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인 남친이 생겼어요.
미키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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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47
2009.11.25 20:37
말한 그대로 예요.
저, 아랫글에 '태국 남자'인가? 하는 글 읽고서 제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저도 제 남친을 미국 언어연수하는 과정에 만났고
처음에는 존재감 없이 지내다가 어느날 갑자기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그 사람이 잘생겼거나, 돈이 많은 것도 아니예요.
단지 학비와 생활비를 대려고 열심히 알바하는 모습이 좋아보였고,
예전에 사귀던 여친을 못잊어서 아파하는 모습이 순수해보였고,
꾸미지 않고 겸손하고 솔직하고 가끔은 아이같은 모습도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조용한 잔물결같은 이해심 많은 성격이 좋았죠.
전 23살이고, 남친 나이는 저보다 2살 많아요. 저보다 미국에 온지 1년 더 되었구요.
의사소통은 영어로 하는 데 크게 문제가 없고,
저 역시 중국에서 몇년간 살면서 중국인 남친도 사귀어 봐서
국적이나 문화차이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같이 태국음식 해먹으면서 서로 문화를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그 사람이 친구들과 이야기 할 때 말하는 태국어를 듣는 것도 좋아요.
전 그 사람을 좀 더 알고 싶어서 태국어도 조금 배우고 있구요.
그리고 제 남친이 한국인 친구들도 있고, 한국 드라마도 봐서 그런지
한국에 대해서 조금 아는 편이고, 한국 식당도 혼자 자주 가서 먹더라구요.
그리고 룸메 중 태국인 언니가 한분 계신데 그분 남친이 한국인이더라고요.
어쨋건, 한국에 대해서 어느정도 이해가 있는 사람이예요.
전 현재 남친과 정식으로 사귄지 약... 한달 되었구요.
반 친구들, 룸메, 부모님도 사귀고 있는 걸 다 알고 계세요. (제 부모님은 함께 미국에 계세요.)
현재 서로가 사랑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확신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이곳을 방문한 이유는...
저와 같이 태국 사람과 어울려 지내는 한국 분들의 경험담을 좀 듣고 싶고,
제가 아직 태국의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이예요.
물론 사람을 보는 것은 국적과 문화에 따라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성격에 따라 다른것이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문화가 그 사람의 인격에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잖아요?
일단 태국에서는 파트너?를 많이 가진다고 들어서 남친에게 똑바로 말해두었죠.
"너가 한눈 팔고 싶으면 한눈 팔아도 되지만, 돌아오면 난 그 자리에 없을거다."
"난 사랑을 기만하는 사람들에게 두번째 기회를 주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라고요.
그랬더니 남친이 자기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자기를 믿으라고 하지만 사탕발림인지;;;
그 사람말에 따르면 전여친이 바람을 피워서 헤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뭔가 항상 제게서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하고 스스로에게 자신없어해요.
"Don't leave me" "Are you my girl?" "Don't stop loving me." "do you love me?" 를 입에 달고 살고,
제가 기분이 상해서 안좋은 표정을 지으면 울것같은 표정으로 절 안고 안놓아줍니다.
그리고 제게 물아봐요, "do you hate me? are you gonna leave me?".
한국남자에게서 볼 수 없는 아기같거나 약한 모습이 있어요.
물론 이게 제 남친에게만 국한된 것인지 태국남자가 전반적으로 그런편인지 모르겠어요;
아, 몇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요.
태국에서는 남녀간의 사회적 지위나 친분관계가 어떻게 되나요?
예를 들어, 한국은 여성의 지위가 높아져가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아직 가부장적인편이잖아요.
얼마전 남친이 만나는 한국인 친구들 중에서 저랑 동갑인 여성분이 있었는데
제 남친이 그 분 손에 스킨십을 하며 나중에 같이 밥이나 먹자- 내가 쏠께- 그러더라구요.
한국인이 이 상황을 보면 충분히 오해의 소지가 있어보이는데(솔직히 그 여성분도 제 남친이 제 앞에서 그러니까 좀 당황해 하는 거 같았어요) 태국 문화 관점으로 보면 어떤가요?
태국에서는 남녀간에 친구인 관계가 많나요? 제 남친은 남녀간 친구사이가 가능하다고 믿던데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다른 남자랑 커피를 마시거나 약속이 있으면 상당히 질투한다는 거죠. -0-
제가 남자인 친구들과 커피를 마셔도 되지만 반드시 미리 이야기를 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던데;;;;
그리고 또, 연애 문화에 대해서....
이성친구간에 서로 구속하려는 경향이 있는지, 아니면 독립적인 경향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 남친은 무엇을 사도 커플로 맞추고 싶어하고 알바할때를 제외하고는 항상 같이 있고 싶어해요.
그리고 매 순간마다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왜'하는지도 궁금해합니다;
연인사이에 절대 비밀이나 거짓말은 없어야 한다고 믿고 있고요. 아, 선의의 거짓말은 괜찮대요;
레스토랑에서 서빙 알바하면서도 6시간동안 네, 다섯번은 전화합니다... 연애초라 그런가요;
전 이제 친구들 만날 시간도 없고, 친구와 점심 먹어본 기억도 가물가물해요.
오히려 그 사람 룸메,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더 많은 거 같아요. ;;;
아... 글이 너무 길어졌네요.
어째어째 이야기하다보니 질문도 두서가 없네요, 죄송해요.
그럼 모두 이쁜 사랑하시길 바라며, 답변 기다릴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