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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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한 통을 받았다

누군지도 모르지만 한 통의 전화가 반가왔다.

지난 주일 아침, 10시경...
요새 여름타는지 맛이간 집전화가 아주 비실비실 또로롱 소리를 내었다.
"예명교회죠" 뭔 소리. 귀에 아직 낯설기만한 그 뭬...예명교회란다.
한참 머리를 굴리고야...그게 지난 10일 설립한 우리교회 이름이란 걸 알아차렸다.
몇시 예배드립니까? 아, 예 11시요.
설립한지 며칠 안돼 예배드리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11시니 가능하면 오세요.
그리고는 난 이름도 전번도 묻지않은 채 전화를 먼저 뚝 끊었다.
이런 바보같잖아. 뭔가 좀 더 말해야하는거 아냐. 전번이라도 묻고 이름이라도 묻고 말이야.
글치만 잘 안된다. 이게 내 한계인거...나는 안다.
평소보다 10분 먼저 애들 둘이랑 예배당에 갔다.
그리고 다시 전화라도 왔으면 하고 마음 한 구석에 생각한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아, 이런게 난 잘 안된다.
자신만만 사람들을 윽박지르는거...
태사랑에서는 까짓 태클 겁안내고 얘기 막 할 수 있으니
난 태사랑이 좋다 ㅎㅎㅎ
나에게 예수믿는다는 것...
그건 내 삶의 자랑이며 힘이다.

뒷담화

강릉 어느 뒷골목에 어린이집 하던데를 월세로 빌렸다. 까짓 교통좋고 뭐고 그런 거없다.
옆에는 5년전에 포기하고 나간 다른 교회당 십자가와 간판이 그대로 있다.
아마 모르는 사람들은 욕도 하겠다. 바로 옆에 구멍가게 예배당이 또 생겼다고...
60만원들여 도배하고 페인트칠하고...강대상은 쓰던 강연대 누가 7만원주고 사주더라. 의자도 없어 옥션서 플라스틱 의자 6개 54000원에 샀다.
설립하던 날 너무 더워서 주위에 선풍기 4개 빌리고 얼음집에 얼음 큰거 한통 배달받았다.
그래도 전국에서 동료목사 50명이 강릉까지 찾아와 위로가 됐다.
교회도 그렇게 하면 성공못한다하더만...
그래도 난 걱정을 안 한다.
성공못하는 것보다 내가 못하는게 좌불안석이다.

12 Comments
봄길 2008.07.25 14:02  
  교회현판은 약간 글이 비뚤지만 8층에 혼자 사는 할아버지가 만들어줬고......돌출간판은 어린이집간판 재활용했는데...그래도... 내 눈에는 괜찮아 보인답니다.
오늘은 강단용 종을 하나 구해야겠네요. 손가락으로 시작과 마침표시를 하자니...
행복은 함께 나눔에 있다고 봅니다.
나마스테지 2008.07.25 16:26  
  봄길님 ^^ 건승^^ 오래오래.
언제나그자리에 2008.07.25 19:35  
  봄길님 힘내세요. 저도 교회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외치는건 반대랍니다. 천국은 믿음에 대한 댓가로 주어지는 결과이지,  믿음의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과와 목표를 혼동하는거 같아 안타깝습니다. 강릉가면 꼭 들러 보겠습니다. 주소도 좀 알려 주시길....
자야바르만 2008.07.25 20:04  
  ^^  봄길님  멋진분이시네여,,,^^
방관자 2008.07.25 21:53  
  예명교회 힘내시고, 힘내십시요......
저 고신파의 자랑스런 송도 병원에 근무합니다.
의외죠....ㅎㅎㅎㅎㅎㅎㅎㅎㅎ
봄길 2008.07.25 22:51  
  혹시 배** 아닌지...아니겠지만...
봄길 2008.07.25 23:18  
  그림 뒤에 교회탑은 5년전에 없어진 교회 것인데...꼭 예명교회 것같다.
나마스테지 2008.07.25 23:24  
  ㅎㅎㅎ 봄길님...장난치시기는 ^^

봄길 2008.07.25 23:33  
  나마님 무슨 장난? 붉은 건물 2층이 예명교회이고 옆건물 흰색은 없어진 교회거든요. 6년전 강릉대홍수 때 물에 빠졌다나요. 방주설계가 잘못됐나 봐요. 다 무사한가 몰라...
미쾀쑥 2008.07.25 23:58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우리 어머니가 권사로 계신 교회의 대표 슬로건이지요 : - ) , 덕분에 우리 어머니도 그걸 입에 달고 사시고...또 그 흑백논리 덕분에 자식들이 교회라면 진저리를 치고요.  봄길님을 보면 20대 때의 우리들 모습이 떠오르네요. 순수와 열정 자체로만 살던. 벌써 20년도 훨씬 전의 일이지만요. 모든 것을 지켜나가려면 건강이 최고겠지요?
봄길 2008.07.26 00:16  
  저녁에 아내와 셔츠 한 장 사려고 시내나갔다 돌아오는 길에...여보, 나 어쩌면 환갑까지 살겠다하니...당신 지금 몇살인데 하더군요. 54살하니... 7년남았네......
죽을 때 감사하고 기쁘게...남은 사람들 복을 빌고...그렇게 죽으면...저없어도 세상은 돌아간다고 생각하죠...
말로는 저없으면 이 세상은 어쩌지...늘 그리 말하지만...아마 저없어도 세상이 당장 어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그렇겠죠 ㅎㅎㅎ
봄길 2008.07.26 12:33  
  강릉오시면 쪽지를 꼭 남겨주세요.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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