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국사람을 만나다....
오늘은 몸도 안좋고...머리가 깨질듯이 아파서 모든걸 제쳐두고 그냥 집으로
오는데......
왠 모자로 보이는 외국 사람(처음엔 그냥 한국사람인줄 알았습니다..ㅡㅡ;)이
제게 말을 걸더군요....
처음엔 혹시나 사기꾼인가? 의심을....ㅡㅡ;;
그런데 알고보니 창덕궁을 찾는다는군요......
비가 조금씩 오는데.......우산은 없이 그냥 엄마와 아들로 보이는 두사람
이 파고다공원부근 청계천 다리위에서 창덕궁을 찾길래....
머리아픈것도 갑자기 잊고 도와주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안도와줬다고.....아무리 물어봐도 다들 시큰둥 지나갔는데
내가 도와줘서 너무 감사하다고요.....왜 한국사람들은 영어를 안하냐고
하는데 제가 뭐라 할말이...걍 오늘 비와서 그럴꺼다라고 했더니
웃으면서 너 너무 영어 잘한다고 혹시 가이드냐고 묻네요..ㅡㅡ;
삐잉~~! 여러분~저 가이드 아닙니다..죄송...ㅡㅡ;
국가경제 어려우니 돈없으면 여행가지 말라고 구박받는 서민이에요..ㅠ.ㅠ;
아무튼 너무 고맙다고........(한일도 없는데..ㅡㅡ;)
그래서 나도 너희 나라에 있었으면 누군가 나를 도와줬을거라고
그랬더니..그래도 고맙다네요... 비도 오는데 아무도 안도와주고 우니나라
는 길찾기 참~!!! X판으로 되있구요. 이러면서 무슨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건지......도무지 알수가 없습니다. 연애인들 응원한답시고 세금이나 축내
는거빼고는 잘하는건 도무지 찾아볼수가...ㅠ.ㅠ;
우선 우산이 없어서 아들은 걍 비맞으라고 하고..(하필 평소엔 큰 우산
을 갖고 다니는데 오늘은 3단 우산을 갖고 나가서..아침부터 머리가 너무
아파서 만사가 귀찮아 평소에 안쓰는 작은 우산을 갖고 나갔더니...ㅡㅡ;)
엄마는 저와 우산을 같이 쓰고 갔습니다. 사실 아들은 모자달린옷을 입고
있어서 그나마 덜 맞더라구요..^^;
우산이 필요할것 같은데 어떠냐고 했더니 아무래도 사야겠다고..
그래서 어쩔수없이......편의점가서 (비가 오니 비싸게 살수밖에..ㅠ.ㅠ;;)
비가 와서 어쩔수가 없이 비싸게 살수 밖에 없다..
평소같으면 5천원에서 만원정도면 맘에 드는거 살텐데....어쩔수가 없다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면서..........갑자기 타일랜드에서 왔다는겁니다.
타일랜드 어디냐고 했더니 방콕에서 왔다고..ㅎㅎㅎ
제가 살다보니 우리나라에서 태국사람에게 길안내를 해주는 날도 있네요.
ㅎㅎㅎㅎ
그래서 길을 알려주려고 하는데 아무래도 길을 헤멜듯 싶어서..
단성사까지 데리고 가서 길을 알려주고 오는데......왠지 모르는 뿌듯(?)함
과.......오늘 몸만 안아프면 창덕궁까지 가서 표끊는것 까지 다 도와주고
다음 목적지까지 다 알려주고 올텐데......아쉬운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태국사람이었지만 영어를 아주 잘 하는게 정말 신기했습니다.
가는길에 얘기를 들어보니 역시나~! "태국에서 대모가 있어서 한국사람들
발길이 뚝끊어졌다고"하며 그들도 국가 경제를 걱정하는겁니다.
그래서 대모보다는 환율과 여기저기 금융위기설때문에 우리나라사람들이 국
외를 못나가는거라고..........우리도 어쩔수가 없다고 했더니 그렇긴 하겠다고
하더라구요. 어쩌면 그들도 환율이 좋아져서 우리나라로 여행 왔는지도 모
르고요.. 우리가 그러는것처럼...... (부러워요..ㅠ.ㅠ;;;;)
단성사앞길이 좁기는 하지만 그냥 끝까지만 가면 창덕궁을 쉽게 찾을수 있어
서 길 건너서 가는것까지만 알려주고 왔는데... 혹시 길이 너무 좁아서
이따금 태사랑에도 올라오는 '왕궁 보석사기꾼'으로 오해하지는 않았겠죠?
ㅎㅎㅎㅎ 대마침 단성사 주변엔 금은방 무지 많네요...ㅋㅋㅋ 요새 무슨
행사도 한다는것 같던데..금은방들이 뭔가 행사한다고 팜플렛 걸어놨는데
기억은 잘........ㅡㅡ;
비만 안왔다면 사진이라도 하나 찍고 올것을..ㅠ.ㅠ; 아쉽네요...
그레도 너무 뿌듯한 하루였습니다.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 스케쥴이고 일이고 다 엉망인 하루였는데..
이렇게 기분좋은일이 있을줄이랴...
오늘 하루 너무 좋네요.. 아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서 짜증이 났었는데
태국사람들이 이제 한국까지 '마중'나와서 저를 기쁘게 해주고 갈 줄이랴
영어 잘하는 태국 사람을 처음 만나서.....나름 특별한 경험(?)도 했고요.
그들도 우리처럼 여행은 왔지만, 국가경제를 걱정하는게 동병상련이라고
에휴 우리도 여행가면 걱정하는데.......언제쯤 괜찮아질까요.....ㅠ.ㅠ
내년에 부모님모시고 여행가기로 했는데..암울하기만 하는군요.
우리같은 서민은 일년에 한번 어쩌면 몇년에 한번 그런날을 기대하며
사는게 낙인데.....ㅠ.ㅠ;; 이젠 그마저도 맘대로 안되니 가슴이 아픕니다.
어찌되었던 그사람들 오늘 비가 와서 창덕궁 잘 보고 갈지 모르겠써요.
창덕궁은 게다가 가이드가 안내를 해주는곳이라.....비오는데 참........그렇
네요..... 여행 잘하고 가겠죠???
즐겁게 여행하고 가라는말을 못하고 부리나게 온게 너무 미안하군요.
암튼......하루빨리 환율도 나아지고 경기도 괜찮아져서 다들 행복하게
여행떠나는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