력이라니...



그래도 잼있게만 놀다 왔지 별일 없었단다. 가기전에 "어느 가이드북 봤더니 태국 업소 아가씨들 에이즈 감염율이 얼마래!!"라고 겁 좀 줬는데 착하고 매무새 단정한 녀석들이라 호기심이나 채웠지 쓸데없는 행동은 안했나보다라고 기특해했다. 학교 다닐때는 한창 무도회장에 발바닥 운동하러 많이 다닌 나도 이젠.... 그래도 보스는 궁금하다 나이가 먹어도 호기심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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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두녀석이다. 후쿠오카부터 같이한 두 형제 녀석, 동생이 군 입대 하기 전에 여행을 같이 온 심중 깊은 형과 그 형을 믿고 잘 따르는 등치만 커다란 동생녀석, 희, 카오산에서 만난 또다른 희, 둘째날 만난 우와 훈이 나까지 7명은 살인적인(?)일정을 함께 하며 많이 대화하고 젊은 녀석들에게 많이 배우고 정도 많이 들었다. 왓포에 신발을 벗어 놓고 광 양말을 나란히 신고 있는 두녀석의 귀여움에 기분은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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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궁, 에메랄드 사원은 두번 가봐서 입구에서 구경만 하고 아그들 나오기까지 기다리며 주변 사람들을 관찰한다. 잼있다. 슬리퍼와 찢어진 청바지 슬리브리스 윗옷은 모두 잡혀 들어가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옷들로 갈아입고 나와 들어가는 곳, 정말 많은 관광객과 가이드들 현지 학생들까지 교복을 입고 엄청난 인파가 모여드는 곳, 왓포는 조금 사람이 덜하다 한국인이나 동양인들보다 서양인이 많고 와불도 신기하지만 108개의 동전 그릇에 바꾼 동전을 넣으며 부모님의 건강을 기원했다.

 

배타고 잠깐 들린 새벽사원, 7명이 흥정하여 탄 수상택시로 도착한 차이나타운, 걸어다니다가 은행에 들어가 쉬고 마분콩까지 버스 타고 걸어서 찾은 쏨분씨푸드에 7명은 원탁에 앉아 한가지 음식이 나올 때 마다 포토타임과 음식을 다 먹고 나서 영수증을 들고 열심히 공부하기에 모든 식당 안의 사람이 신기하게 쳐다보고 종업원들도 빙 둘러 우리를 쳐다보기에 내가 "스터디 막막"이라고 하며 웃었다. 머쩍고 냉소적으로 웃는 종업원 한명. 뭐 어떠냐, 녀석들에게 이것도 공부야 라고 하며 난 동생들을 독려한다.

 

열심히 배우고 익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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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분콩에 충전기 사러간다는 녀석 덕에 들어가 열심히 삼성을 찾다가 아직 오픈도 하지 않은 삼성 고객 센터를 발견했다. 들어가 영어로 직원에게 물으려는 순간, 안쪽에서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는 중년 남성이 나타나 우리를 도와주신다. 사장님이시란다. 매장 여기저기 다니시며 통역 해주시고 상품도 찾아 주시고 매장에 다시 돌아와 물과 의자를 제공 하시면서 우리는 또 열심히 묻고 배운다.

 

명함을 주시며 여행하는 동안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하고 마분콩에 들리면 언제들지 와도 된다, 도울일 없냐며 챙기시는 친절한 분이셨다. 모두 함께 삼성 로고 앞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지만 하도 많은 사람이라 동의를 받을 수 없어 사진은 생략하고 일상과 일이 좀 정리되면 사진을 정리하여 이메일로 보내야겠다. 선호하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역시 국외에 가면 그곳이 어디든 내 사고의 바운더리는 넓어진다.


브랜드이미지는 상관없이 한국 기업이 태국에서 핸드폰을 잘 판다니 어색한 자부심이 이는 것은 어찌할 수 없는 솔직한 심정이다.

 

마분콩에 가실 일이 있으면 한번 쯤 들려 앉아 쉬고 물 한잔 하며 태국에 대해 물으면 친절히 답변 해 주실 분 같다. 이것이 여행하는 재미 아니겠어. 우연히 만난 동포에게 느끼는 익숙함.... 익숙함이 지리하여 새로운 것을 찾는 여행에서도 가끔은 그 지리하던 익숙함이 그리울 때가 분명 있다.

 

녀석들은 마분콩에서 카오산까지 드디어 택시를 탄다. 오 감사합니다.

난 그날 엄청 고생했다. "고생"은 친구 말로는 북한 동포들에게나 쓰는 말이라고 해서 잘 사용 안하는데 그날은 고생했다.



삼천리 운동한 것 같다.  무서운 대딩 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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