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즐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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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01 17:20
어머니랑 같이 여행갔다가 어머니께서 태국음식 향이 안 받는다고 하셔서 첨으로 동대문 김치말이, 라면, 김밥 등 이용해봤습니다. 만족스러웠고, 이용시기는 어제와 그저께네요.
이거 글 형식이 있었던거 같은데, 자동으로 뜨지는 않네요. 제가 잘못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이번이 방타이 8번째고, 동대문 이용은 처음입니다.
물론 태사랑을 십년째 애용하는 사람으로써 여러 게시글을 통해 접해오긴 했지만, 외국에서 한국음식 안 먹는 스탈에 혼자 돌아다니는거 좋아해서 솔직히 갈 기회가 없었어요.
그러다 이번에 태어나서 첨으로 어머니 모시고 짧게 방콕 여행을 하게 되었는데, 어머니가 이것저것 드셔보시고 태국음식이 잘 안받는다고 하셔서 라면이라도 먹고 싶다고 하셔서 문뜩 떠오른 동대문으로 모시고 갔죠.
여러 글들로 반신반의 했지만, 저희 어머니 입맛 평가에 의하면,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좀 그렇고 오이김치는 괜찮으며, 김치말이 국수는 시원하고 먹을만하다고 하시네요. 미원 얘기가 게시판에 많이 나와서 여쭤봤는데, 저희 어머니는 미원 맛 느껴지는것 같지 않다고 하세요. 넣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두드러질 정도는 아니라는 거죠.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시겠지만, 저희 어머니 미원은 물론 어떤 종류의 시판 조미료 절대 안 쓰시고, 좀 자랑이긴 하지만 음식 잘하시기로 (아는 사람 사이에선) 유명하세요. 외식하실 때 조미료 많이 쓴 집은 칼 같이 짚어 내시는건 물론이고, 왠만한 음식은 맛보시면 레시피가 바로 나오시구요.
짧은 일정에 힘들게 돌아다니다가 시원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니 기분 괜찮더군요. 전 엄마 라면드실때 창비어만 마셨구요, 담 날 엄마 김치말이랑 김밥 드실 때 팟씨유탈레랑 쏨땀, 씽하 먹었어요. 참고로 태국음식맛은 쏨땀은 좋았고, 팟씨유탈레는 맛있게 먹었지만, 양 엄지를 들 정도는 아니었네요.
김치말이는 앞서 말했듯 좋았고(엄마 의견, 저도 맛은 봤음), 사장님께 죄송하지만, 김밥은 좀 그렇더군요. 별 맛은 못 느꼈어요. 태국이라 음식 재료가 우리나라 같지는 않겠지요.
서비스 측면에서 크게 언급할 부분은 없었고, 화장실이 깨끗해서 좋았네요.
사장님이 맛있다고 하시던 만두는 기회가 없어서 못 먹어 봤네요.
동대문 음식에 대한 글이지만, 업소 관련 글이니 만큼 사장님에 대해 느낀 단상도 좀 적을게요.
하도 글을 많이 봐서 꼭 유명인사를 본 듯한 느낌이었는데, 제 주관적으로는 상당히 터프하고 시원시원해 보이시더군요. 주장도 강해보이시구요. 말투도 딱딱 부러지는 스탈이랄까... 한번 뵈면 좋든 나쁘든 호불호가 갈릴 스탈이신거 같았어요, 엄마 말씀으로는 이북 출신(물론 본인이 아니라 부모님이시겠지요) 느낌이 난다고 하시더군요. 저희 외가가 이북출신이거든요. 평안도, 함경도 그 쪽이요(외조부모님이 한분 평안도, 한분 함경도라). 아니시면 대략 뻘쭘이지만... ㅋ 사람 평가하는 거 같아 좀 주제넘게 비칠수 있겠지만, 이 얘길 구태여 하는 이유는 이곳 게시판에서 많은 말들을 이미 들어온 상태에서 모른척 하는 것도 좀 이상하고 해서요.
첫날은 계산할 때 말곤 대화도 없었지만, 둘째날은 식사 중에 냉커피 서비스니까 꼭 먹고 가시라고 말씀해주시더군요. 종업원분께 물 달라고 했는데 바로 안 주고 우물쭈물하니까 다른 분과 말씀 중에 말 끊고 저희 쪽 보고 종업원에게 뭐라 하시더니, 방금 그 종업원분이 만두 한판 다 빚고 다른 일 하는 중이라 그렇다고 하시며 물 갖다주게 하시고 명절 만두를 직접 만드신다며 말씀해주시더군요. 말로 미안하다고 하시진 않았지만, 가게 서비스를 계속 신경쓰시는거 같았고, 충분히 친절하게 느껴졌습니다. 사근사근, 눈에 보이게 친절한 건 아니래두요.
근데, 그건 저와 저희 어머니 느낌이고, 말투가 좀 던지듯이 하셔서(내용과 상관없이) 안 맞는 사람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사족인데, 밥먹고 숙소 들어와서 어머니가 선글라스 없어졌다고(울 언니 선물이라 많이 아끼시는거..) 당황하셔서 제가 인터넷에서 연락처 찾아서 동대문에 연락드렸는데, 종업원에게 물어보시고는 없다고 하시더군요. 알았다고 끊었는데, 엄마가 숙소인 누보시티에서 동대문까지 지나온 길을 다 되짚어 동대문까지 가셨나봐요. 사장님이 이미 없다고 말씀드렸는데, 찾으러와서 의심받는거 같아 좀 기분 안 좋아하시는거 같았다고 하셨어요. 오해 안하셨으면 하구요, 결국 람부뜨리랑 방람푸 시장 들렀던데 다 돌아보고 찾다가 못 찾았는데, 집에 와보니 밥 먹고 와서 싸놓은 짐 사이에 끼어 있더군요. 짐 정리하다 모르게 빠졌었나봐요. 저희 엄마가 의심한거 아니라고 꼭 전해달라고 하셔서요. 엄마가 찾으러 가실 땐 사장님과 통화 전이었는데, 사실 모르는 동네니까 종업원분이 가져가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괜히 생사람 의심해서 죄송하더군요. 찾고보니 사장님이 종업원분들에 대한 믿음이 강하신거 같단 생각을 했어요. 손님도 중요하지만, 저도 남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으로서 함께 일하는 사람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쓰다보니 업소평가치고 길어졌네요. 굳이 여행기랑 나눠쓰기도 그렇고 해서...
제 경험으로 쓴거니까, 제가 잘 몰라서 그렇다는 식의 리플은 정중히 사절합니다. 알바도 아니구요. 서비스 냉커피도 시간관계상 못 얻어먹었고, 다른 거 이용한 것도 없어요. 가격은 일반 방타이 배낭여행자 기준에 좀 센거 같긴 했구요. '외국음식'이니까 그렇다고 저희는 이해했습니다. 모르고 먹은 것도 아니고.
한줄 정리는 '울 엄마가 그러시는데 김치말이국수 미원범벅이란 건 사실이 아닌거 같더라, 사장님 스탈은 상당히 주관이 강하신거 같고 말투가 터프하신데 호불호가 갈리겠더라' 입니다.
기우겠지만, 저희 엄마에 대한 악플은 사절이에요.
모두들 즐거운 여행되세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