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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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

밀리군 8 896
다리건너 친구이긴 하지만 제 친구중에 저처럼 한번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한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첫 결혼에서 남편이 다른 사람이 생겨서 이혼을 하고 캐나다에 있는 교포와 결혼을 했습니다. 상대남자는 교포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캐나다에 살아서 마인드가 캐나다 사람에 가깝습니다. 둘이서 슈퍼를 운영하며 그런대로 잘 살아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에 들어와서 갑자기 학교 졸업 증명서니 성적 증명서를 챙겨 가더군요. 왜냐고 물었더니 하는 말이 혹시라도 헤어지면 나도 살아야 하잖아 그러더군요. 왜 갑자기? 그랬더니 그냥...여기 사람들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면 그냥 헤어져...그 사람도 그럴지 모르고 나도 그럴지 모르잖아...그렇게 쿨하게 헤어지는것보면 그래도 조강지처 안 버려야된다는 마인드를 가진 한국사람이 나아라며 웃습니다. 전 그 친구를 보면서 참 강해졌구나..한참을 생각했었습니다.
누구나 이혼을 겪으면서 큰 고통을 겪습니다. 저또한 그랬고 그 친구도 그랬습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고 떠나버린 남편을 가진 제친구는 더했을겁니다. 바람난 그 남편을 배신자라고 나쁜놈이라고 수천번은 욕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어느 광고카피처럼 사랑은 움직인다는걸 이해한 얼굴입니다. 사랑할때 함께한 약속도 변할 수 있고 처음의 그 마음이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것도 가슴으로 느끼나 봅니다. 떠나는 그 사람이 나를 배신해서 죽을 만큼 고통스럽지만 그게 벌받아야 될 일만은 아니라는걸 알았나 봅니다.
그 대신에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놓아줄 수도 있는 자신의 힘을 기르려고 합니다....
우리 국사모 회원님들 멀리 떨어져 사랑한다고 많이 지치고 힘드시죠..저 또한 간간히 싸우기도 하고 섭섭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랑은 움직이는거 맞는거 같습니다. 저 또한 사랑이 시작될때보다 지금은 그 사람을 더 사랑하는 쪽으로 변한것처럼 그 사람은 처음보다 나를 덜 사랑하는 쪽으로 변할 수 있다는 걸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내 마음과 같지 않아서 속은 상할 수 있지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내가 더 많이 건 전화에 상하는 건 자존심이 아니라 내가 너를 더 사랑하고 있다는 걸 들켜버린 마음일지도 모릅니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건 하나도 없을지 모릅니다. 나 자신도 변하지만 그나마 잡을 수 있는건 내마음 뿐이라는 것...그런 내 마음에 늘 얘기합니다. 나와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게 사랑이라고...그래서 떠나는 사람때문에 가슴이 터질듯 아플 순 있어도 다시 사랑하지 못할 만큼 약해지진 말라고......
한동안 저도 그 사람이 많이 미운적이 있었습니다. 처음보다 무심한 태도, 기억하지 못하는 생일, 해주지 않는 프로포즈...ㅎㅎㅎ 많은 사연과 얽힌 감정이 산재해있는 이곳에서 나를 구출해 주었으면 바란적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더 급하고 그 사람이 더 미웠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과는 상관없이 내 필요에 의해서 그 사람을 많이 힘들게 했습니다.
지금 하는 사랑이 많이 힘들다면 상대방과 상관없이 내 마음을 한번쯤 점검해보는것도 꼭 필요한 일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힘내세요..모두..
8 Comments
블레 2007.09.13 22:32  
  인과응보...
Eloise 2007.09.14 15:28  
  읽다가 하마터면 눈물날뻔 했어요...
세상에 모든게 변하게 믿을수 없지만 그나마 잡을수 있는 건 자기마음이라고. 그래서 자기마음을 먼저 점검해보라고...와 닿는 말이에요^^
유신 2007.09.15 01:36  
  좋은 이야기네요 마음 상처 받았을때 많은 도움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덩쿠리 2007.09.17 19:05  
  좋은 이야기인데 마음이 쫌 허전해져요.
밀리군 2007.09.17 19:44  
  그건 아마 우리가 모두 사랑이 변하지 않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있어서 아닐까...싶어요.
천둥야엉 2007.09.18 14:29  
  때론 쉽게 다가오기도 하지만 참사랑 정말 어려운거죠 !! 저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별때문에 힘들어할때 이렇게 스스로에게 말하곤 합니다.  "내가 사랑한만큼 아픈거야~!"
블레 2007.09.19 13:13  
  구출해달라니요? 자립심을 기릅시다...
빠이 두어이 2007.09.27 01:01  
  맘이 짠하네요~~글읽다가 하마터면 펑펑 울뻔했어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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