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부보다 악한 정부가 낫다
고전적인 얘기입니다. 극단적인 진보로서의 공산혁명적 사회주의사상과는 다른 입장입니다. 
어찌 보면 위의 명제에 어느 만큼 동정적인가 여부로 그 진보성을 미루어볼 수 있다고도 봅니다. 일종의 test라고나 할까요.
나는 아주 심하게 무정부주의를 반대하기에 골수에 가까운 보수입니다. 
그렇지만 왕권신수설과 비슷한 그런 입장은 소위 국가주의적인 태도로 나는 그것에도 전혀 동의를 하지 않습니다. 
민주적이란...위의 태도가 범용적으로 용인되는 사회일수록...일체의 집단주의적 속박을 부인하는 진보를 용납하는 사회입니다. 
나는 아주 보수적 신조를 받아들이는 교단에 속한 목사입니다. 언젠가 교단의 공적 석상에서 타종교에 대한 반대입장을 공개하는데 대해 맘을 먹고 반대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결과 나는 배신자 비슷한 비난을 들어야했고 심지어 그때문에 목사의 옷을 벗어야할 뻔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장로교교단 헌법 1조에는 모든 사람이 가지는 양심의 자유가 선언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신성불가침이라고 말해집니다. 그런데 현실은 집단주의적인(교권주의적이라고 말합니다) 경향을 띨 때가 많습니다. 
'옳고 그름'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가지고 살아야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양심'은 억압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다름'때문이기보다 '아님'때문에 우리는 반대를 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에도 우리는 인간을 존중하고 기독교적입장에서는 단지 인간을 정말 사랑한다는 동기만으로 서로의 입장을 나누어야합니다. 
거의 말장난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가령 '피를 흘리며 싸우는 싸움'이 필요하다면 그 싸움조차 '사랑'때문인가 물어보라고 늘 말하며 살아왔습니다.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다른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것은 단지 보수이어서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인간에 대한 열린 태도 곧 '인격'의 문제라는 것을 알면 좋겠습니다.
 
						