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줌마의 속풀이
로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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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01:47
이제 아줌마 된지 2년 됐네요.
작년에 아기낳고 나서 제대로 놀지도 못하고 애만 키우고 살다가, 애기 돌이 지났길래 시엄니한테 용기내서 "둘째 낳기 전에 잠깐 외국가서 놀다오면 안될까요?" 그랬더니 울 착한 시엄니 "그래라~" 하시더군요.
우왕.............. 눈물 꿈뻑.....
그때부터 혼자 여행갈 생각만 해왔습니다.
목적지를 태국으로 정한건 21살때 15명 대가족이 다함께 패키지로 갔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아서... 이번 기회에 가자 싶어 정하게 됐구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여타 여러분들과 마찬가지로 여기 정착해서 이것저것 정보도 얻고 시간도 때우고 그랬지요. 태국 책도 사서 너덜너덜 읽고 있구요.
그런데 우리 신랑은 도대체 휴가에 대해서 통 말이 없는 거에요. 제가 혼자 태국은 요새 어쩌구저쩌구 하면 듣는 둥 마는 둥, 자기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얘기하다가도 태국 얘기만 나오면 심드렁 하더군요.
그러더니 오늘 저녁엔 또 맥주를 마시다가 물어봤어요. "근데 넌 태국가기 싫어?"............... "그냥 쉬다오고 싶어." 심드렁심드렁심드렁~
그래서 저까지 기분 잡쳤습니다. 안그래도 한달 넘게 혼자 태국가기만을 기다리며 들떠 있었다는 생각에 하루종일 은근히 짜증났었는데 저렇게 나오니 참... 그렇다고 또 생각해보면 신랑이 그렇게 뭘 잘못 말한것도 아닌데 또 이렇게 혼자 짜증이 폭발해버리네요.
며칠전엔 "저기, 한 이삼일 전에 나 먼저 가서 놀고 있으면 안될까?"하고 물어봤다가 대답도 못들었다는... 간단히 씹어버리더군요. 싫단게지요. 쯥................
그래서 혼자 속으로 끙끙 또 앓고만 있습니다. 가긴 가는건데 어째 기분이 영 거시기해요. 난 이번 여행 끝나고 나면 둘째 낳고 또 애들 키우고 언제 다시 여행이란거 해볼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신랑은 출장으로 싱가폴도 가고 중국도 가니 이런 저를 이해 못하는건가......... 쯥쯥쯥......
그냥 아줌마의 속풀이였습니다. 근데 쓰고 나도 별로 속은 풀리지가 않네요. 역마살 낀 사람들은 다 이런가 싶기도 하고, 좋은게 좋은거지 그냥 좋은 기분으로 가야지 싶다가도 입술이 또 삐죽 올라옵니다.
에고.. 횡설수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