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유형.
간큰초짜
23
606
2011.07.21 12:14
올해 마흔한살이 됐습니다.
혈기왕성하던 이삼십대에 여행을 참 많이 다녔습니다.
학창시절 가정 형편이 넉넉치 않아
과외, 막노동, 당구장, 호프집, 로바다야끼, 야간업소 삐끼, PC조립 등
뭐 안해본 알바가 없었습니다.
태사랑에 제 얼굴 아시는 분들 제 얼굴 보셔서 아시겠지만,
여성분들이 선호하는 타입이 아니라 졸업때까지
쭈~욱 솔로로 다녔고, 술도 좋아하지 않았고, 학교도 국립대라
등록금도 저렴했고...
암튼 알바해서 학비내고 용돈써도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하진 않게 학교 다녔습니다.
복학해서 도서관에서 엎드려 자다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들은
이글스와 본조비의 런던 공연 소식에...그냥 런던행 비행기표를
지른게 제 해외여행의 처음입니다. 15년전이죠.
(막상 공연은 당시 신예였던 오아시스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에릭클랩튼을 봤습니다)
Cathay Pacific 항공을 타고 홍콩 경유해서 런던 히드로 공항에
배낭 하나 매고 손에는 800파운드 여행자수표와 20일짜리 유레일
패스만 들고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간 유럽을 유랑했습니다.
30일 계획으로 갔었는데..(거기서도 불법 알바의 연속이었습니다)
몇년 후 학교를 졸업할즈음 IMF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입사원 채용이 없던 시절, 대기업 임원이셨던
삼촌의 추천으로 L모 전자 동유럽 무역팀에 입사를 했습니다.
6개월쯤 다니다가 낙하산이라는 소리가 너무 싫어서 관뒀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달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아무 정보도 없이 가서 죽을 고생했습니다.)
고향에서 당시 유행했던 작은 닷컴벤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자취방 보증금까지 싹 다 말아먹고, 정신차리고 서울로 왔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한달간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통신회사에 취직을 해서 3년간 잘 다녔는데,
사내공고에 태국지사를 설립하는데, 저를 설립멤버로 발령을 냈습니다.
기획팀 소속이었는데, 기획팀장이 외국에 나가고 싶어 엉덩이가
덜썩대는 저를 배려한 결정이었는데, 미국이나 일본지사가 아니라
사표까지 불사하며 거부했습니다. 근데 결혼해서 가정이 있어서
자유로운 영혼처럼 살 입장도 아니었고, 저의 멘토였던 팀장님의
설득으로 투덜대며 태국에 처음 갔습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 태사랑을
알게됐습니다. 8년 5개월전입니다.
그 후에는 지금까지 태국만 오가고 있습니다.
(가끔 업무차 중국과 베트남도 갑니다)
제목에 여행의 유형이라고 쓴 이유는...
전 막상 외국을 나가는건 좋아하지만, 외국에 가서는 그리 부지런하지
못합니다. 남들처럼 세세한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고
구석구석 찾아다니면 깨알같은 즐거움을 맛본적도 없는듯 합니다.
최근 몇년사이 태국에 12-3회 다녀왔는데, 방콕 외에는 후아힌, 파타야,
깐차나부리 한번씩 1-2일 일정으로 다녀왔을뿐입니다.
좀 더 거슬러 가보니 자카르타에 가서도, 마닐라에 가서도, 호찌민에
가서도 내가 여기 왔다는거 외에는 숙소와 그 주위만 돌아다닌듯 합니다.
런던과 케임브릿지에 살때도 정말 제가 가는 곳 외에는
그 유명한 명소들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정말 가볼데가
많았는데..
여행이라하면,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그 문화속에 살아온 사람들과
교류하며, 역사를 체험하며 견문을 넓히는 것인데
전 행동반경이 무척이나 좁았습니다.
지난달 가족들과 태국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도 마찬가지로
식사때를 제외하고는 이동을 거의 안하고 방콕 수쿰윗과 씨얌센터
주변에서만 놀았습니다.
요즘 페북 친구들 중에 태사랑 횐님들이 몇분 태국을 장기여행중이신데
그분들은 정말 놀라울만큼 왕성한 활동력으로 동분서주 신출귀몰하십니다.
아~~ 부럽다 생각하면서도 저는 몇시간씩 차에 시달리며
태국 시골까지 찾아갈 용기가 없습니다. 빠이, 매홍손, 루앙프라방(라오스),
치앙라이 다 가보고 싶긴 하지만요...
전 그냥 교통편하고 편히 밥 먹을 수 있는 방콕이 최고로 좋습니다.
스트레스 풀려고 비싼돈 내고 해외여행가서 그냥 편하게 쉬는게
제일 좋더군요.
제가 좀 특이한가요? 아님 정상인가요?
혈기왕성하던 이삼십대에 여행을 참 많이 다녔습니다.
학창시절 가정 형편이 넉넉치 않아
과외, 막노동, 당구장, 호프집, 로바다야끼, 야간업소 삐끼, PC조립 등
뭐 안해본 알바가 없었습니다.
태사랑에 제 얼굴 아시는 분들 제 얼굴 보셔서 아시겠지만,
여성분들이 선호하는 타입이 아니라 졸업때까지
쭈~욱 솔로로 다녔고, 술도 좋아하지 않았고, 학교도 국립대라
등록금도 저렴했고...
암튼 알바해서 학비내고 용돈써도 풍족하진 않았지만
부족하진 않게 학교 다녔습니다.
복학해서 도서관에서 엎드려 자다가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들은
이글스와 본조비의 런던 공연 소식에...그냥 런던행 비행기표를
지른게 제 해외여행의 처음입니다. 15년전이죠.
(막상 공연은 당시 신예였던 오아시스와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에릭클랩튼을 봤습니다)
Cathay Pacific 항공을 타고 홍콩 경유해서 런던 히드로 공항에
배낭 하나 매고 손에는 800파운드 여행자수표와 20일짜리 유레일
패스만 들고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8개월간 유럽을 유랑했습니다.
30일 계획으로 갔었는데..(거기서도 불법 알바의 연속이었습니다)
몇년 후 학교를 졸업할즈음 IMF가 시작되었습니다.
신입사원 채용이 없던 시절, 대기업 임원이셨던
삼촌의 추천으로 L모 전자 동유럽 무역팀에 입사를 했습니다.
6개월쯤 다니다가 낙하산이라는 소리가 너무 싫어서 관뒀습니다.
그리고 다시 두달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아무 정보도 없이 가서 죽을 고생했습니다.)
고향에서 당시 유행했던 작은 닷컴벤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자취방 보증금까지 싹 다 말아먹고, 정신차리고 서울로 왔습니다.
그리고 중국을 한달간 다녀왔습니다.
서울에 통신회사에 취직을 해서 3년간 잘 다녔는데,
사내공고에 태국지사를 설립하는데, 저를 설립멤버로 발령을 냈습니다.
기획팀 소속이었는데, 기획팀장이 외국에 나가고 싶어 엉덩이가
덜썩대는 저를 배려한 결정이었는데, 미국이나 일본지사가 아니라
사표까지 불사하며 거부했습니다. 근데 결혼해서 가정이 있어서
자유로운 영혼처럼 살 입장도 아니었고, 저의 멘토였던 팀장님의
설득으로 투덜대며 태국에 처음 갔습니다. 그리고 그때 처음 태사랑을
알게됐습니다. 8년 5개월전입니다.
그 후에는 지금까지 태국만 오가고 있습니다.
(가끔 업무차 중국과 베트남도 갑니다)
제목에 여행의 유형이라고 쓴 이유는...
전 막상 외국을 나가는건 좋아하지만, 외국에 가서는 그리 부지런하지
못합니다. 남들처럼 세세한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고
구석구석 찾아다니면 깨알같은 즐거움을 맛본적도 없는듯 합니다.
최근 몇년사이 태국에 12-3회 다녀왔는데, 방콕 외에는 후아힌, 파타야,
깐차나부리 한번씩 1-2일 일정으로 다녀왔을뿐입니다.
좀 더 거슬러 가보니 자카르타에 가서도, 마닐라에 가서도, 호찌민에
가서도 내가 여기 왔다는거 외에는 숙소와 그 주위만 돌아다닌듯 합니다.
런던과 케임브릿지에 살때도 정말 제가 가는 곳 외에는
그 유명한 명소들을 한번도 가보지 않았습니다. 정말 가볼데가
많았는데..
여행이라하면, 새로운 문화를 접하고 그 문화속에 살아온 사람들과
교류하며, 역사를 체험하며 견문을 넓히는 것인데
전 행동반경이 무척이나 좁았습니다.
지난달 가족들과 태국여행을 다녀왔는데, 그때도 마찬가지로
식사때를 제외하고는 이동을 거의 안하고 방콕 수쿰윗과 씨얌센터
주변에서만 놀았습니다.
요즘 페북 친구들 중에 태사랑 횐님들이 몇분 태국을 장기여행중이신데
그분들은 정말 놀라울만큼 왕성한 활동력으로 동분서주 신출귀몰하십니다.
아~~ 부럽다 생각하면서도 저는 몇시간씩 차에 시달리며
태국 시골까지 찾아갈 용기가 없습니다. 빠이, 매홍손, 루앙프라방(라오스),
치앙라이 다 가보고 싶긴 하지만요...
전 그냥 교통편하고 편히 밥 먹을 수 있는 방콕이 최고로 좋습니다.
스트레스 풀려고 비싼돈 내고 해외여행가서 그냥 편하게 쉬는게
제일 좋더군요.
제가 좀 특이한가요? 아님 정상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