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자친구를 둔 한국남자입니다...
안녕하세요.
제목 그대로 태국 여자친구를 둔 한국남자입니다.
나이는 현재 20대 후반이고 곧 서른을 앞두고 있네요.
여자친구를 처음 만났던 때가 17년도 1월쯤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회사 업무상 한 3개월간 만나게 되었는데 저희 회사서 계약직 형태로 다른 부서에서 일했는데
매번 같이 일을 했던 것은 아니고 영어 번역 업무작업시 도움 요청할 사람이 없어 알아보던 중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그녀가 두세번 정도 도와준 일이 계기가 되어 처음에는
카톡 아이디 주고 받아 서로 톡하다보니 조금씩 친해지게 되어 연락처도 주고 받고
통화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녀는 처음에 저를 경계하였더군요...
낯선 타국에서 낮선 한국남자를 만났으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요...이해했습니다)
물어보니 사실 여자친구는 한국에 작년 11월쯤 왔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에 처음와서 적응하기 위해 친구들과 참 여러가지로 애를 먹었다고 하네요.
저와 친해진 이후로 제가 가끔씩 사적으로 밖에서 만나지고 한 적도 몇 번 있어서 서울
여러군데 맛집 및 명소들을 알려주며 자연스레 데이트를 하게 되었고 연인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3월말쯤 그녀는 태국으로 국내에서 짧지만 계약 만료로 퇴사 후 귀국하였고
정말 아쉬웠지만 저는 그녀를 배웅하여 나중에 꼭 태국에 놀러가겠다 약속했습니다.
근데 사귀고 난 이후 매번 카톡 및 보이스톡을 이용했는데 가끔씩 제가 바로 집에 안가고
친구를 만나거나 회식, 워크샵 등 다른 일이 있어 집에 늦게 갈 경우 다른 여자 만나는 거
아니냐며 저를 의심한 적이 많았습니다. (이 부분은 저도 나름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태국 여성들이 남자에 대한 의심이 많은 것에 대한 나름대로의 배경을 어느 정도 알게되어
나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때문에 꽤 많이 싸우기도 했지만 지금은 서로 믿고 그런 부분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크게 별다른 생각을 가지지 않고 있었습니다만....
제가 여자친구의 집이 있는 방콕에 몇 번 다녀온 이후 지금 저희의 만남이 보다 진지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달을 것은 물론 생각할 것이 많아진 탓에
고민이 참 크네요... 사실 그것 때문에 이곳에 처음 가입인사를 드리기도 전에 글을 쓰게
되었네요. 그 점은 참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4월 초 회사 워크샵 일정을 마친 이후 하루 휴가를 내어 4월 초 목~일 사흘간 방콕에 다녀왔는데요.
본래 그녀의 고향은 북쪽 치앙마이에 있지만 방콕에 집을 한 채 더 구매하여 한국 오기 전
거의 2년간 살고 있었다 하더군요. 지역은 후웨이꽝 라차다 근처이고요.
절 배려해준답시고 제 돈 하나 쓰지 않게하고 태국에선 택시비부터 밥값, 옷이나 다른 선물,
필요한 모든 것을 그녀가 직접 본인 돈으로 다 계산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하며 가고 싶은 곳이나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며 케어해주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그 마음 하난 정말 고맙게 느껴지더군요.
(나중에 알았지만 그녀의 아버님이 큰 건설자재 유통 및 판매 등의 업무를 하는 회사 사장님으로
꽤 많은 재력을 갖추고 계셨고 그녀 또한 대학교 졸업 후 태국 국내 및 말레이시아, 싱가폴 등
여러 나라를 오가며 일을 하였고 돈을 나름 많이 모아두었더군요...
치앙마이에 본인 명의의 차도 있더라고요...)
여튼 태국에 처음 온 제게 나름 음식이나 환경 등에 대한 적응을 위해 처음에는 쉽게 먹을 수 있는
일식 요리나 고기 등을 먹었고 한국에서 먹던 익숙한 과일 등을 같이 장을 보며 집에서
이런저런 서로의 가족이나 집안 내용에 대한 얘기까지 두루두루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예전 한국에 있을 때 본인이 91년생이고 한국 나이로는 27세라고 말을 해서
그때는 그런가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었는데 우연찮게 그녀 책상 서랍에 있는 I.D카드를
보게 되었습니다...
(보고싶어 본 건 아니고 손톱깎이 빌려달라 하여 책상서랍 열어서 찾아보라 하길래 열어보니
있더군요...I.D카드가 우리나라 주민등록증 같은 개념이 맞겠죠? 1984년생이라 나와있더군요...)
솔직히....숨기려 했습니다만...
그래도 이건 왠지 스스로에 대한 거짓말, 혹은 왠지 제가 나쁜 짓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그래서 솔직히 말했습니다.
"손톱깎이 꺼내려다 네 서랍장에서 네 I.D카드? 그걸 봤다...넌 전에 91년생이라 하지 않았냐?'
이후 여자친구 얼굴이 굳어지더니 이후 아무 대답도 하지 않더군요...
"우연이든 일부러든 보게 된 건 분명 내 잘못이다~ 미안하다...그렇지만 우리 사이에 거짓은
없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된 것인지 알려줄 수 없겠느냐..."
나름 진실되게 앉아서 물으니 싸울듯한 기세로 저를 보던 여자친구가 급 웃으며
"사실 내게 친구 한 명이 있는게 그 애와 내가 태에나기 전 부모님이 호적등록시 그렇게 하였다~
하지만 본인은 실제론 91년생이 맞다~ 믿어달라~ 계속 그렇게 얘기하기에 더 증명할 방법도
없고 그렇게 믿기로 했습니다...(솔직히 태국 불력에 의한 차이일 수도 있겠다 싶었으나 그건
아니겠지 싶었네요...휴...)
이후 다시 관계가 서로 좋아지도록 서로 노력하다 보니 그간 생기지 않았던 정이 들어버려서인지
잠깐이라도 떨어지면 어디 갔었어~ 왜이렇게 늦게 왔어~ 등등 보자마자 와락 껴안거나
바로 손잡고 같이 걸어가는 등등...
그렇게 사랑을 키워 나갔습니다.
사흘간 방콕에 있다가 공항에서 헤어지려니 그때 참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더군요...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공항에서의 이별이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한국에 귀국하고 나니 더더욱 조금이라도 연락이 안되거나 통화하다 할 일이 있어
급 끊게되면 가슴 속 어딘가가 너무 갑갑해져오고 이제 하루라도 그녀만 생각하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하게 되더군요...
어느샌가 진짜 너무 정이 들어버렸나 봅니다....
매일 함께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밤에 잠을 청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지난 징검다리 연휴로 인해 휴가를 한 번 더 사용하여 4월말부터 5월중순까지
거진 일주일 동안 다시 태국에 가서 그녀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는 것이 나름의 소득이라면 소득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때 둘이서 파타야에 3일정도 놀러갔다 오기도 했고 이 시간 때문에 태국의 음식과 주변환경들이
이제는 나름 적응이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 익숙해진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정도로 태국 음식이나 기후, 환경, 문화 등에 완벽히 익숙해졌다 말하는 건
어불성설이겠지요 ㅎㅎ;;)
이미 그녀는 그녀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저에 대한 얘기를 어느 정도 했나봅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좋은 반응이었다고 하더군요...
파타야에 다녀오니 시간이 3일정도밖에 남지 않아 그녀의 고향인 치앙마이에 다녀오기가
시간이 촉박할 것 같아 다음에 오래 시간 나게 되면 그때 너희 고향 집에 한 번 갈 수 있겠느냐
물으니 그러자고 하더군요.
또 다시 귀국하고서 이 글을 쓰기 전인 어제 어머니에게 솔직히 교제관계를 이야기했습니다.
(사실 부모님도 어느 정도는 알고 계셨습니다. 영어로 통화하고 그러다보니 누구랑
얘기하냐~ 여자 목소린데 누구냐~ 외국 사람이냐~ 등등 물어보고 그랬던 적이 있는지라
이때는 또 조심스레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라고만 귀띔해둔 것이었거든요...)
교제관계를 솔직히 얘기하니 어머니의 반응이...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반대하시는 듯한 뉘앙스가 강하시네요.
네가 지금 나이가 이제는 30대가 다 되어가는데 가볍게 만나고 그럴 수 있냐~
너도 이젠 진지하게 그런 부분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
다른 것도 아니고 태국, 동남아 사람이고 아무리 능력 있는 여자라 해도 결국엔
아직 우리나라는 그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데 당장 친척에게도 그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너 그에 대한 선입견을 감당할 수 있겠느냐며 그걸로 하루 종일 싸우게 되었습니다...
더구나, 나중에 결혼이라도 하려고 데려오면 한국말이나 잘하면 모를까 말도 못하면
얼마나 답답한 상황이 벌어질 지 너 알기나 하냐~ 왜 그런 상황을 만들어가며
힘들게 연애를 하느냐~
그래서 전 이제 겨우 4~5개월 연애했고 결혼 자체는 저나 여자친구도 나름 신중히 생각하고
있는지라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는 상황이었고 한다고 해도 최소 1~2년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보는데...
그전부터 어머니의 반응이 이러하시니...저로서는 여러모로 기분이 다운될 대로 다운되었고...
밤에 자기전 간단히 통화하는데...눈물나는 걸 참으며 애써 웃음짓고 얘기하여
사랑한다 얘기하고...카톡으로 굿나잇을 서로 주고받으며 잠을 청하는데...
어제 정말 자기 전 울고 또 울었습니다...
네...남자인 제가 참 스스로 한심하게 느껴질 만큼 울었습니다....
저도 한심한데 이 글을 보는 사람은 얼마나 한심하게 느껴질 지...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지금...
이제 그녀는 제게 있어 제 몸의 반 이상을 차지할 만큼 크나큰 존재가 되었습니다...
정말이지 이제 없으면 안될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너무나도 사랑하게 되었어요...
정말 어디 하나 털어놓을 곳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라면....
저의 이런 고민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혹은 가슴에 못이 박힐 쓰디쓴 현실적인
직언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부디...
그저 저의 이런 사연을 봐주시고 여기 계신 모든 한태커플님들의 조언들을
듣고 싶습니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