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힘든데 여기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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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힘든데 여기밖에 없네요,,

deacho 9 2589
얼마전에 태국남자친구와 결혼준비얘기로 질문을 올린적이 있는데..
이젠 다 소용없는일이 될것같네요..

너무 급속도로 진행되는 관계에 너무 서둘렀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남자였고, 잘못된다 하더라도 만나는 동안 너무 행복하기에 후회는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지금도 만난것에 대한 후회는 없지만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뭔가 문제가 생기면 사랑한다 그럼 된거 아니냐던 남자친구와..
그런 남자친구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저는 지금 이별의 끝에 와있습니다.

오늘 태사랑에 올라와있던 태국남자친구들과의 문제들에 관한 모든 글을 읽었습니다.
역시나 문화적 차이였나봐요.. 같은 문제로 고민하셨던 분들이 많더라구요..

많은걸 바란건 아닌데..
그냥 문제가 생겼을때 서로 대화하고 싶었던 것 뿐인데..
그순간을 무슨 제가 범인 심문하는 사람인냥 무서워 하고 피하기 바쁘고..
대충대충 알았다 자기가 나쁜남자친구다 다 이해한다..
이런식으로 일관하는 남친에게 어느순간부터 저도 하고 싶은 말을 못하게 되더라구요..
내가 무슨말만 하면 무조건 화내는지 알고 진지한 얘기하는게 두렵다니깐 저까지 그렇게 되고..
그러다 보니 점점 대화가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양쪽 부모님들한테 결혼얘기도 다했고 한달후 남친 한국 들어오면 그뒤부터 본격적으로 준비 들어가는 상황이었는데.. 기본적인 대화조차 무서워서 못하는 사이에 과연 결혼해서 살면 그문제가 해결될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자친구한테 용기내서(용기내는 것 자체가 우습죠.. ) 그동안 못했던 얘기들을 꺼냈습니다. 그거 아세요? 벽보고 얘기하는 기분..
무슨얘기를 하던 알았다 다 이해한다. 니가 원하는 쪽으로 해라.. 너만 행복하면 된다.. 뜬금없이 사랑한다.. 참,, 혼자하는 결혼도 아니고.. 절대 화내지 말아야지 했는데 결국 화를 조금 내고 말았습니다.
화랄 것도없죠.. 지금 니가 하는 행동이 날 정말 쓸쓸하게 만든다. 벽보고 얘기하는 기분이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는 좋은 남자친구가 아니래요.. 또 내기분 나쁘게 만들었다고 자책하기 시작하더군요..
계속이런식이면 너와의 미래를 확신할 수 없다 했습니다. 다른남자 생겼냡니다.. 이젠 자기를 사랑하지 않느냐고..

설명하려 했습니다. 그게 아니다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말을 막더니 다 자기 잘못이라고,, 다 이해한다고 또 그럽니다.
도대체 말을 들을려고 하지도 않고 뭘 이해한단건지..

그렇게 그날을 대충 얘기를 끝내고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5일만에 메일이 왔습니다.

내가 자기를 정말 사랑하고 확신할 수 있다면 우린 뭐든지 함께 해결하고 잘 살 수 있는데..
내마음은 이미 자기한테 떠났고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자기가 다 해결하려고 해도 어쩔 수 없답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내행복만을 생각했고 이제는 내가 자기 옆에 있어서 행복할 수 없다는걸 알았대요..

행복하라고.. 사랑한다고..

메일 보는 순간 정말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눈물만 나왔습니다.
지난 5일 동안 그사람은 무슨생각을 했던걸까요?
내마음이 완전히 돌아섰고,, 더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아마 그랬을겁니다.

내가 하려는 얘기는 듣지도 않고 말 한마디에 꽂혀서 그걸로 혼자 결론내고..

화도 나고 이건 아니다 싶어서 넌 왜 매일 니맘대로 해석하고 니맘대로 결론을 내리느냐 메일을 보내려 했지만..

이건 아무래도 노력한다고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것 같아요..

친구들한테 얘기해도 차라리 잘됐다.. 첨부터 맘에 안들었다라고만 하고..
부모님한테는.. 휴.. 어떻게 얘기를 꺼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그친구 하나 때문에 내인생에 모든 계획을 다 취소하고 그친구 하나만 보고 있었는데..

너무 긴 글 끝까지 잃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여길 들어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사랑하고 계시는 많은 국사모 커플님들은 끝까지 행복하시길 바래요..
9 Comments
goodtogo 2010.03.03 11:48  
토닥토닥~ 힘내세요 !
프로선수 2010.03.03 12:07  
어려운 결정을 하여 결혼까지 갈려고 했으나 마지막에 깨지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여기에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문화적인 차이까지 극복해야 되는게 국제결혼이겠져. 님은 차라리 결혼전에 이런일이 생긴게 불행 중 다행이라면 다행이겠네요. 힘내시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세요. 연애는 쉬우나 결혼은 정말 어려운거 같네요.
스와니 2010.03.03 15:27  
참 답답하지요 여자는 그냥 힘들다 나를 좀 이해해 주라 이런 뜻으로 얘기를 하는것을
남자는 힘들어 하는 그 문제들을 자기가 해결해줘야 한다고 생각하지요
저희 신랑이 그랬어요 맨날 미안해하고 자기 만나고 제가 행복하지 않은것 같다고 자책하고
제가 이러이러한 일이 있어서 화내면 무조건 미안하다고 그러고.. 왜 미안한데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근데 자기땜에 화난것 같으니 무조건 미안하다고..
가끔은 어이가 없더랬어요.. 이남자 바보 아냐 머 이런 생각도 들고..
근데 결혼해서 같이 살아보니까 이젠 눈빛만 봐도 어떤 상태인지 아니까
별로 답답하지 않더군요
아마도 님께선 전화나 메일로 많이 대화를 하셔야 하기 때문에 더 답답했던 걸수도 있어요
직접 얼굴 보고 얘기하면 덜하지 않았을지...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재생공장 2010.03.03 16:00  
끝이 시작이고, 시작이 끝이라는 말씀드리며...

먼저, 세상에서 가장 좋은 약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바로 "시간" 입니다.

말이 통하고 말을 통해 감정을 교류한다는 것은 아주 사소한 것 같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에 "생활"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가장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태국사람+ 한국사람...
젊음...처음에 태국에 왔을 때, 어느 원로 교민분이 저에게 주신 말씀입니다.
"찢어진 청바지를 입어도 다 좋게 보인다, 지금 젊으니까 젊은 눈으로 이방(국)인을 본다면 식상했던 그 무엇보다 더 좋게 보일거다. 그렇지만, 저 가슴 밑바닥에 차곡차곡 쌓이는 그 무엇을 감당할 자신 있으면 태국사람을 이성으로 받아드려라..."

태국에 살면서 한국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게,
"50%+50%(하십 하십) 문화"입니다.
일전에, 몇자 적어드린 "절대로 태국 사람들은 속마음을 내 놓지 않는다"라는 연장선입니다.
어떻게 보면, 한국사람들이 가진 끝장문화(시소문화) - 즉 내편 니편이 확실하고, 확끈하게 한판 붙어서, 더 관계를 유지할 것인가? 아님 쫑 내는 문화와는 다른 문화입니다.
"문화"라는 좋은 단어를 썻지만, 그냥 일반 "생활"이라 이해하시면 쉬울겁니다.

즉 글쓰신분이 정확하게 경험하신, " 다 이해한다..." "그래 이해 할려고 최대한 노력한다..."
아마, 그 끝은 평생 "이해한다"일 겁니다.
결국, " 당신이 뭘 이해했는데???"하고 화를 낸다든지, 다른 방식으로 몰아부치면...
아마, 상대방은 "왜? 화내는냐? 나는 지금 이해할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너는 왜? 노력한것을 모르는냐? 정말 화 내는 너가 이상하다. 그래...없었던 일로하자..."
태국사람들과 한두번의 트러블을 경험해 보시지 않은 한국사람들은 미치고 폴~~~~~~~딱 뛸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태국사람들의 나쁜점이다 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 학창생활 + 교우관계 + 사회생활...지속적으로, 아니 현재도 태국사람들의 생활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한국사람들이 "내가 미쳤지...""내가 미쳤지..."합니다.
그넘의 "정"... 이게 뭔지 그냥 있는 "정" 없는 "정" 다 줘놓고 혼자 넋두리 하곤 합니다.
"내가 다시는 이넘의 태국사람들에게 해 주나 봐라...." 하면서도 뒤돌아서면 다시 "정"을 주고 있습니다.

부디, 심란하시다면 대빵+엄청 마음크게 한번 아프시고, 정리할 수 있으면 정리하시고, 죽어도 이사람을 내 옆둥이로 만들겠다 싶으면 심호흡 한번 더 하시고 머리에 띠 두르시고, 원래 예정대로 하시고자 한 방향을 가셨으면 합니다.
모든 것은  글쓰신 분의 마음에 달렸습니다.
bruna 2010.03.03 18:52  
참 안타깝네요..ㅜㅜ . 근데 저도 그마음이 어떤건지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저도 사귀면서 저런 느낌 그대로 받았어요..벽보고 얘기하는 듯한 느낌,,, 내가 화난 거 같으면 무조건 미안하다고 그러고.. 난 대화로 하나하나 얘기해보고 고치고 싶은데.. 그냥 무턱대고 미안하다고만 하고... 저 혼자 화나서 날뛰는 것 같고... 답답했죠.. 그래서 헤어질 뻔 하기도 했고요...
싸우거나 서로 오해가 생겼을때 제가 원하는건 대화하는 거고 남자친구가 잘못했다..나때문에 너 행복하지 않아서 미안하다 이런말이 아니고,, 앞으로 더 잘하겠다.. 앞으로는 내가 그러지 않고 더 잘할 수 있다..이런 믿음을 주는 말이었는데... 이런말보다는 남자친구는 미안하다는 말만 했었죠...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잘 넘겨서 이해하고 지내는데.. 그때는 정말 힘들었던거 같네요.. 저 혼자 화내고 있고 남자친구는 미안하다고만 하고 나혼자 나쁜사람 된거 같은 느낌...
SunnySunny 2010.03.04 13:08  
벽보고 이야기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본 적이 최소한 한번 이상인 분들 아마 많을 거예요.
저도 그런걸요, 가끔 내가 얘랑 말을 하는건지, 우리 고양이랑 말을 하는건지,
내가 이겨본적 없고 니가 져본적 없으니 니말이 다 맞아 라고하며 그냥 넘어가려고 한 적도 많답니다.
미안해. 뭐가 미안한지 말해줄래? 모르겠어. 그냥 미안해. (가식이 아니고 정말 미안한 마음인데 왜 미안한지 모릅니다, 그냥 니가 화나 있으니까 나때문인것 같으니까 미안해하는.)

저는 그래서 지금 우리가 대화 하는 부분은 b가 아니고 a 다. a에 집중해서 토론하자. 미안해가 끝이 아니고 우리는 왜 이렇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되지 않을지. 에 대해 생각해보자고.
지겨워 죽으려고, 답답해 죽겠고 그냥 넘어갔으면 하는 제 남친도 이제 끝까지 앉아서 대화를 합니다.

다시 한번. 해보세요. 그랬으면 좋겠어요.
안녕2 2010.03.04 22:58  
아......저도 같은 고민인데.......결혼까지 생각하셨다면 상처가 크시겠어요..
전 부모님께 말씀도 못드린 처지라...여러가지로 자신이 없어요....남친은 그것도 모르고 자꾸 왜 부모님께 말씀을 못하는지 이해를 못합니다...-.-저역시 님과 같이 이별을 생각해요
빤치탄트라 2010.03.07 19:11  
태국부인을 두고 있는 사람으로써 결혼 3년째 접어드는데요..

"내가 하려는 얘기는 듣지도 않고 말 한마디에 꽂혀서 그걸로 혼자 결론내고.."

이 부분...아무 많이 공감 합니다.

부부 싸움 할떄 마다, 항상 원인은 다른데 있는데.얼토당토 하지 않는 단어 하나에.
한마디로 지X발X 합디다. ㅡㅡ;;

문화적인 차이... 아주 심각 하지요..

deacho님.. 더 좋은 인연이 있으시리라..생각 되네요..

마음 추스리시길 바랍니다. ^^

그럼..건강 하시구요...
팀팀 2010.03.08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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