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특이한 징병제도
지난 4월, 태국과 미국 이중국적자인 2PM의 닉쿤이 태국 군대의 신체검사를 받고 군입대 여부를 판정 받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습니다.
이 때 태국의 특이한 징병제도가 화제거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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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는 제비뽑기를 통해 군대를 가고 안 가 는 것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사실일까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사회의 큰 이슈이면서 엄정하게 다루어지는 군문제가 이렇게 가볍게 희화화 된 다는 것이 쉽게 믿기지 않습니다.
사실이라면 그건 왜 그럴까요?
대한민국 남자들의 영원한 관심사인 군대. 태국의 징병제도는 어떠할까요?
태국의 군대도 우리와 같은 징병제입니다.
태국 헌법에 따르면 모든 태국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집니다.
실제로는 만 18세 이상의 성인 남성이 의무적으로 모두 신체검사를 받고, 신체검사를 통과한 남성들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먼저 받은 다음, 모자라는 인원은 추첨을 통해 징병자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해마다 군에서는 군대에 필요한 인원을 산출하여 그에 따라 각 지역별로 국내에 소집할 인원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치앙마이 지역에서 선발해야 할 신병인원이 100명인데, 해당지역의 자원자가 180명이라면 100명은 군대에 가야하고 80명은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됩니다. 따라서 우선 자원자들의 입대지원을 받습니다.
180명중 70명이 자원했다고 하면 100명 중 부족한 나머지 30명을 추첨을 통해 군복무 여부를 결정합니다.
제비뽑기를 하여 검정 글씨가 적힌 종이를 뽑은 사람 군대에 가지 않고 빨간 글씨가 적힌 종이를 뽑은 사람은 군대에 가는 겁니다.
군대에 가게 되는 사람들의 의무복무기간은 2년이지만, 만약 제비뽑기를 하기 전에 자원입대를 할 경우 18개월로 약 6개월의 군복무 단축 혜택을 받게 됩니다.
그럼 군 병력 모집에 이런 제비뽑기 제도를 이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로는 군 자원이 넉넉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태국 군대의 병력은 약 30만명 인데 군복무 대상인원이 대략 50만명이어서 약 20만명의 여유 인력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모든 남성을 강제로 군대에 보내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또한 태국에서는 군의 영향력이 막강하고 군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가 좋아 상당수 젊은이들이 군대에 자발적으로 나서서 자원을 한다고 합니다.
태국에서는 국왕과 왕실이 국민의 절대적인 충성과 존경을 받고 있는데, 태국군은 '국왕의 군대'임을 자임하고 있어 군에 대한 국민의 이미지도 비교적 좋은 편입니다.
군부가 구데타를 일으켰을 때에도 왕실과 정부청사를 지키는 군인들에게 시민들이 꽃다발과 음료수를 제공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렇다 보니 군장성 출신이 사회에 진출해 기업체 사장, 장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할 때에도 군대 최종 계급을 즐겨 사용할 정도로 자부심이 큽니다.
일부 고위층 자녀는 해외유학까지 다녀와 고소득의 직장을 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명예와 출세를 위해 군장교 입대를 자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제비뽑기 제도가 유지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상대적으로 넉넉한 급여수준을 들 수 있습니다.
사병의 월급은 3200바트(약 12만원)에서 근무연한에 따라 4200바트(약16만원)까지 받는다고 합니다.
대졸자의 일반 직장 초임이 10000바트(약 38만원)선임을 감안하면
청년실업률이 높은 태국의 서민층 가정에서는 숙식을 제공받고 이 정도의 월급을 받는 사병생활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선호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 젋은이들은 주로 지방에서 거주하는 가난한 지방 청년들입니다.
우리가 보기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이런 군복무 추첨제도가 실시되는 데에는, 복권 등 추첨을 통해 자신의 복이나 행운을 알기를 좋아하는 태국 사람들의 의식이나 쉽게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국민 정서와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짐작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점차 태국에서도 군대를 가지 않으려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개인주의적 성향의 만연과 더불어 무엇보다 그 기간에 돈 벌 기회를 잃어버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히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군대징집을 피하기 위해 자원자가 넘치는 시기나 지역으로 조정하여 추첨에 응하는 등 병역비리가 암암리에 존재하는 모양입니다.
아무튼 우리 나라와는 매우 다른 징병제도입니다.
궁금한게 하나 생기는데요,
그럼 태국의 그 많은 레이디 보이(꺼터이)들은 군면제일까요, 아닐까요?
답변은 희한합니다.
가슴이나 성기수술을 한 경우에는 면제이고, 아니면 군대를 가야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돈을 모아 성형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정말 어메이징 타일랜드입니다.
군대를 가지 않는 방법 중 하나는 고등학생 때 러더(ร.ด)라는 교육과정을 마치는 경우입니다.
러더(ร.ด)는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1주일에 1번씩 하루에 4-5시간씩 군에 대한 교육을 받는 건데, 수료하고 나면 군대를 안 가도 된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꿈만 같은 일입니다^^
한편 태국 남자는 군복무는 하지 않을 수 있지만 대신 평생에 한번은 절에 가서 스님이 되어야 합니다.
'부엇' 이라는 의식인데 과거에는 3개월 이상 절에서 스님생활을 했다지만 요즘은 공식적으로 2일을 절에서 보내거나 아예 하루로 줄여서 '부엇' 행사를 한다고 합니다.
아직도 불심이 강한 사람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몇 개월씩 절에 있거나 평생에 여러 번 절에 들어가서 스님생활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태국 남자들 중 군대에 안 간 사람은 많아도 절에 안 간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