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시작하는 여성동지들을 위한 계획
많은 여성동지들이 오토바이에 대한 동경이나 로망은 있지만,
배우려는 실천을 못하고 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10대때의 로망이, 위험하다는 부모님의 만류로 좌절되었지만..
태국여행을 다니면서 꼭 배워둬야할 것으로 자리잡고 말았습니다.
오토바이를 쉽게 배우셨던 분들이 보시면 웃겠지만..
저는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준비했어요.
여기에 2007년부터 2년간 신랑의 스쿠터 뒷자리에 타고다닌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위에 오토바이를 타고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도움이 된다는 겁니다.(뻔한 소리이긴 합니다;;)
1. 시작하는 시기
저는 추위를 타서 겨울에는 탈 생각을 미뤄뒀어요.
그래서 오토바이는 날이 따뜻해지는 4월말이나 5월초쯤 시작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구입하면,
적어도 5월에서부터 11월말, 12월초까지는 탈 수 있거든요.
몇번 친한 사람의 오토바이로 연습해본다음,
내 오토바이를 구매해야 많이 타게되고,
많이 타봐야 실력이 늡니다.
2. 구입
저는 오토바이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제 껀 스쿠터지요.
제 50cc 스쿠터는 현재까지 보험을 의무적으로 들지않아도
번호판을 의무적으로 달지않아도 됩니다.
가끔 오토바이를 돌리다가 넘어지기 때문에..
오토바이에 기스가 납니다.
그러니 처음부터 너무 비싸고 예쁜 걸
구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가깝고 믿을만한 가게에서
중고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않습니다.
적당히 튼튼한 녀석이면 OK!
가급적이면 중국산을 피하고
국산(일제보다 가격대비 튼튼하니까)이면 좋다고도 합니다.
태사랑에도 오토바이를 잘 아시는 분들이 많으니
관련 댓글이 올라올 것 같네요. ^^
(이제는 내 것이 된, 신랑이 타던 스쿠터)
3. 연습
일단 자전거를 타실 줄 알면 도움이 됩니다.
첫날..
근처 대학교 운동장을 몇바퀴 돌면서 시동걸기,
속도를 높였다 낮추기, 커브돌기, 멈추기 등을 연습했어요.
그리고 자신감이 생기면서
대학교 교정을 몇바퀴 돌았구요.
대학교의 언덕길도 마스터했습니다.
둘째날..
신랑과 한적한 길로 나가.. 도로주행했습니다.
이때 다른 차들 사이에서 보조를 맞추어 잘 달리기,
깜빡이를 이용하여 차선변경하기,
앞차와의 간격 유지하기 등을 연습했습니다.
이건 한 이틀정도 연습했어요.
아, 중요한 것..
사잇길로 다니지말고 한 차선을 다 쓰라고 가르쳐줬어요.
저도 사잇길로 다니는 걸 별로 좋아하지않지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사잇길로 다닐 때도 있어요.
4. 실전
익숙한 길 위주로 거리를 늘려가며 연습합니다.
시장갈때도 스쿠터타구요..
알바 출퇴근할때도 스쿠터 탔습니다.
자신감이 붙으니 역곡에서 화곡역까지(친정가는 코스)도 타게 되었습니다.
저희집가는 언덕이 거의 스키장 슬로프 수준이라
급경사가는 기술은 덤으로 얻었어요.
이렇게 경험하다보니
비오는날 운전도 마스터하고, 밤길 운전도 잘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가급적 비올때는 길이 미끄러우니 타지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지하철 공사하는 철판길은 많이 미끄러우니(비오는날 더 미끄러워요)
속도를 줄여야합니다.
(저의 헬멧 - 안전모보다 튼튼하다고 해서 구입했어요.)
5. 그 밖에
오토바이를 탄지 일주일만에 사고가 있었는데요.
멋모르고 큰 탑차를 따라 골목길로 들어갔는데..
저를 못보고 그냥 후진을 하셔서.. 오토바이 앞부분을 수리했습니다;;
다행히 다치지않았구요.
앞차와의 간격을 넉넉히 유지해야겠다는 것과
버스, 탑차, 봉고 등 덩치가 큰 차 뒤에는 간격을 더 두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저를 못 볼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50cc라서 속도가 70밖에 안나거든요.
그러니 뒤에오는 차들이 추월을 하는 걸 감안하셔야 합니다.
심지어는 말도 안되게 좁은 간격를 두고
제 앞을 앞질러가는 위험한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제가 당황하기 잘하는 지라
오토바이 타면서, 침착을 유지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무리하지마시고,
자신감이 붙으실때까지 연습하세요.
일단 타기 시작하면...
오토바이없이 밖을 나가기 싫어집니다.
그냥 초보가 초보를 하시려는 여성동지에게 도움이 되시라고 올린 뻔한 이야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