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그만 하면 안되나.
이젠 헤어지자고 했다가 맘 먹고나면 예기하기 귀찮으니 그만 말하자고 관두고 또 전과 똑같이 살갑게 구는 것 좀 그만 하면 안되나. 사람이 어떻게 선물 받고 신나하다 두시간만에 헤어지자고 하고 진짜냐고 열댓번쯤 물으니까 됐다그 그 얘기는 더 할 필요 없다고 안헤어진거라고 하고. 헤어지자는 말 할때마다 내가 달래버릇 해서 습관이 된것 같다, 내 실수다 라고 했더니 자기가 내가 달랠걸 알고 헤어지자고 쉽게 쉽게 말하는 거냐고 자길 무시하는 거냐며 버럭 화내고 (이 어디가 무시인지 설명해 주실 분 감사..) 뭐, 또 그러네요.
어째어째 저는 마음까지 차분히 가라앉혔는데. 헤어질 기회(?)를 놓친게(??) 되어버렸네요.
처음에 제가 지쳐서 그럼 하고 싶은 대로 해. 라고 했더니 거봐, 너도 변했어.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는 거야. 라는 너무 들어서 뻔한 말.
헤어지자는 말을 한번 들을때 마다 가슴 쓰리던 그리움도 조금씩 잘려져 나가고. 차근차근 돈 모으고 계획 세워서 방콕으로 가려는 여러가지 계획들도 그냥 휩쓸려져 가버리네요. 뭘 믿고 갑니까? 제가 너무 계산적인건가요? 아직도 믿으려는, 너무도 태국에 가고 싶어하는 제가 저는 되려 슬퍼집니다.
저희 식구들이 본인을 안좋아하는 것 같다며 상대가 자길 싫어하면 자기도 상관 안하겠다 하네요. 가족이 남이랑 같으냐? 너나 나나 서로 좋도록 노력해야 되지 않겠냐? 했더니 돕고, 같이 밥먹고, 얼굴보고 하는 건 당연히 할 수 있지만 사닛깐 (절친한 사이)은 아닐거라고 합니다. 자길 좋아하지 않는데 뭐하러 상관하냐? 상관하면 바뀌냐? - 타 콘난 마이쵸옵폼, 폼짜융깝카오타마이? - 죄송합니다. 저 한국 남자들이 이렇게 말하는 걸 한번도 보지 못해서 저 대화의 내용 자체어 벙~ 해졌었습니다. 저한테는 결혼하면 시댁이나 우리집이나 당연히 한 가족이고 좋던 나쁘던 힘들겠지만 서로 좋아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데까지 노력은 해야 한다고 생각 했습니다. 나중에 포기할때 하더라도. 상관안하겠다구요? 어찌 그렇게 흘러갈 수 있다고 해도, 저게 시도도 하기 전에 할 말입니까.
내 가족은 싫어도 널 사랑하니까 겱혼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넌 전에 남자친구랑 왜 헤어졌냐. 그럼 넌 그사람 사랑 안한게 아니냐. 나는 사랑하는게 맞냐? 하하..
정작 가족끼리는 노력해야 한다는걸 나름 설명하려고 좀 길게 얘기했더니 스트레스 너무 받는다고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헤어지고 혼자있고 싶다고 하는 녀석이 할 소린가..
국사모에 좋은 글, 행복한 글 올려주시는 회원님들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덩달아 행복해지기도 하고 - 나도 저렇게 행복한 소식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도 늘 하는데.
만난지 3년이 얼추 지나갑니다.
긴 대화 끝에 내린 결론은..
제가 먼저는 이사람과 헤어지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정말로 다음에는, 헤어지자라는 말에 더 말하지 않으렵니다. 그냥, 더 아무말도 하지 않으렵니다. 되묻지 않으렵니다.
이젠 너도 변했다는 말에 설명하지 않으렵니다.
더이상은 설명할 필요 없겠죠. 저도 변해야죠^^
비는 오지만, 어떻게 되든 열심히 지내려고 합니다. 내 미래를 위해서.
주절주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국사모에 올리는 것 만으로도 마음 한 구석이 풀어지는 느낌이 든답니다.
국사모 회원님들, 좋은 밤 되세요..^^
새벽 3시가 넘도록 전화기를 붙들고 있다가 광복절 아침 일찍 출근했던 조금은 더 행복하고픈 회사원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