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생활 넘넘 힘드네요.(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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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생활 넘넘 힘드네요.(이상과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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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땅을 밟은지 2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한국에서의 힘든일과 슬픔을 잊고자 잠시 머물려고

왔다가 이곳에 지낸지 한달도 안돼서 운명의 남자(?)를

만나 지금까지 태국에서 생활하고 있네요.

결혼을 약속하고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었기에

힘든현실속에서도 잘 버텨나가고 있었는데

이젠 조금씩 지쳐가고 힘들어지네요.



처음 1년간은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바쁘게 살았던것같고

순간순간 힘들었지만 그래도 뒤돌아 볼 여유없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던것 같아요.

옆에서 항상 지켜봐주고 힘이 되어준 남친이 없었다면

더 빨리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을거예요.

지난 2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잠깐이라도 얼굴보러 와주고

공주님 대하듯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고 존중해주고

사소한것까지 아기돌보듯 챙겨주고 도와줘서

너무나 고맙고 또 고마운 존재였죠.



아시다시피 태국에서 일자리 구하는거 쉬운일이 아니잖아요.

여긴 푸켓이라 방콕보다 더 하죠.

처음엔 전공과도 상관없는 일을했지만

꾸준히 하기란 쉽지가 않았어요.

회사 사정이 안좋아서 문닫는 경우도 있었고

월급이 밀리는 경우도 있구요.

지금까지 거의 1년을 쉬고 있네요.

남친은 결혼하게 되면 혼자 일해도 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제맘은 웬지 편하지가 않더라구요.

남친집이 부자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집안이고

태국의 임금수준을 아시겠지만

남친월급이 많은것도 아니구요.

정말 사랑한다면 한쪽만 희생하는게 아니라 서로가 노력하고

인내하고 도와야 하는건데 제가 그사람을 위해서 할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게 맘이 넘 아프고 슬퍼요.

앞으로 살면서 할수 있는일을 찾을수도 있고 일할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쉬운일만은 아니라는거 알고 있으니까
 
답답하기만 하네요.

그래도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선 크게 걱정하는건 아니예요.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서로 노력한다면 얼마든지 살수 있는거니까.



문제는...

한국에서 사회생활도 많이하고 활동적이었던 제가

태국와서는 거의 집에서만 생활하고 있으니

남친을 만날때만 잠깐 행복하고 나머지 긴긴 시간들이

너무 답답하고 외롭고 지치네요.



태국에서의 생활~

한가하고 여유롭고 신경쓸일 별로 없구

남의시선 의식하지않고 편하긴 한데

한국에서의 조금은 쫓기는듯한 바쁜생활이 이제는

그립기만 하네요.

물론 한국생활을 다시 시작한다면

태국에서의 여유로운 삶이 그리워 질수도 있겠지만요...



그리고 전 아직도

태국의 날씨가  적응이 안된건지 정말 힘들어요.

한국에선 일년에 한번정도 환절기때나

감기 한번 걸리는 정도로 건강했었던것 같은데

태국에선

시간이 갈수록 몸이 더 힘드네요.

나름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있지만

에어컨 때문인지 감기 달고 살고

몸살은 왜이리 자주 오는지

요즘엔 몸이 너무 건조해서 온몸이 간지럽고

잠을 설칠때도 많아요.

그리고 더운날씨에 점점 모든것에 의욕을 잃어 가는것 같아요.

몸이 자꾸 아프니 태국이랑 나랑 안맞는것같고

남친에게도 짜증내게 되고 남친에게 아무것도

해줄수 없으면서 짐만 되는것같고...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하게 살면 되겠구나 하는

막연한 상상으로만 태국생활을 결정하려고 했는데

현실은 그렇게 만만치 않네요.

결혼생활이란거 사랑과 믿음이  제일 밑바탕이 되는게 맞는거지만

요즘 새삼 느끼는건 결혼생활도 현실이라는거

많이 느끼게 되네요.



태국에 정착해서 사시는분들 정말 대단하신것 같아요.

특히 애기낳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엄마들 보면

너무 존경스럽구요.

환경탓만하고 있는 제자신이 너무 나약하고

한심하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많은것을 희생하고 노력하고 살 자신이 있는지

스스로 물어봐도 쉽게 결정을 못하겠네요.

이별을 생각하면 도저히 그사람을 포기할수 없을것같고

평생 여기서 살 생각하니까 자신은 없고...



남친은 저랑 결혼해서 평생 함께 하고 싶지만

태국에서  생활하면서 제가 행복하지않다고 느낀다면

그또한 자신이 바라는게 아니라고 

이별의 순간은 마음 아프겠지만

어디에 있든지 정말 제 자신이 행복하기를 바란다구요.

보통의 한국남자들 같으면 너없인 못살아. 가지마. 할것 같은데

조금은 우리랑 사고방식이 틀린것 같긴해요.



전 이별이 두려워 결정을 못하고 있는데

이제는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수 없을것 같아요.

이렇게 긴글을 올리는건 어쩌면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해서인지도 모르겠네요.

결정은 제 스스로가 해야 하는거지만

정말 어렵네요...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열심히 살아가시는 한.태커플님들

존경합니다. 화이팅!!!











11 Comments
잰잰 2010.03.19 20:54  
글속에 님의 복잡한심경이 많이 느껴지네요,뭐라 용기를 드려야할진 모르지만,
제경우 사귀자마자 한국과 태국에서 각각 생활하고 이제 거의1년이 되어가네요.
정말 외롭고 힘들지만 견딜수 있는힘은 님과같이 나하나만 바라봐주는 자상함과
평생사랑할수 있을것같은 믿음때문이죠.
태국에 계시니 저와는 반대시지만 잠깐 한국에 들어와보는것은 어떠세요?
저도 다른데 2년정도 있을때 정말 답답하고 힘들어서 한국의 바쁜생활이 부러웠거든요.
상대적으로 한국에서 바쁜생활을하니 외국의여유로움이 그립지만, 지금의 버팀목이 되는건
서로이니, 한국계시면서 생각을 잠시 해보시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여기있으면서도 사랑 지키시는 분들도 많고 저도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힘든사랑 선택한만큼 좋은 결정 내리셨으면 좋겠네요~
프로선수 2010.03.20 11:22  
한국 갔다 오세요. 그럼 다시 태국 가시고 싶을겁니다. 100%
스와니 2010.03.22 00:28  
저는 태국 산지 3년 넘었고 결혼해서 아이도 있지만 같은 생각 하고 살고 있네요
한국에선 직업도 남들이 말하는 좋은 직업에 월급도 좋았고 내가 하고 싶은대로 살았는데
여기선 무슨 일을 하고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너무 능력이 없는것 같고
회사일 힘들다고 그러는 남편한테도 도움이 안되는 것 같아 미안하고
하루종일 애 보는것도 힘들고 (더운데 맨날 나가서 놀자네~ㅠ)
무반 구석탱이에서 살다보니 시내 함 나가기도 힘들고(전 운전도 못해요 ㅠ)
나는 도시 체질 이었구나~~~ 뒤늦게 후회해봤자 분가는 아직 꿈도 못꿀 뿐이고~ㅠ
이런 생각 한번 시작하면 한도 끝도 없더라구요.
그래도 저같은 경우는 친구랑 수다 떨거나 하면 상태가 많이 나아지는 편이에요.
상태가 정말 최악일때는 한국에 함 다녀올때가 된거구요.
티켓 예약하는 순간부터는 다시 상태가 좋아집니다 ㅎㅎ
실실 웃으며 퇴근하는 신랑 맞이합니당 ㅋㅋ생각도 좀 긍정적으로 되구요.

우선은 한국에 한번 다녀오시는걸 권합니다.
윗분들 말씀처럼 한국 들어가시면 태국에 다시 돌아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답이 나올거에요
사랑도 물론 중요하지만 내나라 떠나서 산다는건 정말 보통일이 아니니까요..
누구도 강요 할수없고 결정해줄 수 없는 문제에요.
그렇기에 참 무슨 조언이나 위로를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힘내시라는 말밖에는...
pancake 2010.03.22 02:09  
답변들 감사합니다. 한국갔다오면 한동안은 괜찮을것 같지만 살면서 이런감정들이 반복될까봐, 시간이 많이 지나서 후회하게 될까봐 두려워요. 제나이가 20대라면 조금 떨어져 있어도 보고 시간이 지나서 그때 선택을 해도 늦지 않겠지만 남친과 저 둘다 30대 중반이라 이번결정이 평생을 갈것 같네요. 남친과 보낸 지난 2년동안이 제 인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고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었기에 이별이란걸 생각조차 하기 싫었는데
사랑으로 모든걸 극복할수 있을꺼라 생각하고 또 그렇게 할수 있을거라 다짐하고 또 다짐해도 현실앞에 마음이 흔들리는 제자신이 너무 밉고 한심하네요. 스와니님 말씀처럼 여기선 내가 너무 무능력한것같고 무엇을 하고 살아야 할지 생각이 없어지더라구요. 날씨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생각없이 살기엔 좋은곳이긴 한데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 한다면 전 못할것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더라구요. 정말 타국에서 산다는거 쉬운일이 아니라는거 새삼 느끼네요.
남친이랑 한국돌아가는 문제 잠깐 얘기 했는데 가지말라며 눈물을 흘리더군요. 남자의 눈물... 정말 가슴이 무너져 내린다는 표현 이럴때 생각나더군요. 차라리 못된 남자였으면 이렇게 맘이 아프지 않을텐데.... 사랑하나만 믿고 평생을 여기서 살수 있을지 또 고민되고
맘이 흔들리네요...
기뮤 2010.03.22 14:51  
아 글을 보니깐 저도 갑갑해 지네요~
전 남친 10월부터 사귀고 서울과 태국에서 지내면서 1달정도에 한번씩 왔다갔다하다가
이제 결혼얘기가 나와서 맘의 결정을 하고 올해 말쯤에 결혼하고 태국에서 살려고 생각하고 있더든요..아아 이미 선택을 한거고.. 당연히 힘들것을 알긴 하지만 그래도 두렵긴해요~
그래도 잘 할 수 있을거라고 믿고 전 앞만보고 나가려고 합니다..
잘 고민해서 나중에 후회안하셨으면 좋겠어요..ㅠㅠ
PAM 2010.03.22 18:44  
저도 요즘 날씨 더워서 암것도 못해요. 전 촌에 살아서 마땅히 가서 앉아있을 백화점도 없다는  ㅡ,.ㅡ;; 거실 에어컨은 하루종일 틀어놓으면 나름 미안해서 ㅋㅋ 침실에서 에어컨 틀고 절대 안 나가고 인터넷만 한다는 ㅋㅋ 요즘 부쩍 짜증이 느니까 신랑이 계속 몇일만 참으면 한국 가니까 조금만 참으라고 맨날 달래요.
그렇지만 한국에서 계속 살았으면 결혼해서도 힘든 직장생활 계속 했을것 같아서, 지금이 더 좋아요. 저도 나름 대기업에 좋은 급여, 좋은 대우 받으면서 다녔는데, 직장생활은 하나도 안 그리워요. 여기서 사바이사바이 하게 사는게 좋아요.
한국 있어도 태국 있어도 장단점 다 있잖아요. ^^
goodtogo 2010.03.25 16:57  
전 얼마전에 날씨 너무 더워서 남편한테 대놓고 욕했어요 ㅠ.ㅠ 태국 욕을... 그리고 나서 무척 후회했답니다 ㅜ.ㅜ 근데 날씨 너무 더우니깐 못참겠어요... ㅠ.ㅠ
moaika 2010.03.25 23:24  
벙개해요 정말 외로워서 못살겠어요ㅠ.ㅠ
전설속의날으는까칠한닭 2010.03.26 05:03  
요즘 방콕보다 치앙마이가 더 덥습니다.

으~~~~~~악....벗뜨...

4월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는거....

제발 6월이 안왔슴 좋겠습니다.ㅋㅋㅋ
엄마곰 2010.04.03 19:04  
한국은 추워서 태국으로 피신한 사람이 뭔 더위 타령을 하시오?
노쇠한 몸은 은근히 지져야 하는법이니 천천히 요양하시구려
재생공장 2010.03.27 00:53  
모든분들이 행복하길 바라지만, 세상살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걸...
 하루하루 무료한 태국생활에 좀더 한국 아낙네의 인내심을 요구하고 거기에 참는다는것이 좋다고 어려서부터 문화적으로 길드려진 분들이라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저 또한 오랜 생활 태국에 살아 왔지만...
오늘도 운전하면서 뒤에 내 일상의 뒷바라지를 해주시는 아줌마(쉽게 말하면 "매반"- 나쁜의미 아닙니다)에게, "아줌마, 왜 이렇게 오랜 세월 태국에 살았어도 이해할 수 없는게 많죠?" 혼자말 반, 짐짓 궁금한것 반으로 물으니 ...돌아오는 대답은 웃음뿐입니다.

태국에도 많은 한국아낙네들이 살고 있습니다.
얼추, 한국사람들의 공동체속(예를들어, 관광객관련 샵, 교민상대 서비스업 종사 등등)에서만 살아온 아낙네들은 나름 빠듯한 월급속에서도 한국아낙네 특유의 맛을 바탕으로 오늘도 씩씩하게 태국 생활의 단맛나는 부분을 잘 소화해가면서 살아가시는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태국 부군을 둔 한국아낙네들의 한해 한해 쌓아가는 세월속에  어찌보면 허벅지에 송곳 바늘 자국으로 시퍼렇게 멍이들어가는 하소연 또한 태국의 한 부분에서 살아가는 모습입니다. (웃자고 드리는 말씀이니 가볍게 넘겨주시길...)

제 사견을 올려봅니다.
전형적으로 태국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꾸려온지(쪼매한 공장을 가지고...) 몇년 되어갑니다.
모든것을 북치고 장구치면서, 여기까지 오다보니...
태국분들에게서 이제까지 몰랐던 부분도 보이고, 아쉬움도 남곤 합니다.
제가 하는 일이 인테리어쪽이라 간혹 태국 가정을 방문하다보면 이런 부분은 한국아낙네의 손길에 딱 맞추어주면 엄청좋아하겠다, 또는 이런 부분을 한국사람 특유의 맛깔스럼으로 소개하면 좋겠다...하는 점을 많이 느끼곤 합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부군과 상의 하셔서 한국제품과 관련된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것을 권해보고 싶습니다.
태국은 철저하게 인맥으로 모든것이 이루어집니다.
하수구 수리 및 에어콘 설치 등등 많은 가정사들이 인맥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조그맣게 하루에 단 한시간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가게를 한다든지, 또는 한국에서 잘 하셨던것을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과감하게 부군에게 도움을 청한다든지 상의해서 시작하셨으면 합니다.
최근에 한국제품에 대한 인식이 꽤 좋습니다.
특히, 부군이 소개하고 그걸 바탕으로 한국사람의 맛과 멋을 최선을 다해 전달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으리가 봅니다.
해 보시면 처음에는 어렵지만 한 일~이년 계획세우셔서 자신만의 일을 가진다면 태국 생활이 지금처럼 우울하거나 무료하지는 않을거라 믿습니다.
더우기, 맹탕 한국사람 혼자서 허둥지둥대며 사업하시는분들도 많은데, 옆에서 커다란 힘들되어줄 태국부군도 있잖습니까!
아마 태국부군도 처음에는 슬그머니 옆에서 눈길만 주다가, 어느정도 안사람이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 물심양면으로 최선을 다해서 도와줄겁니다.
한마디 덧붙히자면, 무엇이든지 마음을 터놓고 도움을 청하고 또 도움을 줄 여력이 생겨서 남을 돕는다면 좋은 태국 생활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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