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 - 젊은열정은 내게 긍정이다. (벙개후기)

홈 > 소모임 > 젊은열정
젊은열정

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 - 젊은열정은 내게 긍정이다. (벙개후기)

빛난웃음 4 677
 제프오빠와 린, 진, 킹카, 준호, 윌리오빠 그리고 대장과 수지Q에서의 시작은 음악과 함께 시작된다. 같은 동에 살고 있는 고2가 되는 녀석에게 룩스문디에서 나온 ‘글쓰기의 최소원칙’이란 책을 한 권 들고 논술 과제를 내주기 위해 1시간 정도 수업하고 홍대역에 도착한 것은 8시 45분. 무엇을 쓸 것인가로 시작하여 생활에서 글감을 끌어오라는 도입부의 이 책의 내용은 문학적 글쓰기는 하나의 전략이다, 글쓰기로 아름다운 사회를 디자인하다, 정확성과 경제성과 우아함, 그리고 치열성, 결핍과 잉여에서 사랑과 상상으로, 정확해야 아름다울 수 있다, 존재, 삶, 글쓰기 등, 글을 쓸 때의 최소 원칙들을 다분야의 석학들이 써 놓았고 벙개에 참석하기 전 이동하며 읽어낸 이 책의 내용과 수지Q 펍에서 흘러나오는 음악들은 많은 소스들을 비약적으로 내 머리에 연상시켜 놓는다.


뿐만 아니라 대장을 비롯 이미 방콕행이 결정된 사람들이 나누는 방콕 벙개에 대한 여러 계획과 이미지들은 내 오감을 자극하며 상승작용을 불러오는데 큰 작용을 한다.


윌리오빠가 홍대 구석 어딘가에 있는 와인가게로 우리를 인도한다. 그가 선택한 와인은 빈티지 2006년의 칠레산 와인 카르멘, 적당한 바디감, 과일향, 거기다 아름다운 색감에 약간 드라이 한 걸 원해 했을 때 이 탁월한 선택이라니. 감동적이었다. 다음엔 홍대에 혼자 가서 다른 품종의 카르멘을 사달라 졸라봐야겠다. 이번 벙개에서 가장 감동적이고 멋들어진 순간이었달까.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와인은 그런 생물(?)인 것 같다.


대장은 내게 진심으로 방콕에 함께 가자 청해준다. 이 녀석 만날수록 진국이다. 여자에게 멋있는 것을 극복하며 마음으로 친해지고 싶은 욕구를 주는 인간은 내게 극히 드문데 이 녀석이 간혹 사용하는 어휘인 ‘겉절이’와 ‘묵은지’는 그녀의 인간관계의 단면을 완강하게 드러낸다. 많은 사람을 경험하고 관계를 얕든 깊든 나눠본 인간에게서 나오는 진국의 그 맛, 그러나 인간에 기대하지 않는 그 쿨함과 몇 번 본 뒷모습은 쉽게 곁을 내어주지 않는 겸허함이 있다. 급할게 없다. 천천히 이 녀석을 알아가면 된다. 그것으로 만족한다.


린이 차에서 잠을 청하며 음주운전을 피하고 있을 때 준호와 나는 지난 정모의 2차 장소에서 술잔을 기울인다. “누나! 태사랑의 대부분의 글은 스크롤을 움직여 스윽 보는 정도지만 누나가 쓴 글은 하던 모든 일을 멈추고 집중해서 읽어야만 해. 누나도 그걸 모르진 않지? 답글을 보거나 누나에 대해 사람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 누나도 알거 아냐.”라고 했을 때 나는 한가지를 자각하게 되었다. 내가 갖고 있는 솔직함 또한 하나의 전략이구나 나도 많은 것을 의식하고 있으며 그것을 즐기거나 피하고 있구나 나도 소설로 치면 전지적 작가 시점을 지향할 뿐 젊은열정 이라는 소설의 구성원 중 한명이야. 너무 젠체 하지 말자 계산하거나 계량하지 말자. 라는 반성까지. 나는 어쩌면 젊은열정 전체를 간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지극히 전략적이고 지능적으로 말이다. 이 정도로 솔직한 내가 질리도록 징그럽지만 천성적 장점이자 단점을 버리기엔 난 나 자신을 너무도 사랑하는 정신적 자위를 즐기는 또 다른 변태일 뿐이다 라고. ^^


그러나 그대들이 나의 정신적 자위를 수용 해주고 나를 버리지 않는 한 나는 젊은열정을 배신하지 않겠다. 겉절이가 아닌 묵은지가 되어 신네 쉰네 날 때까지 내게는 긍정인 젊은열정을 사랑해봐야겠다.


준호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두어 시간을 보내고 애매한 시간 남양주로 가야할 나를 걱정하는 윌리오빠의 문자에 답하고 침낭을 덮고 차에서 기다린 린에게 돌아온 우리는 덮게를 나눠 덮고 음담을 나누고 수다를 떨며 몇 분을 보내다 잠든 준호나 나를 녀석은 추위에 떨 것을 걱정해 지네집 아파트 지하 주차장으로 인도했다. 이번 벙개의 마지막 장소는 서초동 린의 아파트 주차장. 택시를 타려 나와 확인한 시간은 오전 6시 34분 준호 녀석은 택시 기사에게 5천원을 주며 고속터미널로 향하는 내게서 추위에 떠는 정신없는 모습으로 사라져간다. 먼저 전사한 제프오빠 전화로 잠을 깨워 봤지만 역시 전사했고 윌리오빠와 린에겐 아침은 역시 나혼자 먹게 되는군 하며 보낸 문자, 그리고 고속터미널 파스쿠치의 햄에그토스트와 카페라테, 기념품으로 산 파스쿠치 캡은 이번 벙개의 기념품이다. ^^


린, 이 녀석 끝까지 날 배신하지 않았다.
점점 흥미진진 해지는 젊은열정의 사람들은 내게 긍정이다.


다음 벙개는 내게 무엇을 선사할까. 젊은 열정에 고백과 반성 그리고 사랑을 보내며~

740230651_3df5699b_1.jpg


740230651_06bd0c78_2.jpg


740230651_4f911527_3.jpg



740230651_b0a9a93e_4.jpg



4 Comments
☆샤데이☆ 2009.02.07 13:12  
하하하하~ 결국 그래서 새벽까지 있었던게군...
나쁜 놈 린! 이왕 태워줄꺼면 그냥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려주지~
지네집 주차장에 세워놓고 택시타고 가랄껀 또 머야? ㅎㅎ
빛난웃음 2009.02.07 13:15  
고속 터미널로 향한건 어차피 서산으로 와야했고 린은 몰랐지.
에까마이가 추위에 떨며 택시비를 내고 어디론가 사라졌어. 지대로 들어갔는지

차도 놓고 옷도 안 갈아입고.
오후에 선보는데 엄마한테 한벌 사달래야지 ㅋㅋㅋ~
아 샤데야 선 볼때는 뭘 먹어야 하니? 자연스레 진상이 되려면 말야. ㅋㅋㅋ
☆샤데이☆ 2009.02.07 14:11  
나처럼 첫잔부터 소맥 말아서 마셔~ 효과 지대루야 ㅋㅋ
그 모습이 보기 좋았다는 놈두 있지만^^
빛난웃음 2009.02.07 23:07  
결국은 있는 그대로 재수없는 내가 아니라 포장된 나를 보이고 왔지. ㅋ
소맥이라. 그거 다음 정모에는 한번 먹고 옴팡 망가져 봐야겠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