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사십구재와 금은쇠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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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난웃음의 의미두기 놀이터 젊은열정-사십구재와 금은쇠부치.

빛난웃음 13 1373
졸립고 무릎은 깨지고 다리는 후들거립니다. 왜냐구요? 6세기 경인지 중국에서 조상을 섬기는 유교와 불교의 결합식의 사구재를 지내며 오늘 할머니가 극락왕생 하시기를 바라는 예를 살아 생전 당신이 다니시던 절에서 지내고 오는 길입니다. 약 3시간이 넘는 긴 제례를 지내며 하두 절을 많이 해서 생긴 후유증이랄까요.

근데 힘이 들고 땀이 맺히는 줄 모르고 절을 하게 되는 제례였습니다. 평소 고등 종교들의 교집합이라고 생각하는 유교와 천주교의 추모행사를 보며 느꼈던 바이지만 자손들의 성공과 번영을 비는 것이 아니라 고인의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다음 생에 인간으로 태어나며 돌아가신지 49일이 되는 때 염라대왕에게 심판을 받으러 가시는 할머니의 여정, 다음 생에 남성이든 여성이든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무병무탈장수 하시며 진정으로 사랑하는 배우자를 만나 저처럼 혹은 이혼하신 막내 숙부처럼 불효하는 자손이 아닌 효도 하는 자손들만 만나시며 개인적인 삶도 행복하고 돌아가실 때도 편안히 돌아가시길 내내 절을 하며 기원하였습니다. 엄숙하면서도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며 다음 생을 발원하는 가족들은 법당을 가득 메우고 질서 정연하게 사십구재를 치뤘습니다. 

산소에 들려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와 가족들은 둘러앉아 막내 숙부가 미처 가져오지 않았던 할머니의 유품을 정리하며 검정 봉지에 들어 있는 유품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예전 금모으기 운동을 할 때 아버지에게 값 나가는 순금이나 금부치들은 대부분 처분하시고 그 봉지 안에 들어있던 것들은 대부분 추억의 물건들이었습니다. 저도 기억이 나는 할머니의 오래된 메탈시계와 로렌스 스틸시계는 멈춰진채 나오고 저와 둘째의 돐 때의 은팔찌가 두개 나옵니다.

사촌동생의 호돌이가 그려진 큰 메탈에는 옛날 작은집 전화번호와 녀석의 이름이 뒷면에 새겨져 있고, 고모가 선물한 절문양의 큰 팬던트 은목걸이와 증조할머니의 백금 가락지 한짝, 할머니 당신이 젊어서 부터 하셨던 문양이 독특한 은가락지, 순금의 절문양팬던트, 제가 중학교 때 외할머니와 함께 생일에 드렸던 굵은 은가락지, 14k의 결혼 예물처럼 보이는 작은 큐빅이 박힌 금반지, 그외에 진주목걸이, 진주팔찌, 작은엄마가 할머니 생신에 선물하신 비취18k반지 그리고 다양한 종류들의 염주들이 대거 나옵니다.

그리 값나가는 물건이 아닐진데도 모두들 눈이 반짝이며 자신이 선물하거나 추억을 담고 있는 물건들을 지니고 싶은 마음들인가 봅니다. ^^

진정한 빈티지의 세계에 심취한 저는 일단 시계 두개를 집어 팔목에 차고는 밧데리를 넣어 움직이게 할 수 있는지 가늠하고 순금 팬던트는 엄마, 당신 아들 팬던트와 자신이 선물한 비취반지는 작은엄마, 은가락지들은 값어치와 상관없이 관심있는 저와 엄마가 돐팔찌는 각자 본인들이, 진주 관련은 제 동생들이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가 선물 했는지 누구 추억이 담긴 것인지 알 수 없는 요주의 14k예물 반지가 단상에 오릅니다.

의견이 모두 분분하고 아버지는 돋보기로 14k를 확인 하시고 모두 큐빅이라며 이 물건을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들을 합니다. 고모가 첫째이면서 앞으로 결혼할 저를 주자, 노티나는 디자인이니 저희 엄마를 주자, 손가락에 맞는 사람을 주자, 새로 들어올 막내의 색시인 며느리를 주자, 의견이 분분한데 대빵인 엄마가 할머니 간병을 마지막에 열심히 한 저를 주자 의견을 내셔서 본의 아니게 그 반지는 지금 제게 끼워져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 반전은 무엇이랍니까. 할머니의 조카, 즉 아버지와 사촌이신(저희는 그냥 아버지 보다 나이가 많으셔서 큰아버지라 부릅니다. 어려서 유복자로 아버지를 모르시고 두 고모님에게 자라다시피 하시면서 고모부였던 저희 할아버지에게 어린시절 도움을 많이 받으시고 지금은 자식이 없으신 할머니의 언니인 이모할머니(큰할머니)를 모시고 사시는 그 큰 아버지가 할머니 환갑에 선물로 드린 반지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그 박혀 있는 큐빅은 지르코니아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1캐럿이라는 겁니다. 푸하하하하하.

갑자기 암이 발견되시어 돌아가시지만 않았어도 이 반지가 제것이 될리 만무하였겠지만 할머니 극락왕생 하시면서 제게 큰 선물 하나 남기신 듯합니다. 당시 3백만원이 조금 안되는 비싼 가격의 품질 좋은 다이여도 지금 처분 해봐야 백만원 안팍 안하겠냐시지만 물질적 가치보다는 제 약지에 맞는 오래된 반지를 세척제에 넣어 헹궈보니 눈이 부시게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저는 큰아버지가 다시 가져 가셔야 하는거 아닌가 했지만 흔쾌히 제가 갖게 되었다는 것을 아시고 웃으셨답니다. 결혼도 하지 않은 미혼인 제가 아~ 고가의 1캐럿 다이아 반지라니 말이죠. ^^ 돈으로 바꿀 일도 없겠지만 제가 누군가에게 다시 물려줄 소중한 금부치, 아니 다이아몬드가 생겼습니다. 푸하하하하.

그러나 다음달 돌아오는 어버이 날이 조금은 두렵습니다. 카네이션 생화는 촌스럽고 늙은이 같다며 모두 마다하는 생화 대신 작년 부터 카네이션 브로치와 용돈을 현금으로 몇만원 드리는 것과는 달리 요번엔 뭔가 신경을 써서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말이죠. ㅠㅠ

상례와 건강 등으로 일도 많이 안한 올해의 어버이날은 지금부터 두렵습니다. 인터넷 서핑을 통해 의미 있고 노친네들이 좋아할만 하고 상대적으로 효용이커 보이지만 저렴한 선물을 여러 사람 것을 준비하려니 허리가 휩니다.

할머니의 유품 정리는 울집 여성 어른들의 여심을 흔들어 아무래도 금은부치 정도는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고 확실히 엄마는 나이에 어울리는 금부치 가락지라도 골라봐야 겠습니다.

작년은 5월 카드 값만 150 넘게 결재했었는데 올해는 얼마나 될런지요. 두그두그합니다. 좋은 아이템이나 선물, 아이디어 있으면 한 수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딸래미 없는 작은집, 고모네, 막내숙부는 당연히 큰할머니, 큰아버지, 아직 애들이 고딩, 대딩인 외숙부들......................아아악...........

난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인가. 한달 급여여~~~~~~~~!

사십구재가 지났으니 이제 좀 움직이고 놀기도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나중에 제 다이아몬드 반지 구경시켜 드리겠습니다. ㅋㅋ
안되면 사진으로라도 ~~ ^^

자주 보자구요~

13 Comments
동대문킹카 2009.04.23 16:36  
누난 글남기면 항상 길더라~~  읽다 포기!!
왓포마사지 2009.04.24 13:04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까마이정복 2009.04.23 18:40  
역쉬힘들어.......
빛난웃음 2009.04.23 19:15  
요약하면 사십구재라고 불교,유교식으로 할머니 상례의 마무리 격인 제사를 지냈고 유품을 정리했는데 별로 값나가는게 없는 줄 알았는데 요행스럽게도 내게는 다이아몬드 1캐럿짜리 반지가 생겨서 기분 째지게 좋은데 어버이날 선물 준비하려니 허리가 휘고 정신이 없다 이얘기지 ㅋㅋㅋ 젊은열정들이 잘지내는가 싶고 이제 좀 놀아도 되고 자주 보자는 얘기지. ㅋㅋㅋ
willie 2009.04.23 20:15  
이상하게 누군가에 뭔가 그냥 생겼다면 그냥 친해지고 싶더라...ㅋㅋㅋ
할머니 선물 오래 간직하세요..꾸벅
흑맥주 2009.04.23 20:37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추억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은거죠...
와타나 2009.04.24 09:51  
누님!!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동대문킹카 2009.04.24 14:34  
누나 4차원같해 ㅋㅋㅋ
쥬피터 2009.04.24 16:30  
49제에 다시한번 생각나게하지...고인을...
빛난웃음 2009.04.24 16:49  
四十九齋 : ‘재(齋)’는 ‘마음을 가지런히 하고 삼가며 맑게 하기 위한 의식’이고, ‘제(祭)’는 ‘죽은 이를 위해 혼백이나 신령에게 음식을 바쳐서 정성을 들이는 의식’입니다.
요즘은 재도 제도 절에서 지내니 뭐 거의 혼용이 되어 쓰여도 틀린 것도 맞는 것도 아니죠.
전 재에 더 의미를 두고 왔는지 제에 더 의미를 두고 왔는지...... 나도 둘다였던듯 ㅋㅋ

킹카야. 누나 4차원이냐? 비슷한 남자 좀 찾아주라. 푸하하하하하하하
☆샤데이☆ 2009.04.24 19:03  
난 이렇게 긴 글 잘 못읽겠더라...아우~ 머리아퍼...ㅠ.ㅠ
동대문킹카 2009.04.27 13:21  
누나 한문까지!! 짜증나 진짜!! 어려워죽겠네 ~~
내주위에 남자중에 4차원은 없는거 같해 ㅋㅋ 다 단무지야!!
단순 무식 지랄 이지!!!!! ㅋㅋ
빛난웃음 2009.04.27 16:45  
미안하다. ㅠㅠ 나두 얼른 다시 단무지가 되고 싶어. 흑흑흑.
그리고 단순 무식 지랄 이지!!!! 해도 상관없어. ㅋㅋㅋ
나보다야 더하겠냐. ~ 내가 맞춰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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