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처녀의 맞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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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처녀의 맞선 이야기...

홍춘이 1 431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퍼온글입니다.
즐겁게들 일거주세어..

혼기가 꽉찬 너처녀및 한때 가슴 설레는 사랑을 했던 기혼남녀들의 연애 시절을 떠올리며..

.. 이천일년 사월 십오일..

새벽 여섯시...
모두가 깊은 잠에 빠져있다.

목욕바구니를 챙겨들고 딸딸이 쓰레빠를 신고 집을 나섰다.

아차! 맛사지크림을 빠트렸다.

맛사지크림을 마치 자신의 자식이라도 돼는냥 품에 꼭 품고 목욕탕을 향했다.

아직 이른시간인지라 사람들이 별로 없다.

기쁜마음으로 뜨거운물에 퐁당..

"아씨 뜨거워..."

뜨거운 물이 넘치자 옆에있던 아가씨가 날 아려본다.

췌.... 남자친구만 생겨봐라 살 쭉쭉빼서 너보다 더 멋진몸매로 나타날꺼얏... 흥!!!

이때뤼타올로 때를 빡빡 밀었다.

간만에 하는 때목욕인지라 때가 겁도 안나게 나온다.
'아씨 디라'
옆에 있는 아줌마가 같이 등밀어주잔다.
그아줌마 등발이 장난아니다.

때를 밀고 났더니 배가 고프다.
음료수를 먹을까하다 우유를 사먹었다.
뽀송뽀송한 피부를 위하여 얼굴에도 몇방을 튕겨주었다.
잠시후에 뽀숑해질 나의 피부가 기대된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목욕탕을 나섰다.
나때문에 하수구가 막히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며칠전 맞선을 위해 거금 사십만원을 주고 장만한 옷을 꺼냈다.
'아! 눈부셔라!'
여태 사다 놓고 모셔두기만 했던 메이크업세트도 꺼냈다.

동생이 일어났다.
"모해? 벌써 맞선 준비하는고얏?"
아씨 부끄럽다.
발로 찼다..."디비 자.. 신경꺼.."
"어련하시겠어..."

동생이 나를 양껏 비웃는다.

그래 너도 내나이 돼봐라..

분장을 마쳤다.
'아! 나에게도 이런 화려한 외모가 있었다니...'

미용실로 달려갔다.

후까시 이빠이 넣어서 머리를 봉실봉실하게 만들어달랬더니 미용사가 웃는다.
'그래! 양껏 비웃어라 낭중에 멋진 남자친구 옆에 끼고 올테니 그때도 비웃나 보자'

머리가 썩 맘에 드는편은 아니지만 나의 미모에 누를 끼치지 않을만큼은 된것 같아 오천원에 팁 천원까지 주고 왔다.

그녀가 나를 향해 생긋 웃는다.
'돈맛은 알아가지고...'

열한시..

맞선까지는 아직 세시간이나 남았다.
아씨 뭘하지?

배가 고프다.
밥을 먹으면 옷이 맞지 않을것 같아 어젯밤부터 굶었건만.
눈치없는 뱃속은 계속 꿀꿀댄다.

고픈배를 삶은감자 하나로 달랬다.
'아씨 씨에푸도 아니고 이게 모냐"

스르륵..
"아~~~악" 깜빡 잠이 들었다.

두시가 다 돼어간다.
거울을 보니 입술이 벌간 산발한 고은애가 눈앞에 서있다.
'어케 됀일이쥐?'

클났다.
머리는 대충 매만졌다.
기름이 둥둥 뜬 얼굴...
애써 기름종이로 빡빡 문질렀다.
파우더를 듬뿍 양껏 쳐발라주었다.
아씨 완죤 사창가여인네같네...

그러나... 나의 퍼펙트한 외모가 있지 않은가..

후다닥 뛰어나갔다.
그가 기다리고 있다.
수줍은냥 자리에 앉았다.
뱃살이 겹쳐진다.
아무래도 감자를 먹고 잔탓이리라...

남자가 나를 보며 웃는다.
내가 맘에 드나보다.

자릴 옮기잔다.
일어나자고 하더니 일어나지 않는다.
계속 주춤거리며 그가 일어서길 기다렸다.
아뿔사.... 그의 앉은키와 일어선키는 막상막하였던것이다.

나보다 오센티가량 클뿐..
아무래도 엄마찌찌를 제때 제대로 못먹었나보다.

사람들이 다들 우리만 보는것 같다.
'아씨 쩍팔려...'

그와 있는게 부끄럽다.

그와 함께 늦은 점심을 먹었다.
그의 눈빛이 참 따스함을 느꼈다.
그의 부드러운 눈빛과 매너에 점점 빠져드는것 같다.

이젠 그의 키때문에 부끄럽지 않다.
아무래도 그가 좋아질것 같다.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시간..다음에 다시 만나요..

그가 나의 연락처를 묻는다.
연락처를 적는 나의 손이 가느다랗게 떨린다.
그가 춥냐고 물었다.
원래 추위를 잘탄다고 쌩깠다.

그가 옷을 따뜻하게 입고 다니라 한다.
그리고 몸이 너무 허약하다 한다.
푸하하하하하하....
나를....
나에게....
약하다고 하다니...
정말 그가 좋아질것 같다.

집에 도착했다.
엄마가 이것저것 꼬치꼬치 묻는다.
상대방이 나를 무척이나 맘에 들어한다고 한다.
수줍은듯 "몰라"라고 외치며 방으로 뛰쳐들어갔다.

거울앞에 앉았다.
뜨~아..
스테이꾸소스가 옷에 묻어있다.
'아씨 쩍팔려...'
그가 날 얼마나 칠칠치 못한 여자로 봤을까?
그럼에도 나를 맘에 들어했다면...
분명 그는 나의 천생연분임에 틀림이 없다..

아! 행복하다...
양껏 행복하다...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음주 주말에 놀러가잔다...
야호....
수줍은듯 '특별한 일 없으면 그렇게 할께요'라고 얘기했다.
사실 몇년동안 주말에 특별한 일이라고는 친구들 결혼식밖에 없었다.

아! 기쁘다.
나에게도 애인이 생겼다.
아! 전도연도 부럽지 않다.



맞선 이후...



삼일이 지났다.



그에게서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띠리리 띠띠 띠띠띠(애국감미다...^^)



'아 그의 번호다'



카~악...퉷.. 으흠... 아아...



"여보세요" 이쁜척 했다.



"접니다 이태민.." "아 네.."



그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리움이 더욱더 밀려온다.



주말에나 시간이 날것같다 한다.



주말에 드라이브도 하고 영화도 보잔다.



저녁은 먹었나 묻는다.



저녁은 원래 안먹는다 했다.



실은 삼겹살에 반주로 소주까지 마셨다..



그에게 나의 이런 사생활을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아직은...



몸도 약한데 저녁까지 굶으면 어케하냐고 나를 진심으로 걱정해준다.



자기를 생각해서라도 저녁은 꼭 챙겨먹으라 한다.



순간 눈물이 나올것 같다.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는데 밥풀이 짓이겨져 쫄바지 무릎팍에 붙어있다.



'아 부끄럽다'



다음날 아침..



어제 그와 늦은시간까지 통화를 하는 바람에 늦잠을 잤다.



부랴부랴 출근준비를 했다.



지각이다.



김부장이 나를 부른다.



이딴식으로 근무할것 같으면 그만두라 한다.



조심하겠다 했다.



'쪼매만 지둘리... 나 금방 시집간다..'



그동안 나에게 온갖 구박을 했던 김부장도 오늘은 이뻐보인다.



다 사랑의 힘이리라!!!!!!!!! 뿌샵!!



점심을 대충 먹고 맛사지샵으로 갔다.



그를 위해 이정도 투자는 해야할것 같았다.



맛사지를 하고 나니 한껏 젊어보인다.



그와 같이 있을때 원조교제로 오인받을까 걱정이 된다...



드디어 기다리던 주말이닷..



그가 회사앞으로 온다 한다.



땡땡이를 치고 목욕탕에 가서 때목욕을 했다.



지난번 때를 밀었던 탓에 두시간만 하고 왔다.



목욕을 하고 왔더니 김부장이 또 ㅈ ㅣ ㄹ ㅏ ㄹ 한다.



주의하겠다 했다...



맨날 주의만하지 말고 조심좀 하랜다.



이제는 말해야 할것 같다.



'저 시집가요' 수둡^^



김부장의 눈에 빛이 난다.



'개쉑...'



그동안 나를 짜르지 못해 얼마나 안달이 났던지...



김부장이 축하한다며 어깨를 다독거린다.



세상남자 다 거기서 거기랜다.



'울 태민씨는 특별해욧'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그가 회사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의 차 애밸라가 오늘따라 유독 깜찍하다.



차에서 내리는 그이 모습이 어찌나 늠름하던지..



그를 본 동료들이 우리둘을 깜찍한 한쌍이라고 했다.



'췌..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그가 차문을 열어준다.



'어디서 영화는 많이 봤나보다'



시내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뭘 먹고 싶냐고 묻는다.



아무거나 잘먹는다 했다.



몸이 허약하다며 고기를 먹으러 가잰다.



지직..지직..

아씨! 세탁소에서 빌린옷인데... 고기냄새 베이면 안되는데..



그가 등심을 시켰다.



고기는 삼겹살이 장땡인데.. 아쉽지만 어쩔수 없다..



이미지관리를 위해..



그가 맥주한잔 할꺼냐고 묻는다.



술은 못한다고 했다. (난 소주체질이얌...)



요즘 여자들같지 않게 너무 순진하다고 한다.



그냥 미소만 보냈다.



아마도 나에게 뻑간듯 하다.



고기를 구워서 내 접시에만 올려놓는다.



올인원을 입어서 배가 조인다.



더이상 못먹을것 같다며 젓가락을 놓았다.



몸도 약한데 이렇게 못먹어서 어떻게 하냐며 조금만 더 먹으란다.



조금만 더 먹으면 올인원이 터질것 같았다.



더이상 못 먹을것 같다고 했다.



"많이 드세요. 전 잘 먹는 사람 좋아해요" 수줍게 그에게 얘기했다.



그의 젓가락이 빨라진다.



너무나도 오바하는듯 하다.



덕분에 그를 위해 소화제를 사러 약국까지 달려가야 했다.



드라이브를 하고 분위기 좋은 까페에 갔다.



맨날 소주방과 호프집만 다녀서 적응이 잘 안된다.



매실차를 시켰더니 여성스럽다 한다.



매실차가 알코올맛이 나서 시킨건데...



아무래도 나를 너무 순진하게 봤나보다. 아!붕.........



올해안으로 결혼할 수 있겠냐고 묻는다.



결혼을 전제로 만났지만 그사람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튕겼다.



그가 나에게 그런 신중한 면이 있는줄 몰랐다며 자기생각이 짧았다 한다.



아씨!! 한번만 더 물어보쥐...



아쉽다... 쩌~업...



그와 헤어지고 집으로 들어왔다.



엄마가 어땠냐고 묻는다.



"그저 그래"



"이년아, 어떻게 하든지간에 올해는 가야할것 아니야?"



"몰~라!" 방으로 뛰쳐들어왔다.



부끄러웠다. 아! 수줍다.



띠리리 띠띠 띠띠띠(애국가 벨소립니다.)



잘들어갔냐 전화했단다.



집앞까지 데려다줘놓고도 걱정이 된단다.



호호호......자상한 사람..



잠잘때도 내 꿈을 꿀것 같단다.



사랑한다 수줍게 얘기했다.



그냥 웃었다.



전화를 끊었다..



아싸비요... 궁둥이춤을 살레살레 췄따.



"ㅈ ㅣ ㄹ ㅏ ㄹ 도 가지가지셔..."



동생이 비웃는다.



'그래 이뇬아...지긋지긋한 너와의 동침도 머지 않았다'



대가리를 한번 쌔려주었다.



왜 때리냐며 달랑거린다.



한주먹도 안되는게...



배가 고프다.



라면을 끓였다.....으~흠.....



개눈 감추듯 뚝딱 해치웠다.



찬밥까지 말아먹고 싶었지만 뒷날 부풀어오를 얼굴을 생각하며 참았다.



아! 또 언제 만나쥐? 보고싶다......
1 Comments
*^^* 1970.01.01 09:00  
^^ 넘 잼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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