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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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비 할머니

굳펠라스 3 719



루비 할머니

나에겐 아들이 둘 있는데
큰애는 일곱 살이고 작은애는 한 살이다.
둘 다 어찌나 극성인지 집안을 잘 꾸며놓으면
항상 걱정을 해야 한다.
물론 악의 없이 재미있게 놀다가 하는 일이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램프를 쳐서 부숴뜨리기도 하고
예쁘게 늘어놓은 장식품들을 망쳐놓기도 한다.

아이들을 호되게 야단치고 싶은 순간엔 나는 시어머님이신
루비 할머니에게서 배운 교훈을 생각한다.

여섯 명의 자녀와 열세 명의 손주를 두신 루비 할머니는
인자함과 인내와 사랑이 인격화되신 분이시다.

어느 크리스마스날, 식구들 모두가 할머니댁에 모였다.
바로 한달전 할머니는 25년 동안 쓴 카펫을 마침내
버리시고 하얀 새 카펫을 까셨다.
그리고 하얀 카펫 때문에 집이 산뜻해 보인다고
무척 좋아하셨다.

시동생인 어니가 조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었다.
그가 직접 기르는 꿀벌집에서 만들어온 꿀이었다.
아이들은 무척 기뻐했다.
그런데 여덟 살난 쉬나가 꿀 한 통을 몽땅 하얀 카펫에 엎지른 후,
통을 거꾸로 들고 온 집 안을 돌아다녔다.

쉬나는 울며,
부엌에서 일하고 계신 루비 할머니에게 달려가서 품에 안겼다.
"할머니, 할머니네 새 카펫에다 꿀을 몽땅 엎질렀어요."
할머니는 무릎을 꿇고 앉아서 아이의 젖은 눈을 다정하게
들여다 보며 말씀하셨다.

"걱정하지마라. 꿀은 얼마든지 있단다."



-린 로버트슨-

3 Comments
오렌지세상 2009.12.23 21:26  
나 같으면 꿀도 꿀이지만 카펫 빨 일이 짜증이 나는 거죠~~ㅋㅋ
허리켄 2009.12.23 23:07  
우리집은 카펫없어서 다행이다
굳펠라스 2009.12.24 09:16  
ㅋㅋ 슬기로우신 루비할머니~~~
저같으면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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