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올해 결혼 10주년입니다.
단 한 해도 평탄함 없이 롤러코스터를 함께 타며 10년을 버텨준 아내에게
무한한 감사와 사랑을 보냅니다.
그 롤러코스터의 상당부분(가끔 UP과 오랜 Down)을 태국이 기여를 했습니다.
결혼생활중 태국에 발령을 받지 않았더라면 아내의 맘 고생이 덜했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한편으론, 결혼전부터 꽂혀있었던 잉글랜드, 스코틀랜드라는
나라에 계속 꽂혀 있었다면 재정적으로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웠을텐데
그나라들을 잊게 해준 태국에 감사하는 마음도 듭니다.
지난 토요일 사무실에 출근해서 페이스북을 하는 도중에
태사랑 페북에 올라온 뿌팟퐁까리 사진과 댓글을 보다가
가슴 한켠에 자리 잡은 쉐프의 욕망이 다시 살아나
그날 저녁은 뿌팟퐁까리를 시도해보자 싶어서
예전에 태사랑에 올라온 요왕님의 레시피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목적달성은 못하고 어느 순간 2003년부터 제가 태사랑에 올린 글들을
읽고 있었습니다. 라챠요틴, 깽짱러이, 간큰초짜...이렇게 대화명이 변해왔더군요.
그리고 깽짱러이는 지금 다른분이 사용중...
제가 올린 글 중에 2007년 9월. 가장 좋아하는 후배와 태국 여행을 다녀온 후에
찍은 음식 사진을 포스팅한게 있길래 그 포스팅을 제 페북에 올렸어요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freetalk&wr_id=48722&sca=&sfl=wr_name%2C1&stx=%B0%A3%C5%AB%C3%CA%C2%A5&sop=and&page=4)
그 글을 본 그 후배가 전화와서는 이번에는 둘만 가지말고 가족끼리 같이 가자고 합니다.
둘 다 올해 결혼 10주년이라는 상징성도 있고, 둘다 일에 치여 가족들을 제대로
못챙기는 못난 아빠에서 탈피해보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5월말에 가기로 했던 가족 여행이 회사 일때문에 미뤄져
날짜를 못잡고 있었는데, 후배는 저의 페북 글때문에 저는 후배의 전화때문에
요동치는 가슴을 부여잡고 월요일 하루종일 그 바쁜 와중에 서로 전화로 일정을 맞췄습니다.
6월 14일~6월 18일. 항공권 예매를 했습니다.
일단 항공권을 예매해야 날짜에 맞춰 실제로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경험을 바탕으로
일단 항공권부터 예해했습니다.
그리고 레터박스에 일정문의 및 호텔예약을 의뢰했습니다.
혼자서 할줄 아는 태국어를 되뇌이면서 지금도 실 없이 웃고 있습니다.
아침밥 차려주는 아내에게 무뚝뚝하게
계획을 얘기했더니...여름 옷 산다고 신나하면서도
요새 회사 어려운데 갈 수 있겠냐고 합니다.
회사만 오면, 여러 일로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사업의 존폐까지 매일 고민하는 그런 복잡한 문제부터
사소한 직원들 문제까지...그런 문제를 얘기안해도 아내는 다 아는 모양입니다.
그냥 다 잊고 가족들과 단 며칠이지만, 행복한 추억 한 번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꼼꼼하게 여행기 적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