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오는날 그냥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면
마음 스친 당신과는
인연 중에 인연이 아니겠는지요
아직 당신을 사랑한다 말한 적은 없지만
비가오는날 어느곳이나 여행을 떠나고 싶습니다

당신과 한 번쯤
꼭 가 보고 싶었던 아름다운 그곳으로
그곳이 어딘지는 알지 못해도
혼자 갔었던 예전의 그곳보다
좀 더 하얀 곳으로
좀 더 따뜻한 곳으로

어디로 가야 할지
언제 돌아올지도 정하지 맙시다
아무런 준비 없이
아무런 약속 없이
발길 닿는 그곳으로
그냥 떠났다가 그냥 돌아옵시다

당신과 내가
서로에게 짐이 되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서
돌아오기에 길을 잃지 않을 만큼만
떠났다가
꼭 그만큼 되는 그곳으로 떠나기로 합시다

돌아와 먼 훗날
창밖에 비가 내리는 그 어느 날에
당신과의 그냥 떠난 여행이
불현듯 그리워질 때
그때 당신을 사랑했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영원히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