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한 이별인데...
이틀 째 잠이 오지 않고 가슴에 불덩이가 있는 듯 너무 쓰라려서
이렇게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글을 올립니다.
남자친구가 태국인이에요.
아니..이젠 이였어요.. 라고 해야하나요..
제가 태국에서 몇개월간 일했었는데...
너무 잘 챙겨주고 자상하고 재미있는 유머감각에 사귀게 되었습니다.
사귀는 동안은 저를 너무나 사랑해줘서 다시는 이런 사랑 못 받을꺼라는 생각도 마니 했구요.
사귀게 되기까지 그리고 사귀고 나서도 몇 번을 망설이며 헤어지려는 시도도 여러번..
제가 나이가 있는지라 아무래도 누구를 만날 때 결혼을 아예 배제할 수가 없더라구요.
그러다보니 한국과의 문화차이.. 주위의 시선도 솔직히 조금은 생각햇죠.
그래서 더 정들기 전에 헤어지려 할 때마다 이 친구가 너무 아파하고 우는 바람에...
남자 펑펑 우는 모습을 본 적 없는 저로서는
매번 그 모습에 맘이 무너져 다시 만나곤 했죠.
그러다 제가 한국에 오게 되었고.
그 친구가 한달 후에 놀러오기로 되어있었는데...
어제 제가 그 친구 페이스북을 찌질하게 뒤진게 잘못이었던 거죠.
옛 여친과 시험에 대해 대화한 내용 중
얘기 끝에 남친이 "miss u little pig"
라고 적어 놓았더라구요.
분명 딴 남자와 바람나서 헤어졌다던 여친인데...
아무리 시험에 대해서 물었다지만.. 다시 연락하는건 뭐고...
보고 싶다는 건 뭔지...
태국 문화인지.. 이 넘이 미친 자식인지...
감이 안 잡히네요...
남친에게 너의 이런 사고 방식 이해 못하겟다고
그 동안 날 속인거냐...태국 말로 써놓으면 모를줄 알았냐고 하자...
옛 여친과 얘기할 땐 보고 싶어서 보고 싶었다고 쓴거고 ->이건 또 무슨 소리인지...
걔한테 아무 감정 없고 너뿐이다 라고 하는데...
워낙 태국인들의 희한 복잡한 이성관계를 많이 목도해온 저로서는
아무래도 믿어야 할지 의심스럽습니다.
남친에 대한 믿음이 없냐구요?
아니요.. 너무나 진실되고 좋은 면만 보여주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반대 시선 무릅쓰고 결혼까지도 생각했구요.
하지만 제가 아는 많은 태국 친구들 정말 성실하고 착하지만
항상 이성 관계는 삼류소설에도 없을 희한한 관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유지하더라구요...
이런게 일상인 그들 속에서 제 남친이라고 온전할까 싶기도 하고...
옆에 있을땐 그렇게 매달리고 하던 사람이...
제가 이별을 고하자...
오늘은 전화도 없네요...
당연히 잊는게 맞겠죠...?
전 한국 오자마자 들어오는 선자리 다 거절하고
부모님,, 친척들에게 허락받으려고 애 썼어요.
한국에서는 같이 다니기 부끄러울 것 같다는 사촌동생의 말도 여유로 넘길 만큼
사랑해서 남들 시선따윈 신경 안 쓸 수 잇다고 생각햇는데...
그런 제 마음도 모르고...
다시 사귀기 전으로만 돌아갈 수 잇다면
절대 마음 주지 않을텐데...
되돌릴수 없는 얘기고...
어떻게 하면 좋죠?
밥도 안 넘어가고.. 가슴에서 계속 쓰라림이 번지는 듯한 느낌...
너무 아픕니다.
저두 이정도까지 좋아한 줄 몰랐네요...
언제쯤 잊혀질까요...
제가 빨리 원래의 저로 돌아가려면 얼마의 시간이 걸릴까요...
눈 뜨면 시간이 지나가 있어서 더이상 아픔이 안 느껴졌으면 합니다.
너무 답답해서 얘기할 곳도 없구...
저에게 쓴소리, 정신 차릴 수 잇는소리 다 부탁드릴게요.
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