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이해하기 힘든 태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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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해하기 힘든 태국 사람들

요즘 제가 사는 콘도 바로 옆에 새 콘도 건축이 한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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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객실도 안 되는 5층짜리 크지 않은 규모인데도 공사기간은 1년반이나 잡혀 있습니다.
역시 태국답습니다.
아마 이 기간도 넘기기 십상이겠죠.
 
자고나면 한 층씩 올라가는 한국의 공사현장과는 사뭇 다릅니다.
한국의 공사현장에서 느껴지는 긴박감이나 열기는 별로 안 느껴집니다.
 
제 콘도 계단을 오르내리며 이 공사현장을 하루에도 한두 번씩 보게 되는데 신기한게 있습니다.
 
공사일꾼들 대부분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는 것입니다.
작업화나 운동화가 전혀 없습니다.
당연히 작업모 등 안전장구는 아예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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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오늘 새벽에는 비가 많이 와서 공사장 철판이 매우 미끄러워 보입니다.
넘어지기 쉽고 이런 복장으로는 조그만 실수에도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20 여명의 일꾼중 슬리퍼가 아닌 다른 신발을 신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는 거 같습니다.
장갑도 거의 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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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톱으로 철근을 자르느라 불꽃이 튀는데도 슬리퍼에 맨발입니다.
 
예전 저희 사무실 실내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에는 모든 일꾼이 한 명도 장갑을 안 끼었습니다.
 
한국에서 설겆이할 때 끼는 마마손 고무장갑도 여기서는 거의 안 씁니다.
그냥 맨손으로 세제를 쓰고, 물에 손을 담급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필시 슬리퍼를 신고, 가끔은 그 슬리퍼까지 벗어던지고 맨발로 사무실 바닥을 밟고 다닙니다.
 
저야말로 발에 열이 많아 일년 365일 슬리퍼를 신고 사는 사람입니다만 태국사람들의 그 정도는 훨씬 심합니다.
 
그래서 전 가끔 태국사람들에게 물어봅니다.
 
왜 장갑도 안 끼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일하느냐고..
위험하지 않냐, 피부에 안 좋지 않냐고...
 
 
그러면 그들은 계면쩍게 웃으면 한결같이 한 가지로 대답합니다.
 
답답하기 때문이라고...
 
아직까지 다른 대답은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다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운동화나 장갑이 사람을 답답하게 하는건 모두에게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안전이나 피부 미용을 위해 그 답답함을 참습니다.
 
태국사람들은 유난히 답답한 걸 못 견디는 체질인건가요.
 
남한테 싫은 소리 안 하고, 느려 터졌으면서 부당한 걸 참아 버릇하는 걸 보면 그건 그다지 옳은 판단이
아닌 거 같습니다.
 
그럼 왜 저 사람들은 저 위험한 곳에서 맨발이나 다름없이 일을 할까요??
 
 
모르겠습니다.
어렵습니다.
 
이 공사현장에서 한 가지 더 희한한 것은, 공사장 한 켠에 살림집을 만들어 놓았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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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나무와 철판으로 얼기설기 엮어서 만들었는데 이 안에서 여러 가구가 생활을 하는 거 같습니다.
애들도 여럿 있고 부인으로 생각되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그래도 2층이고, 칸칸이 나뉘어서 가족마다 다른 공간을 사용하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 안에서 개인생활이 보장되기는 힘들겠죠.
별다른 개인 살림이 있을리도 없구요.
물론 돈이 없어서겠지만 저 안에서 애를 키우며 가족들이 살아간다는 것은 참 고단해 보입니다.
씻는거야 물만 있으면 가능하고, 식사는 보통 사람들처럼 밖에서 사먹는다 하더라도 화장실은 어디에
있을까요?
숙소용 가건물 옆에 붙어 있는 작은 공간이 화장실일거라 짐작하고는 있는데 아직 확인은 못 했습니다.
 
 
태국에 산지도 이미 3년째인데 다른 나라 사람들의 문화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사람 살아가는 건 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들 참 다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그러더군요.
세상에 60억명의 사람이 있다면 또한 60 억개의 세상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다만 안전의식 또는 사람값도 사회발전에 따라 올라가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들더군요.
7 Comments
쿤츠아라이 2012.05.24 00:51  
일당 300바트의 인부로서는 회사에서 지급해주지않는한 안전장구를 사서 쓸수가 없죠.
그래도 대형건설사의 공사장은 안전모쓰고 안전화도 신기고 일시킵니다.
곰돌이 2012.05.24 16:20  
예전에...

제 선배 선생님께서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  ** 아 ....  이해가 안되니?  그럼 외워라 !! "  ^^;;
바람의아들^^ 2012.05.24 22:07  
청바지에 반바지 케주얼 티셔츠 .... 작업현장 이라고는...
더워서 답답 하기야 하겠지만... 개인 위생과 안전을 생각 한다면..
안전사고라도 발생 한다면 ... 보상은 받으시려나.. 몰겠네요 ..

하긴 우리 나라 공사 현장 안전모 씨우는데 10년 걸렸다 합니다. ..
예전에는 성질날때 던지는 걸로 사용 하던 안전모 . 지금은 쓰지 않으면 벌금도 낸다던데..
우리 나라는 생각해 볼수록 그래도 성숙 한 나라 같아요
유령 2012.05.25 04:04  
사진을 보니 문득 떠오르는 일이 있네요.

예전에 태국 여행의 첫 시작은 패키지 였습니다.
그때 그 가이드분께서 버스를 타고 가며 이런 얘기를 했더랬죠

여기 태국은 국민들이 게을러서 나라가 못사는 거라고..
남자들은 편한 일을 찾아 낮에 오토바이나 툭툭이 그늘에 대놓고 여행객 후릴 생각이나 하고 놀고있고, 대신 여자들 장사시켜서 그 돈으로 먹고 산다고..
그때는 관광버스 안에서 보이는 풍경 대부분이 그러니,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배낭여행으로 태국을 다니던 4월 폭염의 어느 날,
끄라비 타운에 도착해 무거운 배낭을 진 채 작렬하는 태양을 머리에 얹고 게스트하우스를 찾아 한 삼십분 헤매는 중에 호흡까지 곤란해지는 더위에 현기증이 나서 쓰러질뻔 했더랬죠.
그늘에 배낭을 내려놓고 쉬며 도대체 여기 사람들은 공사, 농사는 어떻게 짓고 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때 문득 그 가이드 분이 한 말이 떠올랐습니다.
그 가이드 분은 이런 날씨에 한시간 만이라도 땡볕에 막노동 한 번 해보고 한국에서 온 여행자들에게 그런 얘길 들려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얼마 전,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이 여름 경기 할때, 모자에 양배추를 넣어 쓰고 경기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었죠.
인간의 체열이 대부분 머리로 빠지는데, 모자가 체열 방출을 막고 있으니 무지 더웠나 봅니다. 하물며 그보다 더 더워 40도를 웃도는 태국에서 천으로 된 야구모자도 아닌 두꺼운 플라스틱 안전모를 쓰고 두꺼운 안전화까지 신은 채 땡볕 아래에서 하는 막노동은 자살에 가까운 행위가 아닐까, 생각되네요.
아무리 더위에 익숙한 태국인임을 감안할지라도..

물론 안전사고 의식에 대한 자각이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어쩌면 저들에겐 언제 있을지 모를 사고의 두려움 보다, 매일 매시간 폭염과의 사투가 더 절박해서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더위를 먹지 않기 위해 느리게 움직이고, 그러다 보니 공기도 길어지고..

그래서..
그들은 게을러서 못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서 게을러야만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편견을 가져봅니다.
레터박스 2012.05.25 23:44  
의견들이 다양하게 달리네요.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아 보입니다 ㅎ

하지만 분명한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생활 습관과 태국인의 생활습관은...

그런데도 우리는 이렇게 태국이 좋아 틈만 나면 태국으로 여행을 오고,
더러는 태국으로 이주해 살기도 하니

다른 것들이 어우러져 사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왠지 오늘은...
누텔라 2012.06.01 04:17  
사우디, 두바이 태국보다 훨씬 덥습니다만, 안전모 작업화 장갑 다 착용하고 근무합니다.
사업주의 안전의식 결여가 가장 큰 원인이겠죠.
그리고 두번째가 비용발생에 관한거겠구요.
생각열매 2012.06.17 21:58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누텔라님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이것은 태국인의 문화와 관련된 사항이 아니라, 전반적인 사회의 안전의식과 관련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특히 사업주의 안전의식과 관련있다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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