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투 못써 안달난 세상.....
참 이럴때만 글을 올리니 성격 참~까칠하다고 소문나겠습니다.
집사람 생일인데도 밤늦게 까지 회의하고 돌아온 집사람에게 변변한
이벤트도 못해주고 사료먹듯 매일 같은 저녁식사를 하고 그나마 얼마 안되는
여유를 느끼고 있는 찰나에 차인벨이 울리더군요.
이밤에 누구일까? 앞집 아주머니가 또 뭘 주시려나? 매번 미안하고 부담되서
참 그런데..(요새는 뭘 주기도...뭘 받기도 민폐가 되는 세상이 되버렸다는사
실만으로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지만........그래서 저희 부부는 첫
아이 돐잔치도 안하려고 계획중입니다.... 손이 귀한집에 누구나처럼 정말
귀한 아이인데도 아이를 주신것만으로도 감사한테 그걸 빌미로 장사(?)를
하는 모양세가 싫어서 돐잔치는 생략 하려고 합니다. 그래도 때론 억울
하기도 하네요. 하자니 민폐고 안하자니 그래도 첫아이인데...둘째도 마찬
가지겠지만요. 결혼 5년만에 겨우 얻은 아이의 돐잔치도 못해준다고 생각
하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도 아이의 앞날에 복이 있기를
기원하며 남에게 민폐는 안끼쳐야겠다고 생각하고 위안을 삼습니다.)
각설하고...
그러던중에 인터폰을 받고 보니 왠 아줌마 두명이 다짜고짜 문을 열라고
하는군요.
옷도 다 벗고 있고 (시간이 시간인지라 이제 씻고 자야 내일도 새벽같이
아이 분유값 벌러 가야하지 않겠써요? 우리같은 서민들이...^^;) 해서
무슨일이냐고 물으니, 관리사무실에서 나왔으니 무조건 문을 열랍니다.
어느시대부터 대체 관리사무실에서 쳐(?)들어 오면 문을 열어야 되는게
됐는지는 알수 없지만, 어쨌건 별일이 아니라면 굳이 나가는게 번거로워
무슨일이냐고 재차 물으니 관리사무실이라고 다짜고짜 계속 문을 열
라는군요. 대체 뭔가? 생각을 하다가 요새 시국이 시국인지라..
애엄마보고 나가보라고 했더니 무섭다고 안나간다는군요.
그래? 그럼 내가 나가지...그러고 바지만 헐레벌떡 입고 위에는 못입고
나갔더니 대뜸 문을 열자마자 연판장을 들이 밀고 사인을 요구합니다.
대체 뭐하는짓이냐니까 "관리사무실'이라고 안하면 문을 안열러 주기에
낚시질을 한거라고, 동대표를 뽑는데 주민동의를 받아야 되니 무조건 사인
을 하라고 이번엔 강요를 하는군요.
어처구니가 없기도 하고 뭐 이런사람들이 다 있나 싶어서....
대통령도 내가 뽑기 싫으면 안뽑고 기권하고 싶으면 기권하는 세상에
무슨 쥐알탱이만한 아파트 주민대표도 아니고 동대표 하나 뽑는데
밤늦게 와서 미안하다는...실례한다는 말한마디 없이 다짜고짜 문을 열게하고
열자마자 대뜸 연판장을 들이밀고 사인을 강요하는게 어처구니가 없어서
이거 안해도 되는거 같은데 못하겠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하는게 아니라고
되물으니....... "관리사무실이라고 해야 문을 열지"라며 낚시질(?)한게 당연
한 것인양 잘났다는 듯이 내려가는군요.
ㅉㅉㅉㅉ
대체 감투가 뭐길래 이노무 아파트는 뻑하면 이러는건지 싶으면서도
옷다벗고 있다가 반나체로 문을 열고 되도 않는 낚시질을 당하니 열불이
나는건 제가 성격이 너무 모가 난걸까요?
타워 뭐시기 아파트에 살지 못해서 최첨단 방범시설이 되는 아파트에
살지 못하는지라 내 몸이 무기다 생각하고 사는 우리같은 서민은
누구든 와서 "관리실이네" 하면 문열어줘야 되고 "감투써야 되니 싸인
해라" 하면 싸인을 해야 되는세상인가봅니다.
아무튼 난 싸인 못하겠다고 하고 투표라는것에 처음으로 찬성도 반대도
기호 1번도 2번도 아닌 참가 자체를 기권해보았습니다.
지난대선때 해외에 장기간 나가 있다가 투표를 맞춰 일정을 당겨
투표일 전날 귀국해서 투표를 할정도로 "기권을 하더라도 내 권리행사는 해
야한다는"소신으로 살아온 저로서는 아무리 아파트 동대표 (전체대표도 아닌
일개 동대표) 선거가 뭐라고 참가 조차도 안한게 어찌보면 억울하기도
또 한편으론 요새세상은 어디서던 감투에 눈이멀면 낚시질도 서슴없이
하는 우리네 세상살이가 참~애닯다고 생각되는건 저혼자만의 착각일까요?
감투를 쓰고싶은 맘은 알겠지만, 적어도 다른사람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할터인데, 아파트 동대표 하나 해보겠다고 무개념으로 밀고 다니는걸 보며
그보다 더 좋은 감투는 얼마나 더할까 생각하니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고민을 하게 되는군요.
인터폰을 이제는 아에 꺼놨습니다.
세상과의 단전을 원하는것도 아닌데, 낚시질(?)이 싫어서 인터폰을 꺼놨
습니다.
내맘대로 내집에서 인터폰도 맘놓고 못켜놓고 사는 제가 성격이 너무 모가
난건 아닌가 되짚어 보면서도........
감투가 대체 뭐길래 .....아직 세상을 덜살아서..
이제 겨우 애아빠가 되서 아이 첫돐이 되가는 짧은 연륜때문에 못느끼는건
지.......참 새벽에 마음이 신숭생숭 하는군요.
"질서를 위해서 필요한거라" 낚시질을 했다고 당당히 말하는 그들이
과연 질서는 알고...
밤만 되면 일주일에 절반이상을 아침까지 가족간의 전투(?)를 치르는 윗집과
밤 12시이후만 되면 하루가 멀다하고 드럼세탁기를 돌리는 그윗집의 옆집...
발전기 돌아가는 소리로 오인하고 처음에 이사온 5년전 우리아파트는 전력이
모잘라 저녁동안에 자가 발전을 하나보다고 순진(?)하게 생각해온 제가
정말 질서를 지키며 살아갈수 있을까요?
질서를 정말 지켜야 하는걸까요?
감투 없는 세상......질서(?)없는 세상에서 차라리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