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야 북한식당 대성관이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요즘 공항의 문제 해결 이후로 연결이 되는 하이시즌으로 인해 조금씩 바빠지는 낫티에게 이틀전 아침녘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꽤 낯익은 목소리..
참으로 듣기좋은 북녘의 억양을 듣는 순간, 딱 누군지 알아차릴수가 있었다...
"사장님..요즘은 왜 안들리십네까? 보고 싶은데 언제 오십네까? 원래 그리워 하는 사람이 있으면 천리길도 한걸음에 달려가는 법이랍네다..호호호"
제법 그녀들과 친해진 까닭에 평상시도 가끔씩 안부 전화를 나누곤 했지만..어째? 이번 전화는 느낌이 좀 짠하게 다가온다..
알 수 없는 그 묘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오늘..방콕에 들른김에 꼭 조선 식당인 평양관을 가리라 마음을 먹고 그곳을 찾게 되었다.
오랜만에 속이 꽉찬 북한식 만두 생각도 나고...평양 통김치 생각도 간절하니...^^
마침 금요일 저녁이라 손님들도 많을거라고 생각을 하고 파타나칸의 그곳으로 딱 들어 서는 순간....
이런..이런....??
평상시와 같으면 단체 손님에, 현지 교민들에, 태국인들에, 일본이들로 늘 붐비던 이곳이...오늘은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낫티의 일행을 제외하고 딱 두팀....
4명씩 두팀이 앉아 있었는데..그들은 모두 일본인들이었다.
한국 사람이 단,한팀도 없는 평양관의 모습....
이 정도로 심각한 것일까....?
전 세계를 휘감아돈 경기 침체의 여파에 개성과 금강산 마저도 닫히게 된 전체적인 시국의 영향일까..?
왜? 손님들이 주말 저녁에 이 정도로 없게 된것일까?
방콕의 교민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그리고 한국의 패키지 여행객들은...? 자유 여행객들은....?
아무도 찾지 않은 썰렁한 그 넓은 공간을 그래도 그녀들은 열심히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서 노래를 하고 있었으니....
자본주의 최선봉(?)국가인 방콕에서 문을 연지 이제 2년 6개월이 된 북한 식당인 평양관의 그녀들이다..
이젠 제법 익숙해져 버린 이야기가 된......
한국돈의 가치가 하락을 하기 시작한 6개월전부터...손님들이 조금씩 줄기 시작을 하더니 얼마전 태국 공항 점거의 문제가 결정타를 날리면서 이젠 그들의 말을 빌리자면 "까딱까딱" 한다고 한다.
손님이 너무나도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단다..
그리고 충격적인것 또 하나는..
결국엔..일주일전 파타야의 대성관이 줄어든 여행객들로 인해 문을 닫게 되었다는 것인데.....
2007년 4월 문을 열어서 그동안 수많은 여행객들에게 많은 추억을 남겨 주었던 파타야의 대성관
이제는 이들의 이 몸동작들이 영원히 추억으로 사라져 버렸다.
결국은 평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된 대성관의 여성동무(?)들
낫티의 많은 여행객들 역시도 기존의 한국 여행객들 처럼 이곳에 추억을 만들고 간 여행객들이 많을 것이다.
그들이 서빙을 해주는 맛있는 북한 음식들을 체험하며 같은 민족이면서도 태국인들보다 더 설레이는 첫만남을 가져야만 했던 아련한 모순의 느낌들....
그러면서도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즐겁게.. 그들과 여행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갔던 그 많은 추억들은 당분간 파타야에서는 결국 전설로 남게 되었음이니.....
낫티가 방콕의 평양관 식구들에게 되물어 본다.
'당신들도 평양으로 되돌아 가는거 아니냐?'
'이렇게 헤어지면 언제 또 볼 수 있느냐..?'
모두들 말은 얼버무리며 아니라고 하지만 왠지 그들의 말 끝에는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손님이 너무 없다는 말만 되내이면서....
이들과의 이별은 일반 여행객들이나 한국인들과의 이별과는 분명히 다른것이 될것이다.
말 그대로 다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그런 이별,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그리고 간단한 이메일 조차도 서로 전할 수 없는 그런 이별일 것이니 말이다.
그것이 바로 현재 우리가 마주 하고 있는 남과 북의 이야기이니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가 조금씩 희망적으로 꿈을 꾸던 함께 할 수 있을꺼라는 그 미래에 대한 소망들은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어느 한순간부터 빠르게 뒷걸음 치며 절망으로 바뀌어 버리고 있음이다.
거기에 전 세계를 휘몰아친 경기 후퇴의 칼바람 속에 유독 한국이 특히 더 심하게 강펀치를 맞아 혼수 상태에 빠진 상태이니...
그녀들이 태국에 들어온지..2년반 여....
조금씩 그곳을 찾으며 맛있는 북한 음식과 그녀들과의 즐거운 이야기들을 마주하며 객지 생활의 외로움들을 달래곤 했었는데..떠날 준비를 하는 그들의 이야기들을 접하고 나니...왠지 가장 소중했던 친구 하나를 잃어 버리는 듯한 쓰라림이 불현듯이 몰려오니 이게 왠일...ㅜㅜ::
그저 아는 한국분이 음식점을 휴업을 하는것 과는 또 다르게 다가오는 알 수 없는 이 연민....
개구쟁이 수향 동무(?)와 예쁜 희경동무..
그리고 참한 매력이 있는 원아 동무의 베이스 기타 소리를 계속 듣고 싶어하는것은
그저 낫티만의 부질없는 희망 사항일까..?
그들이 이 어려운 정치 상황과 경제 상황 모두를 잘 극복하고 영원히 태국에 남아 줬으면 하는것은 정말로 좌빨(?)스럽고 위험 천만한 그런 것일까?
생각이 오른쪽에 계신 나이드신 분들의 말 대로 낫티와 여행객들이 팔아준 냉면 한그릇들이 정말로 북한의 핵무장을 이루어 냈다고 보시는가?
아니, 그런 정치적인 것들을 다 떠나서 그저 슴슴한 평양 냉면과 속이 꽉찬 평양 만두를 그리워 하는 그 단순한 여행객들의 바램 하나가 오래 오래 단절되지 않고 앞으로도 이어 졌으면 하는 자그마한 소망을 가져 보는것이 현 시국에는 가당치 않은 욕심인 것인가?
그들의 때뭋지 않았던 미소들을 늘 접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기대를 해보며...주절 주절 써보았다...
방콕의 평양관 만큼은 파타야의 대성관 처럼 어느날 갑자기 문을 닫지 않았으면 하는 낫티의 자그마한 바램....
그것에 대한 낫티의 가장 큰 이유는..
소중하고 특별한.. 북에서 온 예쁜 친구들을 잃기 싫기 때문이다....
오로지 그 하나 밖에는.....낫티에게 더 이상의 큰 이유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