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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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kondee 35 1295

선배님들 안녕하십니까

 

 

죄송하지만 영양가 없는 글이라 관심없으신 선배님들은 뒤로가기하셔도 무방합니다. 

 

 

저희는 10월 중순부터 한국에서 들어와 살고 있는

태국인 아내 & 한국인 남편 국제결혼커플입니다.

 

태국에 있을때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오래 살진 않았어요. 장인어른 댁에서 5개월정도..)

 

아내와 함께 밖에 나가면 좋지 않은 감정들을 한국에서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외식하러 나가면 

한국어를 모르는 아내를 위해 메뉴판잡고 천천히 설명해주다 보면..

한참 기다리던 주인아주머니 왈, 여기 서빙하는 애도 외국애인데 통역시켜드려요?

어디앤데? 동남아? 어디? 베트남?

(친절하게 말씀해주셨으면 감사했겠죠..말투부터 무시를 깔고 시작하는..)

 

쇼핑을 하러 가도..

본인 : 좀더 밝은 색은 없나요?

종업원 : (조용)

본인 : 저기요? 이거 좀더 밝은 색은 없냐구요?

종업원 : (멀리서 오지도 않고) 그 옆에 반대편이요

본인 : (조금 열받아서) 얼마죠? 입어볼께요

종업원 : (멀리서 오지도 않고) xxx원이요. 사실껀가요? 피팅은 불가능합니다

본인 : (많이 열받음) 아니 피팅룸에 비슷한 옷들고 들어간 저 분들은 뭔데요!?

         입어보고 살꺼니까 줘보세요 그리고 안오세요!? 거기 손님 없는 것 같은데요!?

종업원 : (약간 띠꺼운 말투로) 네..페이스 커버는 꼭 하셔야 합니다

            여자분께 꼭 말씀드리세요

 

저 한마디에 이미 뚜껑이 열려버리고 출근하지도 않은 점장,실장 호출시키고

한바탕하고는 계획에도 없던 옷을 5~6벌이나 샀었죠..(죄송하다며 받은 카드지갑에 양말 몇컬레..)

 

저런 일들이 한달도 채 안되는 시점에 정확히 5번을 겪었네요(백화점, 음식점2, 제과점, 대형마트)

 

물론 더없이 친절하신분들도 많으시겠지요.

 

제가 젊은 나이에 오버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자격지심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나름 무덤덤한 성격인데 제가 느낄정도라...

아내는 내용도 정확히 모른채 "I don`t care", "마이뺀라이" 하며 웃으며 저를 진정시키는데

정말 미안해 죽겠습니다.

태국에서는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인데..

 

한국에 온지 한달도 안 시점에 앞으로 살면서 어떤 일들이 생길지..앞으로 아내혼자 나가게 되면

어떤 무시를 당하게 될지.. 상상만 해도 열이 납니다.

옷이라도 누구라도 알아볼수 있는 좋은 옷들을 사입혀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옷이라도 잘 차려입으면 조금이라도 덜 할까봐..

 

자랑스러운 내 나라 대한민국이지만,

태국 아내와 함께 살아가기엔 마냥 자랑스러운 나라는 아닌 것 같습니다.

 

제가 잘못생각하는지는 몰라도..

제가 그렇게 많은 나라에서 살아보지는 않았습니다만..

인종차별이 심한 국가중에 한군데가 내 나라 대한민국인 것 같아 슬프네요..

 

단지 생긴 것 때문에 이런 일을 겪어야 한다면..

내년초에 태어날 우리 딸 생각하면..

어느 나라에서 살지를 다시한번 심각하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도움도 안되는 글 읽어주신 선배님들 감사합니다.

 


 

35 Comments
Satprem 2019.11.11 16:32  
저는 한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국 사람인데도 한국에서 인종차별을 많이 받는 것 같더군요.
kondee 2019.11.11 17:15  
한국사람이 한국사람을... 저도 궁금하네요
말씀 감사합니다
Satprem 2019.11.11 17:23  
행색과 외모, 발음 등에 의해....ㅎㅎㅎㅎ
Satprem 2019.11.12 01:11  
저를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 노동자로 착각하고 차별을 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필리핀 2019.11.11 16:49  
하이고~마음 고생이 심하시겠네요ㅠㅠ
지금 어느 동네 사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해보면 어떨까요?
kondee 2019.11.11 17:14  
다른 동네간다고 별수가 있을까요?ㅠ 나아진다면 당장에..
어짜피 자주 겪을일이라면 자주 부딛혀서 닳아서 무뎌지는게 일순위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멘토링 2019.11.11 17:01  
저는 그래서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옷, 좋은 가방, 좋은 신발 사줘요.
때론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면 영어로 그냥 이야기 하랍니다. 한국어도 은는이가 조사까지 다 써가면서 공부할 수 있도록 격려해줘요.
그냥 피부색이 짙다고, 그 나라가 우리보다 못산다는 인식 때문에 쉽게 대하는 한국사람들보면 참으로 참으로 제가 부끄러워집니다.
힘 냅시다. ^^
kondee 2019.11.11 17:11  
마지막 써주신 글
힘 냅시다.^^ <<<
너무 따듯합니다 감사합니다
순딩순딩폴짝 2019.11.11 17:03  
어디 지역이신지 매우 궁금하네요.
혼자도 아니고 같이 있는 상태에서 저런건 인종차별이전에 남편분까지 포함해서 무시하는 정도의 좀 정상범위를 많이 벗어나보이거든요. 부인하고 한국에 와서 살고 있는지 2년정도 넘은거 같은데요. 저런 몰상식한 말투 대우는 아직 보질 못했습니다. 특히나 백화점에선 뭐 어떤경우로 당하신 건지 더 궁금하네요. 백화점은 일반시장하고 좀 차원이 다른 문제거든요. 일반생활은 별 문제가 없는데 자녀관련해서는 좀 걱정이 저도 됩니다.
kondee 2019.11.11 17:10  
저는 울산광역시 남구 옥동에 거주중입니다.
위의 2군데 장소는
음식점(창원 진해구 석동)-저희 부모님 댁
백화점(부산 해운대구 누구나 아실만한..)-쇼핑차 방문
입니다.

백화점은 가장 최근이라 제가 예민해져있기도 해서 일크게 벌인것에
조금은 미안한 감정도 있습니다.
(그분이 누구에게나 그런 식이시면 제가 할말이 없구요..)
대화는 가감없이 딱 저 대화 그대로였습니다.

위로 말씀 감사합니다
순딩순딩폴짝 2019.11.12 00:32  
제 누나도 진해에서 살고있는데 제가 결혼할때 본인 사는 아파트내에도 외국인 처자 많다고 했거든요. 음식점도 반말하는 상태도 영 아니네요. 서울도 최저임금 맞춰주기 빡빡하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저렇게 무시하는거 봐서는 저 음식점에서 일하는 직원 최저임금도 제대로 안 지키는 영업주 수준일거 같습니다. 외국인이던 뭐던간에 기본적으로 사람을 무시하는 듯이 말하는 건..기본자체가 아닌거 같아보이네요. 지딴에는 친근감인척할려는지는 모르겠지만요.
 어차피 아무것도 모르는 나하나 믿고 따라온 부인 보듬고 보살펴주기 위해서라도 힘내시고
민감한것을 떠나서 저렇게 기본인성자체가 글러먹은 것들에게는 일단 부인에게는 잠시 밖에서 쉬고 있으라고 한뒤에 아주 본떼를 보여줘야 합니다. 부인앞에서는 확 본떼 보여주진 마세요. 이런 본떼 보여주는거 좀 싫어하더라고요. ㅎ
 저는 서울에서 거주중인데요. 2-3년전부터 부쩍 태국쪽이 많아졌습니다. 엄청나게요. 뭐 검색해보면 대부분이 불법체류자가 많아진 것도 한몫하겠지만...화장품가게에도 태국인이 일하고 있고 수퍼에 파는 소스,포장제품들도 태국제품 엄청 많아졌고요.
 아직도 어딘가에는 돈못벌고 어디가 부실해서 외국인하고 결혼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쓰레기들도 있긴 하겠죠. 신경끄시고 얼른 부인과 함께 즐거운 상상, 즐거운 생활 계속 잘 꾸려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kondee 2019.11.12 16:49  
위로가 되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제가 살고있는 아파트 분들은 참 친절하시고 좋습니다.
jig0614 2019.11.11 17:13  
전 그래서 태국으로 이민 와서 살고 있죠, 듣기로는 애들 학교에 보내면 학부모들이 더 하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좀 더 외로운데 나을거 같아서 태국으로 와서 삽니다.  외롭긴 하네요 ㅎㅎ
kondee 2019.11.11 17:25  
남들다하는 선택을 안하고, 저만의 선택을 한순간
어떤 일이 일어나건 감내를 해야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적잖은 수근거림(저기..다들리거든요!?)
처음보는 동물원 동물을 보는 듯한 빤히 쳐다보는 시선들..
정작 알고지내는 동네분들은 알고나니 참 따듯하신데
(이사오고 일부러 아내하고 떡까지 돌렸거든요 도와주십사하고ㅎㅎ 감사하게도 요즘은 분리수거방법도 잘못되었다고 바디랭귀지로 가르쳐주심ㅎㅎ)
주변의 따듯한 분들께 위로받으며 살아봐야겠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힘내십시오 선배님 화이팅!
떠나며 2020.04.10 01:09  
저도 애때문에 가려고합니다
와이프 공무원 복귀가능할때 빨리 가려구요
훈아뭐하니 2019.11.11 17:30  
남편 혼자 가서 진상 손님 "갑"질이 무엇인지 보여주세요.
옷 매장에 이것 저것 입어보시고 어지럽게 만들고 그냥 나오세요. 뒷 정리는 종업원 몫입니다.
식당에서는 물이나 종이 반찬들 잔심부름 많이 시키세요. 물론 반말로.. 식당아주머니가 부인에게 반말했듯이 똑같이 돌려주세요..
그리고 담부턴 매니저 불러서 따지세요.
kondee 2019.11.11 17:43  
저보다 더 화내주시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합니다.
35년동안 살면서 그동안 남에게 싫은 소리 잘 안하고
좋은게 좋은거라 생각하고 살았는데
앞으로 살면서 정말 많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훈아뭐하니 2019.11.11 17:55  
옛날에 본 드라마 박신양, 김정은 주연의 파리의연인 명대사가 생각나네요
"저 남자가 내 남자라고 왜 말을 못해"

담부터 인종 차별을 느끼거나, 누군가 부인에게 반말을 하거든 당당하게 말하세요.
"저 여자는 내 여자다. 내 부인이다. 반말이나 예의 없는 행동은 나를 무시하는거다."
즐거워라~ 2019.11.11 19:13  
우리나라 사람들 인종차별이야 뭐... 우리가 우리나라 사람이라 못 느끼는 것 뿐이지요...

글쓴 분과 비교할 수 있는 얘기는 아니지만, 저는 남편이 많이 (서양권이 아닌 쪽으로) 이국적으로 생겨서 데이트 할 때 길거리에서 인종차별(?) 당한 적 있습니다. 그 아저씨도 딱히 악의는 없었지만, 남편을 외국인근로자라고 단정짓고는 대놓고 반말부터 시전하면서 하층민 취급하더군요. 음... 그때 시험공부할 때라 데이트임에도 불구하고 입성이 상당히 변변찮긴 했습니다만... ^^;; 

사람들 마인드가 하루 아침에 바뀌지않을 것이고... 현실적인 대처방법이라면 말씀처럼 비싼 옷에 비싼 가방 들고, 가능하면 서울에서도 중심가에 거주하시면 그나마 좀 낫겠지요... 인종차별을 뛰어넘는 건 재력과 지위 정도밖에 없어보이는 것이 씁쓸한 현실입니다... 

그래도 우리 사회의 장점은 무엇이든 빠르게 변한다는 것이니, 자제분이 머리 굵어질 무렵까지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kondee 2019.11.12 16:54  
감사합니다. 제가 선택한 사람, 끝까지 손잡고 밀고나가야지요..
다만 제 딸이 상처를 받게되면.. 그땐 태국으로 넘어갈려구요
이런 마음 먹는 것 자체가 아내에게 미안한 이야기지만
태어났을때 저를 더 닮아 상처받지 않기를 아주 슬픈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알아보니 외국인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겠더군요.
칼라그리스 2019.11.11 23:14  
맘고생 많으시네요
저도 2년간 한국에서살다가 힘들어서 집사람보다 제가힘들어서 지금은태국에서 생활합니다 일때문에 저는한국에서일하고두달에한번씩 왔다갔다 합니다
힘내시구요
kondee 2019.11.12 16:58  
감사합니다. 저의 미래가 될수도 있기에 여쭙습니다. 두달에 한번씩 어느정도 머물다 귀국하시나요? 일에 지장은 없을까요..
저는 결혼하는데에도 회사에서 전폭적인 휴직 및 휴가 지원이 없었다면.. 정말 힘들었을것 같아요
칼라그리스 2019.11.13 23:40  
2주정도씩 머물다옵니다 그나마제가자영업이어서 가능하네요
그래도 일에 지장은엄청많습니다 하지만태국에서 할수있는일이없어서 할수없네요
힘드시겠지만 한국에서 버터보시는게 어떠실지요 제가 지금3년째왔다갔다 하는데 많이 힘듭니다
암비 2019.11.12 00:40  
외국의 인종차별을 많은 사람들이 욕합니다만..

개인적으로 한국만큼 인종차별을 심하게 하는 나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가 자신이 인종차별을 하고 있단 생각자체를 못한다는거죠.

유럽식이 좋겠구나 싶기도 합니다.

"지금 사람 차별하시나요?"
"인종 차별 하시나요?"

직접 대 놓고 말하기...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건데.. 그게 참 힘들긴 한가봐요
kondee 2019.11.12 16:59  
감사합니다. 대놓고 말하는 습관을 길러야겠습니다ㅎㅎ
제 성격이..화날때가 아니면 싫을소리를 잘 못해서 큰일이네요..
제에므 2019.11.12 07:40  
동남아는 못사는 나라라 무시해도 된다는 썩어빠진 생각
결혼정보업체을 통해 돈을주고 외국 여성을 사오듯 결혼하고
동남아 여성 유흥업소 종사자들이 수만명에 이르는 나라가 한국이죠
그러니 동남아 국제커플을 좋은 시선으로 보지않는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사시려면 많은 부분을 감수하셔야 할겁니다
윗분 조언처럼 아이가 생기면 더 많은 차별이 생기게 되구요
어느정도는....태연해지실 필요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냥 싸가지 없는 점원 일수도 있는데 그쪽으로만 생각하시면
모든것이 다 인종차별로 보일수도 있다 생각되네요
부인분이 너무 맘상하지 않게 잘 보듬어 주세요
일단 부인분이 빨리 한국말을 배우는것이 도움이 될겁니다

식당,마트등에서본 한국인 판매원들이 외국인과 대화할때 거의 반말을 하더라구요
제가 보기엔 무시한다기보다는 최대한 한국말을 짧게 알아듣기 쉽게하려고 그런게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론...얼굴 표정만 보면 어떤 마음인지 알수 있겠지만요
kondee 2019.11.12 17:07  
감사합니다.
이번에 저는 제가 사는 도시에 태국사람들이 이정도로 많은줄 처음 알았습니다.
처음 아내와 태국마트에 갔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쇼핑하고 계시더군요;;;
깜짝놀랬었습니다.
한국말 배우느라 태국에서 대학다니는 한국학생 모셔서 영상통화 레슨에 저녁에 제가 퇴근하고 1시간씩 꼬박꼬박 노력중입니다. 누님이 초등학교 교사인데 한국말잘하는 외국인 엄마의 자녀들은 문제가 없다고 하더군요.
말잘하게되면 차뽑아준다고 했는데 자극이 되려나 모르겠네요 ㅎㅎ
캠프리 2019.11.12 12:23  
전 근처 진주에 사는 한태 커플인데 글쎄요. 아직 까지 그렇게 대놓고 차별은  없었던거 같네요. 오히려 격려해주시는 분도 많고 지금은 추운데  안 살아봤는데 괜찮냐해주시는 분도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 식당 주인과 백화점 직원의 문제인거 같은데 너무 크게 신경쓰지 마세요. 더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수 있을겁니다.
저희 어머니도 말안통하는 며느리 싫다고 반대하셨는데 지금은 시간 날때마다 데리고 쇼핑도 가고 밥도 먹으러 다니고 하십니다.
이쁘게 사세요
kondee 2019.11.12 17:11  
가까운데 계시네요 저는 조금은 늦게 결혼한 편이라 부모님의 반대는 전혀 없었습니다 ㅎ
응원 감사합니다. 혹시 진주에 놀러갈 일 생기면 날잡고 맛있는거 함께 드시죠 ㅎ
Binny 2019.11.13 23:07  
네 저도 대놓고 말하시는 거 추천드려요
위에서 말씀하신 대로 영어 쓰는 것도 추천드리고요
저도 한국인이지만... 우리나라가 인종차별이 심해요
저는 그런 사람 되지말자.. 다짐할 뿐입니다
K. Sunny 2019.11.18 00:46  
넘 속상하네요..
힘내세요. 아내분도 다 느끼고 있을건데 괜찮다고 하시는 걸 거예요. 콘디님 마음 조금이라도 편하라고...

저희 부부는 태국에서 살거든요. 한국에 1년에 한 번씩 2주 정도 가요. 한국가면 남편은 썬글라스 쓰고 다녀요. 사람들이 너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훑고 나서 얼굴을 빤히 쳐다보니까.. 그나마 썬글라스 쓰면 외국인 안같아 보이기도 하고, 그 눈빛들을 좀 필터링?해서 볼 수 있어서 라고 하더라고요.

참 웃긴건, 그냥 빤히 보는 정도를 넘어서서 눈에서 레이저나오게 뚫어져라 쳐다보는 남자들 간혹 있는데, 그때 남편이 그 사람 눈을 정확히 맞추고 쳐다보면 바로 눈돌리고 (눈깔고ㅋㅋ) 저자세로 돌변 또는 모르는척 하더군요. 싸우자고 덤빌까봐 무서워서 쫄아서 그런건지 뭐. 암튼요.

그나마 남편이 얼굴이 호감형에 키가 180이 넘어요. 그리고 정말 의식적으로 한국갈때 비싼 브랜드의 고급스러운 옷, 신발, 시계 이런 것들만 챙겨가거든요... 여기선 티쪼가리 입고 다녀도요. 심하면 사가지고 가기도 해요. 한국말 못 알아듣는 거무잡잡한 외국인이 옷도 구질구질하게 입으면 눈빛이 더 달라지더라고..... ㅋㅋㅋ 좀 부티나게 깔끔하게 입고 있어야 그나마 덜 무시한다고...

지금이야 웃지만 ... 처음엔 정말 제 얼굴이 빨개지고, 이 나라 사람이라는 것까지 너무 창피해질 정도로 미안하고 죄송하고 창피하고 쪽팔리고 진짜 화나고, 화를 풀 데도 없고..... 진짜 힘들었어요. 고작 2주 가는데도 말예요.
첨엔 그런 경험 몇 번때문에 자격지심이 생기고 트라우마가 생겨서, 그로 인해서 더 오해를 하고 적대적으로 사람들을 대하곤 했었어요.

저희는 평소에 거의 태국어로 대화하고 가끔 영어로 해요. 근데 한국가면 제가 의식적으로 영어로 먼저 대화를 시작해요. 그래도 좀 덜 무시당하고자??? 발악이죠. 안간힘이고. 창피한 일이에요.
근데 이건 우리 한태커플들끼리만의 이야기지만요 ㅎㅎ 욕하고 싶어지고, 화가 날때면 둘이서만 태국어로 얘기해요 ㅎㅎㅎ 너는 못 알아들어라, 나는 너 욕한다, 이러면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충 예를 들자면, (웃으면서) "와, 저 새끼 우리 꼬라보는거봐, 완전 인간쓰레기수준이네, 가서 뒷통수를 확 갈겨버리고 싶다 팍!"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렇게하면 화날 상황도 웃음으로 바뀌는 편이거든요. 저런 사람은 저러고 살다 저러고 죽겠지 뭐. 이렇게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안 그러면... 종종 길에서 멱살잡고 싸우는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요.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만, 매년 갈 때마다 조금씩 사람들의 인식도 바뀌는게 느껴지더라구요.
옛날엔 밖에 나가는 것도 너무 큰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그냥 견딜만하다 정도?
인종차별하는 나쁜 사람들은 아직도 많지만, 그래도 차별없이 맞아주고 대해주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아져서, 그런 점에선 조금 감동도 받고 그래요.

저희가 매년 들르는 캐논 지점이 있어요.
첫 해에는 직원이 아래위로 훑고 막 진짜 . 뒷통수에 눈이 달린 것도 아닌데 계속 쳐다보고 있는게 너무 느껴져서, 당장 나가고 싶을 정도로 너무 불편하게 했었거든요. 무슨 느낌이었냐면.. 여긴 캐논 지점이고, 너네같이 딱봐도 가난한 동남아사람이 와서 살 수 있는 금액대가 아닌데, 왜 와서 구경하냐, 구경하는데 아니니까 얼른 나가라. 진짜 이런 느낌이었어요. 억울해서 겁나 비싼 렌즈 지를 뻔. ㅋㅋㅋ (실제로 가난했던때라서 안 지른게 다행이었....달까요 ㅋㅋ)
남편 직업이 사진작가라서.. 그리고 그 도시에 캐논 지점이 거기 하나밖에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다음 해에도 가고, 그 다음다음 해에도 갔는데, 갈 때마다 그 직원이 조금씩 달라지더라구요. 계속 쭈뼛쭈뼛한 몸짓, 그러나 날카로운 시선이긴 했지만 더 부드러워졌달까요.
그러다 올해는 너무 반갑게 인사해주는거예요. 그동안 아무런 개인적인 대화를 한 것도 없고, 항상 장비관련 질문 정도만 했을 뿐이었는데, 이미 몇 년째 오니 얼굴이 익었나봐요. 부담을 덜 느껴하시는 것 같길래 좀 다양한 질문을 드리니 너무 신나게 답해주시데요. 굉장히 우리에 대해 궁금해 죽겠는데 물어보지는 못하겠고, 그러니 아는 것만 열심히 대답해주자 라는 것 같았어요. 그 분한테 우리 외국에 사는데 매년 여기 꼭 들른다고. 내년에도 또 뵙겠다고 하니까 들떠하시더라고요.ㅎㅎㅎ
그냥. 우리나라사람이 아닌 사람이 손님으로 와서 엄청난 경직이 왔었던 것은 아닐까? 그게 부담으로 다가와서 본의아니게 우리에게 불편함을 주었는데 그걸 우리는 차별로 오인했던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었어요.

그래도.
저희 부부는 한국에서 살 생각은 없어요.
혹여나 우리가 아이를 낳게되면 더욱더요.
우리가 느끼는 차별은 우리가 감수하면 될지라도, 아이가 느끼는 차별을 대신 받아줄 수 있는 것도 아닐 것이고... 그런 걱정때문에 마음이 문드러질까 두려워서요.. 그저 앞선 걱정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우리가 져주고 살아야 한다는 마음..
지는게 이기는거라고 한다지만, 그렇게 매일매일을 살기는 힘들 것 같아요.
저희가 사는 곳이 또 외국인이 엄청나게 많은 푸켓이라서, 정말, 외국인을 그냥 사람으로 보거든요. (이런 말.. 하면서도 참 웃기죠?) 그냥 보통 사람. 우리랑 다를바 없는 똑같은 사람.
그래서 여기서 워낙 편하게 살고 있기도 해서 더 그런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제가 태국에서 산지 십여년이어서 얼굴도 꽤 타고, 태국어도 말투나 발음은 꽤 태국인같아서 태국인들도 저보면 태국인인줄 아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아마 아내분도 한국에서 오래 살고, 한국어를 열심히 배우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사용하시고 하면, 저같은 경우처럼 한국인들도 한국인인줄 알고 그냥 한국인처럼 대해주고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두 분이서 한국에서 살기로 결정하셨다면, 초반에는 조금 먼저 우리가 져 주는 마음으로 시작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매번 화나서 매니저 불러 싸우고 그러면 두 분 마음에도 가시가 돋쳐서 두 분 사이에도 영향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진짜 밖에서 너무들하길래 호텔돌아가서 억울해서 운 적도 있었어요. 차라리 그냥 가서 욕하고 때리고 올걸.)
그리고 가끔 저희가 쓰는 방법도 써 보시는걸 추천해요 ㅋㅋ 태국어로 사람 앞에 두고 욕하기... 나쁘지만 나쁜 사람한테 하는거고, 그 사람 모르게 나쁘게 하는거니까 뭐... ㅎㅎㅎ

힘내세요.
아내분도 좋은 생각만 하고, 좋은 것만 보고, 좋은 말만 해야 할 태교 시기에 힘들지 않으셨음 좋겠어요.
화이팅!!하세요^^
☞™산▲☜ 2019.12.16 13:27  
전 한국-라오스 부부입니다.
제 와이프가 라오스 사람이구요.
인종차별, 은근 동남아 사람무시 이런것땜에
첨에는 엄청 싸웠죠.. 물론 제가요.. 한국분들과..
지금 5년차입니다. 이제는 와이프도 한국어 잘하고
적응도 잘하고 있습니다. 힘내십쇼!!
이루어지기를 2019.12.20 18:47  
만난지는 벌써 5년이 되었고 한-태 커플 결혼 1년차 부부 입니다.(현재 31살/26살)
현재 저는 베트남 주재원이라 베트남에 와이프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저 또한 피부가 어두운 편이라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때,
외부업체로 부터 외국인 노동자로 오해 받는일도 종종 있었는데요..
외부업체 손님이다보니 장난으로 받아들여 웃으며 넘기곤 했었죠.

한국에서 외국인 아내와 살면서 다른사람 눈치 보는일은 당연히 없어야 하지만,
저희 부부는 차라리 그런 상황에서 둘다 외국인인척 연기 해버립니다.
그리곤 영어로 질문 세례를 퍼붓지요.
보통 저렇게 개념없는 사고방식의 직원들은
십중 팔구 안되는 영어 문법 틀려가며 쩔쩔 매는 모습이 보입니다.
한국어 못알아 들을거라고 생각한 직원들은 솔찍한 자기 감정이 말로 내뱉어 질 때도 간혹 있는데,
그때는 한국어로 역관광치며 팩폭을 날려 정신 못차리게 하기도 합니다.

동남아시아 알만한 나라는 최소 여행도 다녀보고, 살아도 보고, 봉사활동도 하고..
현재는 근무도 하고 있지만
대출 기본 하나씩은 등에 매고 일개미처럼 고생하는 한국 사람들이 있는 반면
동남아시아 현지인 중, 직장생활 안해도 평생 먹고살 정도로 충분한 재력을 보유하거나
사업으로 큰 돈을 버는 부자들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일개미지만 어차피 일개미끼리는 도토리 키재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평범한 한국사람들 처럼 집있고 저축해둔 돈있고 해도
동남아 중산층 앞에선 한없이 무너지거든요.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아직도 보수적 또는 차별적인 사고방식과 시선이 많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진심어린 격려와 사랑의 따뜻한 시선도 많이 접해 보셨을꺼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부부도 아직 미흡한 한국어,태국어,영어,베트남어를
각각의 목적에 맞게 배우느라 상당히 피곤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배운것을 응용하여 사용할때의 그 뿌듯함은 현재 저희부부의 큰 행복 중 하나입니다.
못배워 먹은사람들 신경 쓰시느라 스트레스 받지 마시구 와이프와 더 좋은 시간 보내세요~
떠나며 2020.04.10 01:02  
딱 대한민국 수준이 그래요
제가 다 쪽팔려서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네요
판석 2021.09.11 12:43  
뒤늦게 댓글 써봅니다. 한국인 인종차별 비난하는 댓글이 주류네요.
인종차별은 유럽, 그중에 필리핀보다 가난한 조지아에서도 심합니다.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는 인종차별이 거의
없죠. 왜? 외국인에 의지해서 벌어먹는 직업이 너무많기에.
한국인만 그런게 아니고 나랑 다른 용모
행색, 언어면 다 쳐다보고 심하면 인종차별도 있습니다.
한국인은 외국인 때리나요? 유럽 미국에서는 얻어 맞기도 합니다.

요지는 한국인을 비난하기전에 세계의 흐름 정도는 알고 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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