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룬.. 바부팅이T-T
안녕하세요.. 새로 가입한 ★그리움★입니다.
태국에 있는 소심만땅인 남친때문에 한국에서 피가 마르는 소심녀입니다. 국사모회원님들 충고, 격려 좀 듣고 힘내고자 이렇게 첫 글 올리게 되네요..
저랑 남자친구가 만난지는 어언 2년, 제가 태국에 머무르는 동안 쭉 함께 지냈답니다. 평범한 집안에서 사랑받고 자란 아들인 스물여덟살난 이 친구 같이 있을때는 참 다정한데 떨어져 있을때는 사람 피를 말리는 이상한? 성격입니다. 한국 사람인 저로써는 '멀리 있을때는 서로 더 잘해야 힘낼 수 있는 거 아닌가..? 벌써 저러니 어떻게 미래를 걸어..?' 할 정도로, 겨우 3개월 떨어져 있는 동안 저 남자 입에서 헤어지잔 말을 다섯번 가까이 들은 것 같네요. 발단은 나라고 버럭버럭 우기는데, 전화 한다고 했다가 잊은 다음날 전날 하루종일 기다렸다고 더는 누군가를 기다리기 싫다고 헤어지자고 그러고-_-; , 내가 농담 한마디하면 삐져서는 얼음장처럼 굴기 일쑤, 내가 기분 나쁘고 맘 상할때 전화해서 떼쓰면 들어주다가 지겹다고 충분하다고 끝내자고우기기 일쑤. 저도 성격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참.. 인내력을 키우는데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겠다 싶은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잊은건 잘못이지만 한칼에 헤어질만큼 엄청난 죄입니까T_T 그것도 바로 말 안해줬어요. 새벽 3시에 온 전화에 놀라 이유가 뭔지 일반 국제전화로 한시간이 넘게 똑같은 질문으로 캐물어서 (마침 국제전화 카드를 다 사용해서T_T) 들은 이유가 내가 전화를 안해서.. 한참 걸려 누그려뜨려 놓고 그 밤에 나한테 보낸 이메일을 보니 온갖 나쁜 말들만 가득..;;
하나 작은 실수에도 같은 반응이니.. 사실 너무너무 힘들어요. 그사람 기분 좋을땐 참 좋고 재미있고 행복하고.. 같이 있으려면 천상 제가 태국으로 가야 하는데, 전화도 매일매일 내가 하고, 어쩌다 몇일 전화 못하면 제가 전화할때까지 소식도 없고..
자기는 나 올때까지 기다릴거지만, 절대 전화는 안할꺼래요. 절대..
상대방에게 뭔가를 많이 바란다고 생각하실 지 몰라요. 하지만 바다 건너 있는 사람에게서 전화한통 받기 바라는게, 너무너무 큰 욕심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나 더,
어제 통화할때, 제가 '나 태국가면 같이 놀라가자~' 했더니 농담삼아 '넌 여행가고, 난 집에 있어야지. 돈없어~' 하길래 나도 농담삼아 '진짜 같이 안가줄거야? 딴남자들이 와서 찝적거리면 어떡하지?' 하고 농담했더니 또 혼자 열받아서 새남자 만나고싶으면 만나라는둥.. 난리도 아니었지요. 자기는 심심하면 누가 와서 번호 물어봤는데 안가르쳐 줬다는 둥 농담하면서.. 허허..
또 살살 풀어놓고, 얘기 하다가 나보고 (대화의 80%는 농담이예요.) '집사줘~' 하길래 '집 정도는 가족을 위해 직접 사야지~' 라고 했더니 화나가지고는 자기가 사서 자기 혼자 산다고.. 올필요 없다고.. 난리난리.
매번 제가 달래줘서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후회하지만, 너무 늦었는지.. 전.. 헤어지면 정말 그걸로 끝이라고 생각해서 헤어지잔 말 쉽게 입밖에 내면 안되는 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사랑한다면서 어찌 그리 헤어지자는 말이 쉬운지, 그사람도 나와 함께 있고 싶은 건 맞는 거 같은데, 나중에 살면서 생길 수많은 문제들에 부딪혔을 때, 결혼 따위 아무런 의미 없이 또 헤어지자 하는 건 아닐런지.. 내가 실수하고, 내가 잘못했을때 덮어주기 보다 날 먼저 비난하진 않으련지.. 그러면 또 바다건너 남의 나라에서 나는 또 어째야 하는건지..
같이있으면 행복하고, 너무 기쁘고, 너무 이사람이 이뻐보이고, 좋은 물건 보면 이사람부터 생각 나서 사주고 싶고, 선물로 보내고 싶고.. 또 언제 휴가 내서 태국에 갈 수 있을지, 2007년 달력을 넘겨보면서 혼자서 흐뭇해 하는데..
그러다가 이 친구가 저러면 또 억장이 무너져요.
아프고, 힘든 일 있을때 마음따뜻하게 해주기 바라는 한 사람이 사소한 일로 삐져서 아픈 머리로 달래줘야 할때.. 참 어찌해야 할런지 너무 힘이 들고..
자기가 화나면 모든지 내탓이래요. 내가 화나게 만든거라고.. 절대 먼저 사과 안한대요. 화만 나면 헤어지자고 소리부터 지르는 이 친구,
화나게 할까 너무너무 무서워져버렸네요. 옆에 있으면 따뜻하게 안아주기라도 할텐데, 전화기 너머에서 울면서 밤을 지새기도 지치고, 아침마다 퉁퉁 부운 눈에 변명하기도 힘드네요..
힘좀 내게.. 도와주세요....
어찌해야 좋으려나..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