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하다
제가 아내와 결혼이
해가 바뀌어서 16 년째입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부부간에 다투기도 하고 가방 싸기도 하고
더욱이 나이 차이가 많아서
서로를 극복하는데 시간도 걸렸고요
그런데 어떤 경우에도
아내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
우리의 첫만남이에요
태국의 유명한 플랜차이즈 식당
아내가 거기서 캐셔 겸 서빙 직원으로 일했는데
2002 년 9 월 운명의 어느 날
저 혼자서 그 식당을 갔어요
늦은 점심을 먹으러
그 때 아내가
밥 먹으러 온 저를 보았는데...
첫눈에 저를 보고 느꼈답니다
나의 남자가 나타났어~
아내는 20 여분 저를 지켜보다가
일하는 동료 언니에게 그랬다네요
언니 어떡해?
저 남자가 그냥 가버리면 끝인데
그랬더니 언니가 그러더래요
테이블 가서 서빙하는 척하고 관심을 보이라고
제가 밥 먹고 있는데
아내가 다가왔던 걸 기억합니다
영어를 잘 했어요
맛 있느냐 더 필요한 게 없느냐고
제가 속으로 생각하기는 했죠
이 아가씨가 왜 그러지...?
그런데 식사가 끝나가는데
시키지도 않은 녹차를 가져다 주었어요
그냥 서비스라고
그러면서 저에게 미소짓는데
아내의 큰 눈이 너무 예뻤어요
제가 무딘 사람이 아닌 바
거기서 아내의 눈길을 느꼈죠
밥값을 계산하면서
아내의 나이를 묻고 제 명함을 건네 주었습니다
아내가 저에게 첫눈에 반했던 덕분에
몇 번의 만남 만에 우리는 첫밤을 지냈고
아내는 그때를 회상하면서 그래요
그 날밤에는 아무 생각도 없이
오직 '퍼 짜이' 였다고
지난 12 월부터 두 달여 넘게
제가 몸이 아파서 입원도 하고 그랬어요
몸이 아프고 간병을 받으면서
아내가 제게 주는 사랑의 깊이를 다시 체험했습니다
이 성격 못되고
천하의 독재자인 남편인데도...
한태 커플이 되신 분들
다들 부부간의 사연이 있을 거예요
처음처럼...
부부라는 게
한자락의 추억을 되새기면서 사는 것 같아요
늘 좋았던 때를 생각하면서
다복한 결혼생활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